오피니언

  • [경인칼럼] ‘인천 일본인’이 본 해방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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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인천 일본인’이 본 해방 조선 지면기사

    일본에 ‘인천을 생각하는 모임’(仁川を想う)이 있다. 인천 출신 재일한국인들의 모임이 아니라 해방 전 인천에 살았다가 귀국한 일본인들의 모임이다. 일본 인천회 회원들의 인천 방문 소식을 언론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눈여겨 보지는 않았다. 우연히 이 모임의 홈페이지에 남긴 ‘귀환자’들의 인천 회고록들을 읽어 보게 되었다. 이들의 회고담에는 기존의 ‘재조일본인’들과는 사뭇 다른 인천 체험기들이 많았다. 부평의 한 초등학교에 다녔던 일본인은 많은 조선인들은 이미 일본의 패망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증언한다. 그는 일본이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 [경인칼럼] 진실 따윈 중요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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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진실 따윈 중요치 않아 지면기사

    극우 유튜버 L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그는 자면서도 내 (유튜브)방송을 본다”고 주장했었다. L씨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이태원 참사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중무장한 군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에 투입되었는데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부정선거론에 기초했음을 밝혔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작년 6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사고

  • [경인칼럼] 개헌의 당위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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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개헌의 당위와 현실 지면기사

    헌법이 개정된 후 38년이 지났지만 국가 구성의 골간인 헌법은 한 자도 바뀌지 않았다. 직선제 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헌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와 언론 등 두루 확립되어 있다. 우선 권력구조 변경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의가 되어 있다. 민주화 이후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되고, 헌정사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불행한 대통령들의 과거를 경험했다. 이러한 권력사의 굴곡이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만 연유하는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권력집중적인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데에 별로 이견이 없다. 다음은 5·18 정신의 헌법

  • [경인칼럼] 한여름 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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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한여름 밤의 비극 지면기사

    한밤중에 갑자기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총기 발사가 있었고 경찰특공대까지 출동했단다. 평상시 같으면 벌써 잠자리에 들었을 길 건너편 단지의 딸아이가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연신 메시지를 날렸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사는 회사 직원이 쓰레기 버리러 내려갔다가 총기사건이라는 말에 무서워서 얼른 들어왔다고 했다. 범인이 총을 소지한 채 도주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후 서울에서 경찰에게 체포될 때까지 적지 않은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불안에 잠을 설쳤다. 지난 20일 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 [경인칼럼] 소외된 정치와 극우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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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소외된 정치와 극우의 유혹 지면기사

    프란시스코 고야는 뛰어난 풍자화가이다. 1799년에 발표한 그의 환상적인 연작판화 ‘로스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가운데 ‘이빨 사냥(A caza de dientes)’이라는 작품이 있다. 한 여성이 교수형당한 시신의 이빨을 뽑는 장면을 묘사한 음산하고 엽기적 분위기의 풍속화다. 그림의 주인공은 공포감과 역겨움에 몸을 떨면서도 교수대에 매달린 시신의 입에 손을 집어넣고 있다. 죽은 자의 이빨이 주술적 효험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극심한 빈곤이나 질병, 혹은 절망이 미신에라도 기대어 해결하려 했을 수 있겠다. 작가는

  • [경인칼럼] 단골손님은 호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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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단골손님은 호갱 지면기사

    J사장은 주거래은행 변경을 고민 중이다. 20여년 전부터 서울 강남에서 직원 10여 명의 자동차 정비센터를 운영하며 인근의 모 시중은행 한곳과 계속 거래해왔는데 어느 날 대출상담과정에서 크게 실망했다. 그는 단골손님 인센티브를 기대했지만 갓 거래를 튼 신규 고객보다 높은 대출금리에 황당했던 것이다. 은행 고객들 중에는 J사장처럼 주거래은행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3년에 모 온라인신문이 전국의 18세 이상 2천7명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거래은행 변경 의사를 피력했다. 금융자산이 많은 이들

  • [경인칼럼] 의원 입각과 야당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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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의원 입각과 야당의 비판 지면기사

    대통령제와 내각제는 대의민주주의에 기반한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다른 권력운용원리를 갖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입법과 행정의 관계이다. 내각제는 내각과 입법부가 융합되어 있는 제도로 입법과 행정의 상호견제보다는 융합을 그 특징으로 한다. 대통령제는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이 여소야대의 분점정부나 여대야소에 관계 없이 안정되게 국정을 운용하라는 의미로 설계되어 있다. 대통령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본래 몽테스키외의 이론에 연유한다. 그러나 그가 ‘법의 정신’에서 말하는 삼권은 입법권, 대외문제를 관장하는 집행권력, 시민권을

  • [경인칼럼] 영종청라대교나 청라영종대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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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영종청라대교나 청라영종대교나 지면기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골든게이트교(Golden Gate Bridge)는 1846년 미 육군 장교이자 탐험가인 존 프리몬트가 샌프란시스코 만과 태평양 사이의 좁은 수로를 보고 붙인 이름 ‘크리소필레이(Chrysopylae)’에서 비롯됐다. ‘황금의 문’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를 떠올린 그는 이 해협이 장차 아시아와의 해상교역의 주요 관문이 될 것이라 믿었다. 1920~1930년대 다리 건설이 논의될 때 영어식 이름인 ‘골든게이트’가 자연스럽게 힘을 얻게 된 배경이다. 이 명칭이 처음부터 두루두루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당시 일부

  • [경인칼럼] ‘이대남’과 한국 정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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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이대남’과 한국 정치의 과제 지면기사

    지난 대통령선거를 복기해보면 선거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변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돌풍이었다. 선거 결과 최종 득표율은 8.3%로 나타났으나 선거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신생정당의 젊은 청년 정치인이 8%이상의 득표는 상당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얻은 지지율은 한국정치의 어두운 그림자를 반영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준석 후보의 득표는 20대 남성 37.2%와 30대 남성 25.8%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20대 여성의 10.3% 지지, 30대 여성의 9.3% 지지에

  • [경인칼럼] 교통패스 효율성 검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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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교통패스 효율성 검증하자 지면기사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인기가 대단하다. 출시 1년여 만인 올해 4월 기준 선불형 기후동행카드의 누적 충전 건수가 서울의 인구수(933만명)보다 많은 1천만건을 돌파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작년 1월부터 월 6만5천원만 내면 서울시 면허의 버스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지하철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하도록 했다. 기후동행카드 사용 가능 지역은 서울 전역에다 경기도 김포·과천·고양·남양주·구리 등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자차(自車)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서울시의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탄소 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