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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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망가지는 제조업 생태계 지면기사
미국의 철강수입 25% 관세, 포항시 난감 작년 철강 설비 가동률 67%까지 떨어져 중국에 밀린 석유화학, 여수도 업황 부진 산업화 선도한 울산, 불안한 미래 전망도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달도 안 돼 관세폭탄을 마구 쏘아대고 있다. 국가별, 품목별, 보편, 상호관세 등 전방위적이다. 품목별 관세의 경우 적성국은 물론 동맹국에도 똑같이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11일에 서명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25% 무차별 관세가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US스틸을 천조국(天朝國)의 상징으로 치부하며 과거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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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위기의 민주공화정 지면기사
“계엄령 아닌 계몽령” “탄핵인용땐 을사5적” 법치 부정 횡행하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 계엄의 밤 옅어지면서 탄핵반대 집회 커져 예단 못하지만 법리와 양심따라 결론날 것 헌법재판소의 지난 6차 변론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내란’프레임과 ‘탄핵공작’이 지난해 12·3 계엄 직후인 12월6일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비상계엄이 헌법 제77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구성 요건에 부합하느냐를 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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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어머니를 입소시키다 지면기사
치매 증세, 알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져 감별검사 병원은 안내만 있을뿐 도움 없어 소규모 요양원行, 어머니 상태 더 나빠져 직접 겪은 현실은 정책 홍보와 많이 달라 올해 94세인 어머니가 치매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즉에 조짐이 있었겠지만 따로 떨어져 사는 터라 눈치채질 못했다. 알고 나서부터는 마음이 급해졌다. 마침 거주지가 전국 최초로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된 곳이다. 전화로 방문일자를 잡은 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센터를 방문했다. 1단계 선별검사(CIST)를 한 센터직원은 2단계 진단검사 시간을 잡아주었다. 매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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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수침 밀가루를 말리면서 지면기사
서화·도판 자료 배접하는 데 쓸 수침 밀가루 디지털라이징 기술과는 다른 전통 보존 기술 사계절 지나 무색무취 순수 전분 결정체 돼 어지러운 세상도 이렇게 정화되면 좋으련만 지난해 물에 담갔던 밀가루를 건져 말리고 있다. 서화나 오래된 도판 자료들을 수선하거나 배접하는 데 쓸 수침 밀가루이다. 지난해 2월에 담갔으니, 춘하추동 네 계절을 지나며 삭고 삭아 더 이상 부패할 수 없는 무색무취의 순수 전분 결정체가 되었다. 풍진 세상도 이렇게 정화되면 좋으련만! 본래는 열달을 기약하고 수침하여 연말에 건져 말리려고 했으나 이럭저럭 해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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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작고 시시하지만 도움이 되는 지면기사
일상적인 일·사건 하나로 관계가 좌우되거나 ‘바보’가 정치 군사 리더들의 위선 실체 폭로 이 작고 시시한 힘과 인생, 얼마나 위대한가 후안무치 정치인 무너뜨리고 세상 바꿀수도 ‘작고 시시하지만 도움이 되는’은 레이먼드 카버(1938~1988)의 단편소설 ‘A small good thing’을 우리말로 바꿔본 것이다. 소설은 ‘대성당’에 수록된 작품이다. 번역자는 소설가 김연수. 그는 ‘A small good thing’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으로 번역했다. 작품을 읽어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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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정부에 실망한 일하는 노인들 지면기사
‘국민연금 소득활동 연계 감액제’ 폐지 불발 상당수 불이익 감수하고 생업전선 뛰어들어 노인 빈곤율 지난해 기준 40.4% 선진국 1위 저출생·소비침체에 고령층 근로 필요한 실정 정부가 노령연금 감액제 철폐 관련 식언(食言)을 했다. 2023년 10월 정부는 ‘제5차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소득활동 연계 감액제’를 폐지하겠다고 큰소리쳤다.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고령자 경제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이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이 내용이 삭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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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이재명 재판 역시 지체되어선 안된다 지면기사
尹 대통령에 대한 탄핵 최종 선고 시기는 이재명 위증교사 2심 판결 등과도 맞물려 헌재도, 법원도 늦어지지 않게 결론 내야 차기권력 ‘민주적 정당성 확보’ 가능해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의 최종 선고의 시기는 차기 대통령선거의 가장 유력한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도 직결되어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의 2심 판결 기일 또한 대선과 맞물려 있는 변수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헌재의 탄핵심리가 빨리 내려질 수 있다는 주장과 탄핵심판의 기한인 180일을 거의 채울 정도로 오래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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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한국 보수의 미뤄졌던 죽음 지면기사
韓 보수 괴멸 위기 놓여… 묘비 세워질 판 정변 막전막후·대응 보노라면 궤멸 넘어서 8년전 탄핵 앞장 尹, 대권주자 된것이 반증 ‘좀비’ 안 되려면 英 보수당같은 용기 필요 1920년대 들어 노동당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전까지는 자유당이 보수당과 더불어 영국의 양대 정당 구도를 이뤘다. 자유주의와 사회자유주의를 이념적 바탕으로 60여 년 동안 모두 7명의 총리를 배출한 명문 정당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영국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 정당이었음에도 1922년 총리직을 내어준 뒤 단 한 번도 집권에 성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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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풍선전쟁과 한국의 위기 지면기사
21세기 한반도에선 퇴행적인 공방 벌어지고 유럽선 北 러시아 파병 등 남북 현대전 위기 韓, 트럼프 재집권에 외교적 입지 위축 상황 尹 정부 이념지향적 가치외교로 타개 난항 한반도에는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남북한이 전단이나 쓰레기를 풍선에 매달아 상대편에 날려 보내는 풍선전쟁이다. 북한이 날려 보낸 풍선은 바람을 타고 서울 시내 곳곳으로 날아와 터지며, 용산대통령실 마당에까지 날아와 터진다. 참으로 너저분하고 퇴행적인 공방을 21세기에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오물풍선이 공중에서 터지면 생화학 물질검사를 하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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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역사와 문화의 인드라망 지면기사
깊게 파고들면 모든 것은 인다라망으로 연결 알베르 카뮈 ‘이방인’ 다른 작가 작품서 영감 배재학당-주시경-종로서적 긴밀관계 이뤄 촘촘해진 세상, 누구든 어찌 소홀히 대할까 온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은 한자로 인다라망(因陀羅網)이라고도 한다. 원뜻은 불교의 신적 존재인 인다라(Indra) 곧 제석천의 궁전 위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그물을 뜻한다. 이 그물에는 구슬이 달려 있고 이 구슬들은 서로가 서로를 비춘다. 화엄학의 핵심 개념인 인다라망은 전 우주와 일체의 현상이 서로 하나로 연결돼 있어 항상 교류하며 융합돼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