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20년 K팝을 세계 음악시장에 진입시키는 업적을 세웠다. 9월 영어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올랐고, 11월엔 그래미상 팝 부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머’ 수상 후보로 선정됐다. 당시 국내외 언론은 빌보드 핫 100 1위보다 그래미상 후보 선정을 더 크게 평가했다. 팬 투표인 빌보드 차트보다 1만3천명의 음악 전문가 집단인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선정하는 그래미상의 권위가 압도적이라서다. LA타임스는 BTS가 본상인 제네럴 필드(올해의 앨범·레코드·노래
한국 효도여행 첫날, 비극이 덮쳤다. 2일 오후 10시쯤 서울 한복판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일본인 모녀는 쇼핑을 마치고 K드라마 성지인 낙산성곽을 보러 가던 길이었다. 50대 어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30대 딸도 크게 다쳤다. 30대 남성은 소주 3병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단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을 웃도는 만취상태였다.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음주운전을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것이냐.” 유족이라고 밝힌 여성이 SNS 스레드에 올린 글이다. 아사히TV, 후
2019년 부산교도소 무기수 이춘재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졌다. 공소시효마저 만료된 미제사건은 2003년 개봉한 영화 제목처럼 ‘살인의 추억’으로 박제됐고, 1991년 10차 사건 이후 갑자기 중단된 범행으로 전문가들은 범인의 사망을 단정했던 때였다. 정작 이춘재는 청주에서 연쇄살인을 이어갔다. 1994년 처제 강간살인범 이춘재의 DNA가 25년 만에 ‘괴물의 시간’을 복원했다. 세상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춘재의 DNA를 30년 넘게 보관하며 대조 작업을 멈추지 않은 경찰의 집념에 찬사가 쏟아졌다. 살인 14건, 강간
새벽배송은 일상에 녹아들었다. 해뜨기 전 문앞 배송은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비대면 소비가 급증한 코로나19가 동력이 됐다. 새벽배송의 대상과 범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는 크고 무거운 생활용품을 직접 옮길 필요가 없다. 신선식품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출근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속도 또한 로켓처럼 빨랐다. 이용자 2천여만명, 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확대됐다. 샛별·특급·총알·로켓으로 명명된 새벽배송은 속도경쟁의 산물이다. 새벽배송이 있어서 이용하게 된 것인지, 소비자의 요구로 새벽배송이 생겼는지 누구도
이번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APEC 2025 KOREA’에서는 유난히 문화적 콘텐츠가 빛을 발했다. 정상들끼리 주고받는 선물에서도 저마다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준 신라 금관에 가려 주목도에서 밀리기는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문화의 역수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나전칠기는 세계 각국에서 열광하는 K-컬처의 원형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나전칠기 기술은 당나라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시들해지고
경주APEC이 국가와 민간 분야에서 주최국 한국에 의미심장한 선물을 남기고 1일 폐막했다. 먼저 국가 간 외교에선 한·미정상회담의 성과가 컸다. 관세협상 타결도 다행이었지만 ‘핵추진잠수함’이 예상 밖의 선물로 빛났다. 핵잠은 우리 안보의 숙원이었다. 필리조선소 건조를 조건으로 걸었지만 미국의 한국 핵잠 보유 허용은 한미 안보동맹의 신기원이다. ‘미국은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한국은 해역방위 역량이 높아진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설득에 트럼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간분야의 젠슨 황(엔비디아)·이재용(삼성전자)·정의선(현대자동차)의 AI깐
AI(인공지능)에 세상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AI튜터·AI헬스케어·AI반도체·AI팩토리… AI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영역을 초월한다. 요즘은 접두어 AI가 수식해줘야 관심을 끈다고 자조한다. AI의 등장은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적 변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면에는 실업문제라는 불가피한 양면적 현실이 존재한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억개의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진국 60%의 직업이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전망은 위협적이다. AI발(發) 대량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8-1.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DJ·1924~2009)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이 서린 한국 민주주의 본산이다. 1960년대 초반 입주해 2009년 별세 때까지 부인 이희호 여사와 거주했다. 단순한 거주공간의 의미를 초월한다. 군사독재 정권의 가택연금 탄압을 55차례 견뎌낸 투쟁 현장이다. 동료들과 정치적 비전·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던 아지트로 ‘동교동계’라는 별칭이 비롯된 곳이기도 하다. 미국 망명(1982.12~1985.2)과 1992년 대선 패배 후 영국 유학시절 6개월, 일산 사저 거주(1996.8~199
세상에서 가장 비싼 우표는 ‘1센트 마젠타’ 우표다. 지난 2021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830만달러(115억원)에 낙찰됐다. ‘1센트 마젠타’는 1856년 영국령 기아나(현 가이아나)에서 발행된 신문용 임시우표다. 폭풍 때문에 영국에서 우표공급이 끊기자 우체국장이 소량 발행했다. 1878년 우표수집가 필립 폰 페라리 백작이 150파운드(약 200달러)에 사들였던 ‘1센트 마젠타’ 우표는 몸값이 4만배 이상 뛰었다. 네 귀가 잘려 8각형이 돼버린 임시우표는 ‘우표계의 모나리자’로 칭송받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는 고종 21년
APEC 2025 KOREA. 이번 주 전세계의 눈과 귀가 우리나라 경주로 쏠린다.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는 이미 4천 명이 넘는 취재진이 등록을 마치고 주무대인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경주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컨벤션센터 앞에 붙은 화백(Hwabaek)은 신라의 화백제도에서 따왔다. 이번 행사 기간 APEC 참가 정상들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특별전도 관람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경주라는 도시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게 될 터이다. APEC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