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차가운 설원과 빙판 위에서 펼쳐졌지만, 스포츠 정신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17일 대장정은 ‘아르모니아(harmonia)’, 이음과 조화의 드라마였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다양성의 조화를 이루어낸 93개국 3천500명의 선수들 전체가 주인공이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과 ‘종목 최강자’ 클로이 김의 우정이 눈처럼 빛났다.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서 정상을 밟았다. 이번에는 최가온에게 역전당해 은메달에 그쳤다. 클로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초법적인 계엄에도 시민들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공포와 혼돈은 민주주의 서사로 바뀌었다. 국회 앞에서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아서고, 계엄군의 총구 앞에서도 헌정을 외쳤다. 44년 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킬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 시민’들은 담대하고 결연했다. 얇은 은박지 한 장으로 눈발을 막고 거리를 지킨 ‘키세스 군단’, K팝을 부르며 광장을 밝힌 응원봉 물결을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돌과 화염병이 아닌 노래와 빛으로 권력의 폭주에 맞설 수 있음을 보
“김주애는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내용이다. “후계자 수업 중”이라던 기왕의 분석을 ‘후계자’로 수정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보고다. 대북 정보역량과 자산으로 검증한 결과라 신뢰할 수밖에 없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체제안정용 선전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전 국정원장 박지원 의원은 성명 미상의 ‘주애 오빠’를 후계자로 예상했다. 김정일 후계 예측에 혼란을 겪었던 기억으로 인한 논란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수시로 와병설이 돌았던 김정일
사할린 동포는 일제강점기와 냉전 시대에 희생된 이산민(離散民)이다. 1930~1940년대 일제에 강제 동원돼 머나먼 타국의 탄광과 벌목장에서 가혹한 노역에 시달렸다. 1945년 조국은 해방됐지만 사할린 동포는 철저히 방치된 채 ‘경계인’으로 살아야 했다. 고국에 돌아갈 날만을 손꼽으며 무국적자로 차별과 설움을 감내했다. 끝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타국의 차가운 땅에 묻힌 동포들의 한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사할린 동포 1세대는 ‘타국에 살아도 모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했다. 1945년 12월 조선학교를 세워 자녀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1일 배현진 국회의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개시했다. 배 의원은 서울시당 21명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성명을 주도하고, 이를 서울시당 전체 의사로 공표했다는 이유로 지난 6일 제소됐다. 당내 반윤 세력의 핵심인 한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거세한 중앙윤리위다. 배 의원의 중징계를 예상하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10일 최근 입당한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에게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전두환, 노태우,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는
조선시대 변방 지역 여성들의 신기에 가까운 마상무예 장면이 19세기 초반 함경도 지방의 관료로 나간 한 선비의 일기에 그려진다. 1827년 함경도 북평사(北評事)에 제수된 박래겸은 그 시기 보고 들은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기록해 ‘북막일기(北幕日記)’라는 이름으로 남겼다. 북평사 직책은 정6품 무관 벼슬로, 함경도와 평안도에 각 1명씩 두었으며 병마절도사 밑에 있었다. ‘북막일기’ 속 여성들의 마상무예 실력은 박래겸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뛰어났다. 조선시대 여성들에 대한 요즘 사람들의 인식으로는 대단히 낯선 모습이다. 10월 1
소래포구는 김장철 생새우와 젓갈, 꽃게로 이름난 명물 어시장이다. 1937년 8월 일제가 소금 수탈을 위해 철도를 부설하면서 소래역을 세웠다. 1960년대 소래사람들은 무동력선으로 잡은 새우로 젓갈을 담가 수인선 열차에 실어 올렸다. 1970년대 ‘파시’에서는 시끌벅적한 흥정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전통어시장과 난전이 2011년 새로 지어진 종합어시장과 어우러져 있다. 오랜 명성을 쌓아온 소래포구에 바가지 논란은 깊은 상처가 됐다. 2023년 ‘다리 없는 꽃게 바꿔치기’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손님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지난 5일 만료됐다. 2010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핵탄두 운반수단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전략폭격기는 700기, 핵탄두는 1천550기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조약이다. ‘뉴스타트’의 기원은 1991년 7월, 미국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당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서명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이다. 소련 붕괴 후 ‘스타트’를 승계한 러시아는 독립한 우크라이나,
굶주림에 지쳐 고시원에서 계란 한판에 손댄 ‘코로나 장발장’, 편의점에서 컵라면 등 1천950원 어치를 훔친 60대, 무인점포에서 빵과 현금 4만원을 가져간 30대. 이들은 모두 과거 수차례 동종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실형이라는 엄한 죗값을 물었다.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교도소 지붕 아래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장발장’이 많다면 서글픈 일이다. 수원지법 법정 피고인석에 선 40대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노숙인 A씨도 같은 처지였다. 지난해 4월 택시비 7천300원을 내지 않았고,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무전취식했다. 출소한 지 이틀째 되
인천 옹진군의 단 1명뿐인 인천시의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단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상 전북 장수군 도의원 선거구에 위헌 심판을 내린 여파다. 이 선거구가 헌재가 2018년 변경한 시·도의원 선거구의 헌법상 인구편차 허용한계인 상하 50%를 어겼다는 것이다. 즉 이 선거구가 전북도의원 선거구 평균 인구수의 50%에 못 미치니 위헌이라는 얘기다. 헌재는 2월 19일까지 심판 결과에 맞게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했고, 중앙선관위가 국회 정개특위에 개정을 조르고 있다. 헌재의 심판대로 개정되면 인구 1만9천644명인 옹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