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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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우크라이나 없는 미·러 종전협상 지면기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종전협상이 개시됐다. 그런데 협상장에 우크라이나가 없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협상 테이블에서 대면한 당사자는 미국과 러시아였다. 미국은 러시아와 교전 당사국이 아니다. 뒤에서 군비 지원만 했다. 3년 전쟁을 홀로 수행하며 수십만명의 국민을 희생시킨 우크라이나는 환장할 노릇이다. 트럼프는 러·우 전쟁 종결을 미국의 이익으로 생각한다. 미국만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우크라이나의 종전 조건은 귓등으로 흘린다. 러시아는 협상에서 대러 국제제재 해제, 우크라이나 점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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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119원의 기적 지면기사
‘119원의 기적’ 기부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 8월 인천소방본부에서 시작됐다. ‘매일 119원씩 모으면 한 달에 3천570원’ 서영재 소방경이 아이디어를 냈다. 첫 달 소방관 600명이 동참해 214만2천원을 모았다. 2019년 2천400만원이던 모금액은 5년 5개월만에 총액 12억원을 돌파했다. 모금액은 지난해 11월 구산동 주택화재 중증 장애인 등 96곳에 지원됐다. 작은 돈이지만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한다는 희망의 증거들이다. ‘119원의 기적’ 수혜 1호는 강화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이다. 2019년 10월 화재로 발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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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딥시크와 ‘주역’ 지면기사
개인정보 유출 논란 끝에 결국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의 국내 사용이 잠정 중지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7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선·보완이 이뤄진 이후에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딥시크는 2023년에 설립된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으로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개발 및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딥시크는 인공지능 가속기 엔비디아의 H800을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했으며, 여기에 투입된 비용이 불과 557만달러(약 82억원)라 한다. 이는 오픈 소스 방식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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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컬링 ‘팀코리아’ 금메달 유감(有感) 지면기사
컬링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야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를 겨루는 스포츠와 결이 다른 종목이었던 탓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박진감 넘치는 예민한 스포츠다. 스톤을 투구해 하우스 중앙(버튼)을 차지하는 경기 방식에 따라 스킵(주장)의 전략대로 투구자와 스위퍼는 스톤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고 조절한다. 종목의 예민한 특성 때문에 컬링 국가대표는 팀 단위로 선발한다. 팀원들이 서로의 투구와 스위핑 기량에 적응하고 스킵의 전략을 수행하려면 오랜 시간 맞추어온 호흡이 절대적이다. 각 팀의 에이스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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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관세전쟁과 금 사재기 지면기사
세계는 트럼프 발(發) 관세전쟁 중이다. 취임 보름 만에 방아쇠를 당겼다. 자유무역 규칙보다 강대국의 힘을 앞세운 청구서다.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가 먼저 표적이 됐다. 불법이주민 문제와 펜타닐 유통 방조를 명분 삼아 25%를 요구했다. 석탄 10%를 부과받은 중국은 15% 관세맞불을 놨다. 지난해 무역적자가 급증한 대만에는 반도체 관세를 압박했다. TSMC는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이다. 트럼프는 내달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를 적용하겠다고 엄포했다. ‘무관세·쿼터제’가 무너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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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하늘이 법’ 지면기사
“앞으로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하늘이 법’을 만들어 심신미약 교사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하교하는 저학년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게 해달라.” 지난 10일 학교에서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 양의 아버지가 11일 빈소를 찾은 기자들에게 한 호소다. 참척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말이니, 무게가 천근만근이다. 12일 여야 정당이 즉각 ‘하늘이 법’의 조속한 입법을 약속했다. 40대 여교사가 한없이 연약한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학교에서 살해했다. 항거불능의 온갖 패륜과 엽기적 상상이 범죄로 실현되는 세상에서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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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위기의 중증외상센터 지면기사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화제다. 주인공 천재 외과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은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연상케 한다. 이국종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중 중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려냈다. 중증외상 분야를 전 국민에 각인시킨 장본인이다. “중증외상센터 건립 약속, 정치인들 립서비스였나.” 당시 이국종의 작심 발언은 날카로웠다. 정부는 2009년, 2010년 연이어 거창한 ‘공수표’만 날리고 있었다. 2012년 5월 ‘이국종법(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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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탄핵심판과 권력무상 지면기사
불교 ‘금강경’과 성경 ‘전도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무상(無常)의 가르침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꿈같고 환영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다는 ‘금강경’의 사구게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전도서’ 1~2장의 말씀이 그렇다. 이 같은 무상의 철학은 17세기 미술의 핵심 주제이자 화제(題)였다.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 유행하던 바니타스 정물화가 대표적이다. 바니타스(vanitas)는 ‘허무’, ‘무상’의 뜻을 가진 라틴어로 영어 명사 허영심(vanity)과 형용사 헛된(vain)의 어원이기도 하다. 바니타스 정물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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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쨍하고 ‘해뜰날’ 지면기사
1970년대 중후반 가요계에 불후의 명곡들이 탄생한다. 1975년 송대관의 ‘해뜰날’과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1977년 삼형제 록그룹 산울림의 ‘아니 벌써’다. 그 시절 청소년들이 ‘아니 벌써’ 등 산울림 앨범 수록곡에 열광하고 부산 사람들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떼창할 때 전 국민은 ‘해뜰날’을 열창했다. 그 시대가 낳은 명곡들이다.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가 결실을 맺던 시대였다. 1975년 조총련계 재일동포가 고국방문을 결심할 만큼 대한민국이 커졌다. 부산항에 울려 퍼진 환영곡이 바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토종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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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무늬만 한부모’ 지면기사
220억원짜리 아파트가 거래되는 초현실적인 세상이다. 그나마 서민들에겐 주택청약제도가 내 집 마련의 동아줄이다. 1976년까지 신규주택 공급은 추첨제나 선착순방식으로 이뤄졌다. 부동산 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자 1978년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됐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선별하자는 취지다. 여기에 부족한 건설자금을 보충하는 역할도 컸다. 청약제도는 정교하고도 복잡해졌다. 47년간 172차례 연 3.7번꼴로 손질을 거듭했다. 2007년 청약가점제가 도입됐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무주택 기간·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점수를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