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백종원과 충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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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백종원과 충주맨 지면기사

    국내 요식업계의 슈퍼스타 백종원의 기세가 푹 꺾였다. 망해가는 골목식당을 질책과 조언으로 살려내는 마법으로 영세 식당들의 구세주이자 국민 멘토가 됐다. 전통시장과 지역축제도 부활시키더니, 해외에선 웍을 잡고 K-푸드 전도사로 나섰다. 방송사들은 시청률 보증수표로, 지자체들은 지역재생 전문가로 백종원을 떠받들고 모셨다. 대중은 백종원을 순수한 재능 기부자로 추앙했고, 백종원은 올해 더본코리아를 상장했다. 지난해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반발로 백종원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발굴한 맛집을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로 만들

  • [참성단] MZ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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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MZ조폭 지면기사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폭력배는 존재했다. “검계(劍契)의 이름이 나오기에 이르러 풍속이 허물어지고 세도가 무너짐이 극도에 달했다.” 조선왕조실록(순조 3년 8월 9일)은 무뢰한들의 약탈과 능범을 기록했다. 조선 중기 사회 소외계층이 모임을 조직해 원한 있는 양반과 탐관오리를 죽이고 약탈했다. 유곽이나 기생집의 진상 손님을 손봐주는 ‘왈짜’도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주먹들이 등장했다. 드라마 ‘야인시대(2002.7~2003.9)’ 김두한과 구마적이 1대 1 정면승부하는 장면으로 상징된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뒤에서 습격하지 않는다.

  • [참성단] 인천의 섬들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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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인천의 섬들이 아프다 지면기사

    섬 여행은 언제나 색다른 맛을 준다. 섬은 멀리 떨어져 있기 마련인 데다 배나 비행기 같은 교통편부터가 늘 이용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섬에 가서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위안을 찾고자 한다. 강화도 사는 함민복 시인은 단 세줄짜리 ‘섬’이란 시에서 물 울타리를 두른 게 섬이라고 했다. 그 울타리가 가장 낮고, 그 울타리가 모두 길이라고 했다. 낮은 울타리를 두르고 어느 곳으로나 길이 열려 있는, 그 인천의 섬들은 다른 곳보다 문턱이 더 낮다. 인천시가 올해부터 여객선 대중교통화 사업을 벌이면서 인천시민은 1천500원

  • [참성단] 국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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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국선 변호사 지면기사

    천국과 지옥이 법정에서 만나면 지옥이 100% 승소하는데, 천국엔 변호사가 없기 때문이란다. 악덕 변호사를 풍자하는 서양 유머 한 토막이다. 사람이 구성한 사회와 조직이라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기 마련이다.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나쁜 변호사를 만나면 법적 피해가 치명적이다. 서양의 고약한 변호사 유머는 오랜 세월 나쁜, 이상한 변호사들의 악덕에 시달린 경험칙 탓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당한 윤성여 씨는 모진 고문 끝에 거짓 자백했지만, 국선변호인에게만은 자신의 무죄를 읍소했다. 국선

  • [참성단] 악질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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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악질 민원 지면기사

    악질 민원인들의 행태가 금도를 넘은 지 오래다. 대민업무를 하는 행복민원실은 공포민원실이 됐다. 드러눕고 소란을 피우는 건 예사다.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지르기도 한다. 염산테러로 얼굴에 화상을 입히기도 한다. 항의는 밤낮이 없다. 새벽에 숙직실로 전화를 걸어 고함을 쳐댄다. 이쯤 되면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넘길 수준이 아니다. “경찰이 돈 받고 증거를 인멸했다.” 인천의 50대 A씨는 지난 1년간 112에 388번이나 거짓 신고를 했다. 사건이 원하는 대로 처리되지 않고 종결됐다고 앙심을 품었다. 국민신문고에는 786회 진정 폭탄을

  • [참성단] 유튜브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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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유튜브 20년 지면기사

    자넷 잭슨의 니플게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무명의 청년 자베드 카림이 페이팔 직원 2명과 같이 2005년 2월 14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공동 창업했다. 4월 23일 유튜브 최초의 동영상도 카림이 직접 올렸다. 유튜브는 이날을 기념해 어제 화면 상단에 설립 20주년 자축 로고를 띄웠다. 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16억5천만 달러에 인수해 창업자들에게 대박을 안겼다. 지난해 유튜브의 광고수익이 361억 달러라니, 정작 대박의 주인공은 구글이다. 한국은 유튜브에 진심인 나라다. 2020년 기준 광고 수익을 내는 국내 유튜브 채널

  • [참성단] 교황 프란치스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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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교황 프란치스코의 기도 지면기사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면 지하철에 끼여서 다니기도 하고 사람들이 밀면 밀려도 봐야 한다. 대중이 사는 걸 똑같이 살아봐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프란치스코는 추기경 시절 전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했다. 교황이 된 뒤에도 전용차 파파모빌레(Papamobile)를 거절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픔이 있는 곳을 향해 기도했다. 교황 즉위 후 아시아 첫 방문지로 온전히 한국을 택했다. 2014년 8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개월 지난 때였다. 위로는 간절한 곳에 임했다. 기도의 응답

  • [참성단] 곡우와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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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곡우와 부활절 지면기사

    공교롭게도 엊그제 20일은 곡우(穀雨)와 부활절이 겹쳤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하는데 올해는 밭고랑에 빗물이 고일 만큼 충분히 내렸다. 풍년 예감이다. 농부는 곡우가 낀 4월이 제일 바쁘다. 논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옮겨 심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곡우에 내리는 비를 곡우비라고 하는데 이 곡우비는 씨앗에 생명을 불어넣는 그야말로 생명수이다. 볍씨가 모가 되고, 모는 벼가 되고, 벼는 우리에게 밥이 된다. 이 일련의 순환은 절기 바뀜의 자연스러움과 농부들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불가한 일이다. 낟알 하나가 풍성한

  • [참성단] 윤여정의 ‘동성애자 어머니’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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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윤여정의 ‘동성애자 어머니’ 커밍아웃 지면기사

    배우 윤여정이 지난 19일 미국에서 “내 큰아들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에 출연한 윤여정은 피플지 인터뷰에서 “나는 아들과의 사이에서 겪은 경험을 이 영화에서 공유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한국계 미국 가정의 위장 결혼 소동으로 윤여정은 주인공인 동성애자 손주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1993년 개봉한 대만 감독 리안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윤여정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내 큰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고, 뉴욕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을 때 나는 거기서 그의 결혼식을 열었다”며 “한국

  • [참성단] 불황 속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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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불황 속 천원 지면기사

    천원짜리 지폐가 태어난 지 50년 됐다. 가치가 가장 떨어지는 막내 지폐지만, 1975년 당시에는 ‘그깟 천원’이 아니었다. 버스(30원)를 타고 극장에 가서 영화(500원)를 본 뒤 짜장면(150원)을 먹어도 320원이 주머니에 남았다. 택시 기본요금이 200원, 지하철 1호선 기본요금은 30원이었다. 천원으로 라면 10개를 살 수 있던 시절이다. 50년이 지난 2025년은 천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만원으로도 밥 한 끼 사먹기 빠듯하다. 냉면 한 그릇이 만원을 훌쩍 넘은 지 오래고, 짜장면도 8천원이다. 편의점을 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