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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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양주 회암사지(檜巖寺址) 지면기사
회암사(檜巖寺)는 시종의 기록이 없는데 역사에 남긴 자취는 화려하다. 국가유산청 공식기록은 1328년 인도 승려 지공이 처음 지은 절이라 했지만, 동국여지승람은 고려 명종 4년(1174년)의 기록으로 천년 고찰의 근거를 남겼다. 지공은 중창의 주역으로 회암사는 인도-원-고려로 이어진 동아시아 불교 교류의 상징적 증거다. 목은 이색은 회암사를 “아름답고 화려하고 장엄하기가 동방에서 최고”라 했다. 회암사 중창은 불심으로 나라를 일으키려는 고려 왕조의 국책사업이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개국한 뒤에도 태조 이성계 덕분에 회암사는 숭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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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사즉생 삼성” 지면기사
위기의 삼성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대응에 실기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위기감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TV, 스마트폰, D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 1년 만에 TV는 30.1%에서 28.3%로,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D램 점유율도 42.2%에서 41.5%로 미끄러졌다. 국민주식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도 흔들렸다. ‘n만전자’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주문했다. 전 계열사 임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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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그 이름, 청라 지면기사
사람들은 무언가에 이름을 붙일 때 그에 걸맞은 뜻을 담아내려 애쓴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래 왔다. 우리 옛 선비들은 명(名), 자(字), 호(號), 이렇게 세 가지나 되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추사 김정희의 경우 호가 300개가 넘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름 짓기는 의미 부여의 과정이다. 인천광역시 서구가 검단구와 분리되면서 새로운 구(區) 명칭을 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진통이 여간 큰 게 아닌 모양이다. 서구의 개명 과정이 시끄러운 이유는 ‘청라’에 있다. 구민 여론조사에서는 ‘청라구’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정작 청라지역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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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탄핵광장의 오류 지면기사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도널드 트럼프에 베팅했던 익명의 도박사가 4천800만 달러를 땄다. 온라인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벌어진 대박이다. 영국인들은 온라인 베팅업체 ‘베트페어 익스체인지’에서 미국 대선 때마다 수천억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인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에게 90% 이상의 판돈을 걸어 도박 사이트 배당률을 대선 승패의 가늠자로 격상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국제적인 내깃거리가 됐다. 폴리마켓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철회(당)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7개의 베팅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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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하해와 같은 아량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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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미국산 소고기, 관세전쟁 도마 위 지면기사
광우병 쇼크는 유럽 대륙을 먼저 휩쓸었다. 광우병(BSE·소해면상뇌병증)은 1986년 영국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성숙한 소에서 발병되는 뇌 질환의 일종으로, 소의 뇌가 천천히 스펀지처럼 변성을 일으켜 치사율이 매우 높다. 1996년 영국 정부는 광우병의 인간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광우병 공포는 날로 확산됐다. 실제로 1994년부터 2007년 사이 영국에서 162명이 인간광우병(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보고됐다. 광우병은 1990년대 이후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스위스·아일랜드 등으로 퍼졌다. 미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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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트럼프와 한국의 탄핵정국 지면기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월 20일 첫 임기를 시작했을 때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혐의로 탄핵당해 직무정지 상태였다. 그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직후 치러진 19대 대선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까지 대한민국의 동맹외교는 작동하지 않았다. 경제대국 한국을 별렀던 트럼프는 답답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다려준 트럼프에게 세기의 이벤트로 보답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남북 데탕트 분위기를 예열하더니 3월엔 대미특사를 파견해 트럼프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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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천 인구증가, 이유있는 1위 지면기사
인천시 아이플러스 집 드림(dream) ‘천원주택’의 인기가 뜨겁다. 임대료 하루 1천원, 최장 6년까지 살 수 있다. 한 달에 3만원이면, 인천지역 민간주택 평균 월세 76만원의 4% 수준이다. 6년 동안 총 5천256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지만 놓치기 아까운 특급 혜택이다. 접수창구를 열자마자 첫날에만 600여 명이 몰렸다. 오는 14일 마감되는 500가구를 시작으로 매년 1천 가구가 공급된다. 무주택 7년 이내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 한부모 가정 등이 신청 가능하다. 신생아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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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우현 고유섭과 인천시립박물관 지면기사
석남 이경성(1919~2009)이 인천시립박물관의 아버지라면, 우현 고유섭(1905~1944)은 인천시립박물관의 할아버지다. 석남이 인천시립박물관 개관을 준비하고 초대 관장을 맡아 그 기틀을 마련했다면 우현은 석남을 박물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인도자였다. 우현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하나로 꿰어 인문학적 답사의 길을 닦기 위한 ‘인천광역시 우현의 길 조성 및 관리·운영 등에 관한 조례’가 이번 주 중 공포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조례에서 제시하는 우현의 길에 박물관 관련 내용이 부실해 보인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946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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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포천 전투기 오폭 사건 지면기사
‘사격장의 아이들’은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 김수용 감독이 1967년 개봉한 작품이다. 6·25 전쟁 직후 휴전선 군사격장 인근 마을. 마을 소년들은 사격장에서 탄피를 주워 생계를 돕는다. 아이들이 목숨 걸고 번 돈은 주정뱅이 아버지의 술값이 되고 친구의 병든 어머니 치료비도 된다. 막장에서 탈출하려 서울행을 결심한 아이들은 여비를 마련하려 탄피를 주우러 갔다가 불발탄이 터지는 바람에 죽거나 기억을 잃는다. 김 감독은 이 영화로 청룡상 감독상과 백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병원에 모인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의 비극에 대오각성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