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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논단] 천천히 읽기, ‘노수작’과 ‘책범클럽’

    [월요논단] 천천히 읽기, ‘노수작’과 ‘책범클럽’ 지면기사

    권수 중심의 독서계획은 지양하고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느냐가 중요 변증법적 독서로 생각 폭 확장하고 순례자 천천히 걸어가듯 책 읽어야 책고집 독서모임, 문 항상 열려있어 연초 언론과 SNS를 뒤덮은 키워드는 계엄과 탄핵, 체포영장, 내란, 내전, 구속, 조기 대선 등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치권이 되레 국민을 볼모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불안하고 무섭다. 이토록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권과는 달리 평범한 국민은 소박하게나마 새해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덕분에 우리 아직 살아있음을, 아직은 절망을 이야기할 때가 아님을

  • [월요논단] 광화문 광장에서

    [월요논단] 광화문 광장에서 지면기사

    정치집회, 대한민국 분열·적의 압축 포용은커녕 최소한 예의조차 잊어 진실 드러나도 증오·적대감은 계속 진영간 대립 속 정서적 거리 아득해 내편이 아니면 적이되는 현실 암담 새해 두 번째 맞는 주말, 광화문 일대는 을씨년스럽고 혼란했다. 한쪽에서는 윤석열 체포를, 다른 한쪽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밟자는 함성이 차가운 공기를 달궜다. 중립지대가 된 세종문화회관을 사이에 두고 양 진영은 거친 말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윤석열 체포 쪽은 젊은 세대가, 탄핵 무효 쪽은 나이든 이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자신들의 신념을 확인했다. 이들이 두 진영

  • [월요논단] ‘설’을 ‘설’이라 하자

    [월요논단] ‘설’을 ‘설’이라 하자 지면기사

    ‘설다’, ‘낯설다’에 유래 두고 있듯 묵은 해 떨치고 새로운 해 맞는 날 아직도 ‘구정’이라 불리는 설 명절 본 이름 되찾고 정체성 바로 세워야 모두가 따뜻한 정과 의미 공유하길 새해를 맞이하며 가장 큰 설렘은 가족과 함께 설 명절을 준비할 때이다. 그러나 설 명절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는 이유가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설을 ‘구정’이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명칭의 문제가 아니다. ‘구정’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음력설을 폄훼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훼손하기 위해 만든 잔재로 우리의 자존심을 짓밟

  • [월요논단] 악의 대변자

    [월요논단] 악의 대변자 지면기사

    제2의 계엄상황 이끌어가는 자들 권력욕·총칼 지배하는 세상 옹호 대항 아닌 기본적 삶 거부하는 것 민주와 정의, 인권과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정치적 문해력 필요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할 때면 언제나처럼 우리는 상반된 감정에 빠지게 된다. 많은 경우 아쉬운 일에 대한 반성과 후회와 함께 다가올 시간에 대한 설렘과 결심으로 이때를 맞이한다.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인간은 이 순간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이를 서사적으로 만들어간다. 서사야말로 인간의 시간이다. 그런데 이 귀중한 시간을 계속되는 제2의 계엄 상황으로 이끌

  • [월요논단] 탄핵 심판과 헌법정신

    [월요논단] 탄핵 심판과 헌법정신 지면기사

    본래 통치행위, 사법심사에 제한적 대법 ‘국헌문란’ 비상계엄 심사대상 재판관 개인 종교나 신념·사상 아닌 ‘헌법’의 이름으로 준엄한 단죄 필요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 담아 판단해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 등이 12·3 비상계엄을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절차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 본래 통치행위는 국가 행위 중에서 고도의 정치성을 갖기 때문에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사법심사가 제한되는 행위를 말한다. 학설은 나뉜다. 부정설은 실질적 법치주의 확립과 재판청구권 일반적 보장을 위해 통치행

  • [월요논단] 차기 대선과 김동연의 기회

    [월요논단] 차기 대선과 김동연의 기회 지면기사

    국민 최대 과제인 차기 대통령 선출 이재명 유리한 고지 점령 분명하지만 이후 전개될 한국 정치모습 예측불가 국가 위기상황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다음 대선, 그 출발점이 될 수 있길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지만 다수의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적어도 12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자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결코 아니다. 당장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았고 그 이후

  • [월요논단]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 설립을 준비하며

    [월요논단]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 설립을 준비하며 지면기사

    책고집, 노숙인 시설서 인문학 강좌 5개월간 진행된 강의, 감동의 연속 연장요청 등 다양한 구성에 만족감 사람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 심는 일 문화·예술·인문교육 기회 확대돼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문화와 예술, 인문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한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문화 정책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상의 기쁨과 삶의 희망을 선사할 문화예술, 인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지난 여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만남 자리에

  • [월요논단] 광복 80년, 일본을 대하는 자세

    [월요논단] 광복 80년, 일본을 대하는 자세 지면기사

    한일관계, 굴곡진 근현대사 공유 조세이 탄광 수몰참사 추적 보도 양심적인 日 시민의 힘 확인 계기 성급했던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지혜 필요 지난달 홋카이도 전역을 훑다시피 하고 돌아왔다. 11월 홋카이도는 비수기에다 어정쩡한 달이다. 라벤더가 아름다운 여름도, 그렇다고 설경을 감상하는 겨울도 아닌 까닭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다녀온 건 내년 1월을 목표로 책을 내기위해서였다. 내년은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2025년은 한일관계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뜻깊은 해다. 머무는 일

  • [월요논단] 정치와 법치

    [월요논단] 정치와 법치 지면기사

    법에 정치 맡기는 행위 퇴행에 불과 법관 판단이 결정력 행사하는 사회 윤리적 문제 사법화하는 위험 증대 정당성 위해 보편적 가치 부응해야 법조개혁 없는 민주주의 불가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판결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는 극명하게 분열되었다. 한쪽에서는 ‘사법정의’가 실현되었다고 환호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정치판결’이며 심지어 ‘사법살인’이라고 주장한다. 판결의 정당성과는 무관하게 5년 이상 야당대표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선고는 분명 정치적인 판결임에는 틀림이 없다. 뿐만 아니라 몇 년을 두

  • [월요논단] 필리핀 이모와 할머니 가설

    [월요논단] 필리핀 이모와 할머니 가설 지면기사

    저출산 해결에 18년간 380조 투입韓, 젊은 부부 초점 기존 정책 한계할머니 가설, 출산·양육 문제 해결책 외국인 가사관리사 확대 방안보다는조부모에 대한 다양한 지원 늘려야 '필리핀 이모'.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별칭이다. 저출산과 육아 문제의 해결방안 가운데 하나로 시작된 가사관리사를 현재 필리핀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최저임금이 적용된 월 238만원의 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근로기준법과 ILO 협약에 따라 국적에 의한 임금 차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출산과 양육의 과제를 노동과 비용의 문제로 보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논쟁을 보면서 근원을 다시 생각해본다.왜 여성은 45세 전후에 폐경을 맞이함에도 장수를 하는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제시된 것이 바로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이다. 인류학자인 허디(Hrdy)는 인간 진화의 원동력이 협동적 양육에 있다고 했다.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으로 독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엄마 혼자 감당할 수 없다. 아빠를 비롯하여 형제자매, 할머니 혹은 비혈연으로부터 자원을 지원받아야 한다. 협동적 양육이 출산과 인간 진화의 핵심이라는 것. 호크스(Hawkes)교수는 협동적 양육 중에서도 할머니의 역할에 주목했다. 루마나(Lummaa) 교수도 핀란드와 캐나다의 가족사를 조사해 할머니가 자손의 번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할머니가 오래 산 가족에서는 아들딸이 더 빨리 결혼했으며, 손자 손녀의 터울도 짧았다. 그리고 이들이 탈 없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비율도 높았다. 그는 할머니들이 자식들에게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을 전달하고, 직접 손자들의 양육에도 도움을 줘 자식들이 아이를 갖는 데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루마나 교수는 지난 7월 발표한 논문에서 사회경제적 지위와 출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핀란드의 150년간(1800~1949) 무자녀의 역사적 추세를 조사한 후 출산의 회복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