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라고 꼭 특별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니다. 좋은 사람과 밥 한 끼 나누고, 늦잠도 자고, 영화 한 편 보는 것.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연휴를 잘 보낼 수 있다. 긴 연휴만큼이나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가족과 함께 웃어도 좋고, 혼자 조용히 울어도 좋다. 올 추석, 잠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스크린 속 이야기에 마음을 맡겨보자. 경인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세 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 [황성규 기자의 pick] ‘가능한 사랑’ 추석.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뒀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철들 무렵’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운동권 출신으로 지금은 용접일을 하며 혼자 살고 있는 남편 철택(기주봉)과 평온한 노년을 즐기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는 아내 현숙(양말복), 단역 배우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딸 정미(하윤경), 그리고 현숙의 생모인 구순을 맞은 옥남(원미원)까지 ‘가족’이라는 하나의 울타리로 엮인다. 그런데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의 형태가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다. 철택·현숙 부부는 20년 넘게 별거 중이며, 아빠와 단둘이 성장한 정미는 이제는 독립해 혼자 살고 있다. 옥남 역시 혼자서
경기도 예산 삭감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축소 운영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영화제·9월8일자 1면 보도)를 두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계약 파기”라고 지적했다. ‘청년의 날’이었던 지난 19일 광주에서 청년 영화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방 문화의 기초로서 독립영화가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김 대표는 도가 재정난을 이유로 DMZ영화제 예산을 줄여 영화제가 축소 운영된 점에 “책임 있는 공공이 도의적, 신의적 파괴 행위를 한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
‘평화는 결코 침묵하지 않는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에는 모두 52개국 147편의 국내외 최신 다큐멘터리영화들이 상영된다. 현실의 고통을 기록하고 증언하며 연대하는 다큐멘터리는 오늘날에도 결코 침묵하지 않는 평화를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의 목소리가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가 때로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좀 더 친근하면서 가깝게 다가오는 작품들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DMZ Docs의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와 문주화 프로그래머가 함께 추천하
경기도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영화제)의 예산을 결국 삭감한 여파가 행사 취소 및 초청인원 축소 등 영화제 현장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미 고양시가 수년 전부터 지원을 중단한데다 도가 내년에도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해 예산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18년간 이어온 영화제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도는 올해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DMZ영화제 예산을 본예산(31억원) 대비 6억원가량 감액한 24억4천만원으로 줄여 편성했다. DMZ영화제의 총 예산은 40억 원이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평화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 Docs)는 증언하는 용기와 연대하는 행동으로 평화를 적극적으로 호명하는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담는다. 이번 DMZ Docs는 생태적 삶을 향한 다큐멘터리스트들의 헌신으로 설명된다. 인류세를 새롭게 감각하고 다시 서술하려는 영화적 시도에 주목하며,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난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다. 제18회 DMZ Docs의 개막작은 황윤 감독의 ‘하제’이다. 작품은 새만금 간척과 미군기지 확장으로 강제 이주의
OBS가 오는 17일 오후 9시 45분 특집 프로그램 ‘도레미파 섬사리도(島)’를 방송한다. 이번 방송에는 한국 모던록 밴드 ‘더더(THETHE)’가 대청도, 덕적도, 강화도 등 인천의 섬을 찾아가 섬이 가진 이야기를 노래로 완성하는 여정이 담긴다. 이번 방송은 총 3편으로 구성됐다. 첫 회인 대청도 편은 더더 밴드의 리더 김영준·보컬 이현영 부부가 대청도의 자연과 사람들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감정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1편에서 노래 ‘안녕 대청도’도 공개된다. 대청도의 청량한 바다와 섬이 품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누
“근데 걔네(산양)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잘 수 있대…걔네 절벽을 막 뛰어다니더라, 우리 이름 산양들로 하자!” 인혜(박혜진 분)·서희(이승연)·정애(박효은)·수민(최수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4명의 여고생은 자신들만 아는 숲속 어딘가에 아지트를 꾸몄다. 철거 위기에 놓인 학교 사육장의 오리·토끼·닭을 지켜내겠다는 목적 하나로, 그렇게 소녀들의 저항이자 반란이 시작된다. 산양은 높은 바위산 절벽을 평지의 길처럼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수하게 진화한 발굽과 발바닥 구조 때문에 험한 바위산이나 가파른 절벽에
지난 26일 막을 내린 제14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안혜림 감독은 “조선인이 세운 최초의 극장인 ‘애관극장’에서 영화 ‘정동’의 한국에서 첫 상영을 이뤄낸 것이 너무 뜻깊었다”며 “게다가 그 공간에서 관객이 직접 뽑아준 상까지 받게 되어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동’은 지난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받으며 러시아에서 먼저 공개됐다. 수상 이후 다른 영화제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오며 국내에서 공개될 기회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디아스포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