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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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끝없는 고통이 피운 ‘역설적 화려함’…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展’ 지면기사
성남큐브미술관서 3월 16일까지 멕시코 전통문화와 결합된 독창적 화풍 ‘고품질의 모작’ 합리적 관람료로 감상 자화상 그리기 등 체험존 ‘색다른 재미’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유다의 모습이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로 형상화됐다. 그림 속 모습은 초현실적인 것을 넘어 제법 섬뜩하다. 식탁 중앙의 칼로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해골이, 왼쪽에는 피 흘리는 리베라가 등장한다. 그의 커다란 손은 칼로의 어깨 위를 감싼 채 식탁 위에 놓여 있다. 리베라와 이혼한 시기 제작된 이 작품은 지난 1955년 구소련에서 사라진 지 65년 만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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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수원시립미술관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지면기사
숨겨진 도시 이야기 찾기… 수원, 기억을 탐구하다 예술가들 작품에 녹아 있는 이스터에그 익숙한 풍경들을 신선한 감각으로 덧칠 밀레니얼 세대 작가들 관점에서 재해석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곳곳에 진한 기억을 품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얽히며 만들어낸 일상은 이곳을 다층적으로 채운다. 수원시립미술관의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는 수원을 배경으로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이스터에그’라는 개념으로 탐구하는 전시다. 밀레니얼 세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도시 속 공간의 흔적과 기억을 참신한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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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경기아트센터 기획전 ‘생존구역:BBUCK On&Off’ 지면기사
이곳은 “뻑” 나간 2054년… 꺼지지 않는 컴컴한 진실 솔비·김완선 등 본업과 작품활동 겸업 ‘아트테이너’ 40명 참여 램프 불빛에 의존하는 관람 방법… 악플·환경오염 메시지 전해 2054년 지구가 이른바 ‘뻑’이 났다. 미래의 세상은 AI 로봇에 의해 인류문명이 사라졌고, 남겨진 예술품으로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경기아트센터의 기획전 ‘생존구역:BBUCK On&Off’는 불빛을 잃은 생존구역 안에서 우리가 맞닥뜨린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갈 변화의 방향을 고민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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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탱탱볼’展… 내년 6월22일까지 지면기사
통통 튀는 작은 몸, 넘치는 ‘운동 에너지’… 작품 일부가 된다 ‘내멋대로 파이프 연결’·‘회전하는 벽’ 곳곳 누비며 답변 남기면 아카이브화 신체 움직임 유도… ‘학습기능’ 강화 어디로 튈지 예측이 불가능한 ‘탱탱볼’은 마치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과도 같다. 걷고, 뛰고, 엉켜 있는 아이들의 에너지 탄력성과 회복력은 통통 튀는 공이 되어 그 기운을 공간 속에 가득 채운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기획전 ‘탱탱볼’은 아이들이 작품을 경험하며 운동에너지를 다양하게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참여 작가들은 신체·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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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시점(時點)·시점(視點)-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 지면기사
방치된 작품 330여점·자료 1천여점 '道미술관 특별전'경인·경수지역 활동 초점… 복제 용이 '판화' 상당수중심축 역할 '미술동인 두렁' 압수당한 15점 최초 공개여성운동 작품에 유홍준·백기완·김윤수 원고도 눈길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광주와 전남 일원에서 발생한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한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대 사회운동의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당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회운동은 학생, 노동자, 여성 등 사회 중간 계층의 참여 확대로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사회운동은 문화예술계까지 퍼졌다. 이들은 당시 사회 문제와 현상을 펜으로 노래로 담아내며 목소리를 높이는 데 동참했다.미술운동을 기획하고 실천한 작가들에게 '전위·저항·실천'은 주요한 시대 정신이었고, 이들은 삶과 예술이 다르지 않음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이런 미술운동은 전국 각지에서 펼쳐졌다.보통 소규모 예술가로 구성된 '소집단'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거나, 미술사에도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 경기도미술관은 1980년대 미술운동을 정리한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경인(서울-인천)·경수(서울-수원) 지역에서 펼쳐졌던 미술운동에 집중한 '시점(時點)·시점(視點)-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 전이다. 전시는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변화의 한 축을 견인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서울, 경기, 인천지역 소집단 미술운동을 당대의 자료와 작품을 통해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가 특별한 건 지난 30여 년 동안 잊혀진 채 방치돼 온 소집단들의 주요 미술작품 330여 점과 자료 1천여 점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30년이라는 시간을 정리한 만큼 전시의 규모는 방대하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1979년부터 1990년까지 활동했던 소집단들의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전시의 흐름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기 때문에 꼼꼼하게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1980년대 활동했던 소집단들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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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경기도어린이박물관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 지면기사
초등 3~5학년생 '자문단' 구성설문 바탕 놀이공간 작품 제작 실내·외 자유롭게 오가며 관람동네별 '놀세권' 살펴볼 기회도어린시절 동네 곳곳 모든 장소가 놀이 공간이었다.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했고,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주어 흙과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했다. 이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생각해보면 당시 동네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놀이공간을 제공해줬고, 아이들은 이런 동네를 잘 활용했다. 그러나 도시가 개발되고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동네는 점점 더 차가워졌고, 아이들에게 더 이상 흥미로운 요소와 안전한 놀이공간을 선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른들도 '놀이'를 생각하기 보다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이런 '놀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획전시를 준비했다. 놀이와 배움에 대해 연구하는 씨프로그램과 건축, 디자인, 예술의 경계 없는 공간을 추구하는 소다미술관과 공동기획한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는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전시로 풀어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구성했다. 실제 경기도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5학년으로 구성된 '어린이자문단'과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놀고 있는지, 더 즐겁게 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사전 설문 조사를 진행, 이를 바탕으로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전시장은 독특하게 구성됐다. 미로를 콘셉트로 한 세 개의 투명 파빌리온 구조물을 배치하고, 이 안에서 자유롭게 놀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들어간 '놀이로 1-1' 공간은 놀이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과 놀기 좋은 동네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담았는데,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보다 부모를 위한 곳 처럼 다가온다. 놀 공간이 없어서, 학원에 가야 해서, 뭘 하고 놀지 몰라서 등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이 담긴 글들은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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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실학박물관 '지봉유설… 세계를 기록하다'展 지면기사
한민족 세계관 변화 이끈 이수광 소개'제국부'에 초점… 서적·이야기등 짚어주요 내용과 동떨어진 후반부 '아쉬움'지봉유설은 조선 후기 실학자 이수광이 중국 견문을 토대로 간행한 작품이다. 교통수단과 통신 발달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그 시절,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넓지 못했지만, 이수광은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사신에게 얻은 견문을 토대로 1614년(광해군5년) 지봉유설을 간행했다.그는 조선은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등 유럽까지 소개하며,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없었던 한민족의 세계관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이수광이 지봉유설에 남긴 세계에 대한 기록은 관념적인 천하관을 고수하던 조선에서 곧바로 수용되기는 어려웠지만, 그의 학문 정신은 실학사상의 토대가 되는 백과전서류 편찬에 많은 영향을 줬다.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이런 이수광의 세계관을 조명하는 특별기획전 '지봉유설, 신화를 넘어 세계를 기록하다'를 마련했다.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3천여 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를 포함한 지봉유설에서 그동안 가장 주목받아 왔던 '제국부'에 초점을 맞추고, 조선시대 최초로 세계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를 알린 이수광을 관람객에게 소개한다. 전시장 입구는 관람객이 전시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나무로 지어진 가옥을 연상케 하는 천장 구조물과 바닥에 적힌 문구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로 떠나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크지는 않지만 공간 안에는 당시 세계를 바라보던 이수광의 시선이 빼곡히 담겨 있다. 이수광이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부터 중국에서 만났던 외국인들과 당시 그가 탐독했던 책들까지 자세하게 안내한다. 전시를 보면서 재미있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바로 그가 베트남에 한류문학을 선도했다는 것. 이수광은 중국 방문 당시 베트남 사신과 50일 가까이 한 방을 쓰면서 한자로 필담을 주고받으며 두 나라의 역사, 문화 풍속, 시 등을 알아갔다. 또 명 황제에게 바치는 시집의 서문도 직접 써주기도 했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간 사신은 유생들에게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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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사진작가 홍채원 '집宇집宙-경계에서'展 지면기사
수원 재개발구역 빈 건물내부음습한 자리에 숨쉬는 '곰팡이'저마다의 모습들 '앵글'에 담아새로운 시각·색다른 재미 선사빨간 페인트로 '철거'와 'X표'가 쳐진 건물, 재개발을 앞둔 동네의 마지막 모습이다. 낡은 건물들, 곳곳에 깨진 외벽과 창문,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아 빛이 바랜 동네의 모습은 스산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일까, 낡은 건물을 대신할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아무도 이 공간에 살던 주민들이 어디로 떠났는지, 빈 건물 안은 어떤 모습일지 등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스치듯 지나칠 뿐 오랜 시간 동네를 지키던 건물들의 철거를 아쉬워하는 이는 많지 않다. 아마 원주민 외에는 건물의 모습보다 앞으로 들어설 새로운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이런 재개발 구역의 건축물 내부를 섬세하게 기록한 이가 있다. 수원에서 10여 년 간 문화재와 공간을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 온 사진작가 홍채원은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건축물의 내부를 섬세하게 카메라 앵글에 담아냈다.수원 북수동의 실험공간 UZ에서 개인전 '집宇집宙-경계에서'를 통해 사람이 떠났어도 여전히 새 생명이 살아있는 건축물 내부를 공개했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떠나는 원주민과 재개발 시행자의 경계에 서서 빈 건물을 바라보는 데 집중했다. 작가가 재개발 구역의 건물들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건 '곰팡이'다. 빈 공간에서 습도와 온도로 인해 피어오른 곰팡이는 마치 새 생명처럼 느껴졌다. 또 빈 공간에서 막을 새도 없이 퍼지고 있는 모습은 권력의 힘 같기도 했다.작가가 전시장에서 공개한 곰팡이는 저마다 다른 모습이다. 색이 바래 누렇게 변한 유리창에 핀 곰팡이는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흘러 거칠어진 벽지에 자리 잡은 곰팡이는 마치 검은 돌의 표면을 보는 듯했다. 일상에서 무심코 스치는 곰팡이의 다양한 형태는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과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홍 작가는 "사물을 더 사물답게 즉, 보여 지는 대로 '본다'는 행위 자체에 충실하려 했다. 익숙한 사물은 친숙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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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전곡선사박물관 '전곡 발굴 40주년 기념전 E1979S2019' 지면기사
역사적 주먹도끼 발견 이후 17차례 조사 과정 쉽고 재미있게 풀어사바나·구석기시대 다양한 조형물·시간여행 여권만들기 등 인기1978년 4월 미공군 소속 그렉보웬은 한탄강에서 범상치 않은 자갈돌을 발견한다. 아시아 지역의 인류 진화가 서양보다 느리다고 생각한 기존의 학설을 뒤집은 '역사적인 발견'이었다. 그렉보웬의 범상치 않은 눈썰미에 띈 돌멩이 소식은 당시 서울대 박물관장이던 김원용 교수에게 전해졌다. 김 교수는 정영화 영남대 교수와 5월 지표조사를 진행했고, 이듬해인 1979년 3월 21일 본격적으로 1차 발굴을 시작한다. 이는 가장 발전된 구석기 도구인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했다는 역사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올해는 전곡리 주먹도끼가 발견된 지 4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맞춰 전곡선사박물관은 그동안 전곡리에서 이뤄진 주먹도끼 발견 과정과 40년 동안 17차례 걸쳐 진행한 발굴 조사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보는 전시 '전곡 발굴 40주년 기념전 E1979S2019'를 마련했다. 20만년 전 인류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간을 뛰어넘은 조우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말이다.큰 규모는 아니지만, 박물관 한 편에 마련한 전시는 꽤 알차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주먹도끼 발견 과정을 짧게 소개하고, 여기에 일러스트와 사진, 영상, 그동안 발견한 주먹도끼 등을 배치했다. 어린아이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일 수도 있지만, 곳곳에 배치된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발견과 발굴의 과정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로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담았다. 주먹도끼 발굴 직후 사적으로 지정된 지역의 보존과 지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담아냈는데, 연천 지역의 유명 축제인 '구석기 축제'가 바로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짧은 전시가 끝나면, 상설 전시 관람과 박물관 체험을 추천한다. 박물관 상설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전시에서는 사바나의 최초 인류, 인류의 진화, 구석기 시대의 장례 문화,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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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경기도미술관 크로스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Image, Silhouette, and Motion' 지면기사
작가 13팀 현대미술로 애니메이션 소개… 사회현상·인간 내면 다뤄김예영&김영근 작품, 아름답고 슬픈 도시 표현 이해하기 쉬워 눈길애니메이션은 영혼 또는 생명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됐다.정지된 원화에 영혼과 생명을 불어넣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정지된 원화를 붙여 만드는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인 착시를 통해 마치 물체 또는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형태를 만들어낸다.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실제와 같은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 외에도, 사실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환영, 상상, 환상을 빚어내기도 한다. 이런 애니메이션을 통해 사회적 현상과 인간 내면 세계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바로 경기도미술관이 준비한 크로스 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Image, Silhouette, and Motion'이다. 전시에는 김예영&김영근 , 나탈리 뒤버그&한스 버그, 노영미, 박광수, 세바스티앙 로덴바흐&퀵 베나제, 황민규 등 13팀의 작가들이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풀어냈다.전시장 입구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안내한다. 통로처럼 늘어진 길에 빨려 들어가면 가장 먼저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세바스티앙 로덴바흐와 시인 뤽 베나제의 협업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첫 작품부터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품은 시 낭독을 듣고,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손으로 듣기'라는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스크린 속에는 완성되지 않은 이미지들이 연결돼 움직임을 만들고, 이 움직임 안에 드러나는 하나의 형상을 통해 관람객은 작가가 담고자 했던 대상에 대해 상상한다.이 작품 뒤로는 다양한 작품이 곳곳에 배치됐는데, 대부분 사회적 현상과 인간의 내면 세계를 이야기한다.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구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나탈리 뒤버그&한스 버그의 '집이 아니더라도, 뇌에는 복도가 있다'라는 8분 가량의 영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