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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어떤 인사(人事) 지면기사
인사(人事) 시즌이 되면 늘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부서 이동이 필연적인 직장에서는 특히 인사가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흔하지만 조직 운영의 핵심을 간파한 명언이 매번 되새겨지는 것은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영학자이자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학자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는 인사에 대한 중요성과 철칙 등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올바른 자리에 두는 것”이라며 이를 리더십의 궁극적인 시험으로 여기기도 했다. 기자들에게도(자신이 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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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인천 스카이라인 채우는 마천루 지면기사
인천시가 발표한 초고층 빌딩 건립 계획이 실현되면 인천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다음으로 높은 마천루들을 보유하게 된다. 인천시는 지난달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에 각각 청라시티타워(448m·30층), 랜드마크타워(420m·103층)를 별도 높이 변경 없이 기존대로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초고층 빌딩 중에서는 서울 롯데월드타워가 555m로 가장 높고 이어 부산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 타워(411m), 서울 파크윈 A동(333m), 인천 포스코타워(305m)가 차지하고 있다. 청라시티·랜드마크 타워가 준공되면 나란히 국내 2, 3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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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봄을 만드는 사람들 지면기사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강추위에도 많은 시민이 매주 길거리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또 다른 봄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봄은 꽁꽁 언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촛불을 쥐고 하얀 입김과 함께 구호를 내뱉어야 만날 수 있는 봄이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리처럼 봄을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과 맞서 2021년부터 싸우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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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잔혹동화 지면기사
2024년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잔혹한 한 해였다. 불안과 분노, 슬픔과 황망한 감정을 널뛰기하듯 정신없이 마주쳐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돌이켜 세어봐도 속이 시원해지는 뉴스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버거울 정도다. 지난 2월부터 잔혹한 이야기는 시작됐다. 의대생 2천명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맞붙었다. 정부가 의대증원을 강행하자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은 학교를 떠났다. 의료체계의 핵심이 병원을 떠나니 의료공백은 현실화 됐고, 우리는 제때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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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어떤 질문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었던 지난 14일 국회 앞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열차 안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무사히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던 차에 열차가 급정거하면서 승객들이 우르르 한쪽으로 쏠렸다. 옆에 있던 중년 여성의 몸도 뒤로 기울어졌고 그의 손목을 서둘러 붙잡았다. 짧은 순간 ‘안도’와 ‘감사’의 눈빛을 서로 주고받았다. 평소처럼 휴대전화만 봤다면 도와주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밀집도가 높아지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서 있어 다행이었다. 어떤 비극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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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아름다운 것 지면기사
기자, 그중에서도 특히 ‘펜 기자’는 나르시시즘이 짙게 드러나는 직업이다. 소설가 한강을 인터뷰한다고 쳐보자. 만약 카메라를 한강이 아닌 기자 얼굴 위주로 비춘다면 시청자는 채널을 돌릴 게 뻔하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기자의 주관을 비중 있게 풀어내는 게 가능하다. 능력만 좋다면, 그리고 욕심 많은 기자라면 “ ” 이런 큰따옴표로 리드를 시작하지 않고도 매력적인 기사를 쓸 수 있다. 표면적인 주인공은 인터뷰이지만 실제 주도권을 쥔 사람은 인터뷰어라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행위이기도 하다. 펜 기자의 특권 아닌 특권이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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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대한민국의 잠 못 드는 밤 지면기사
이른 송년회를 하고 있던 지난 3일 밤. 소맥 여러 잔을 마셔 알딸딸한 상태로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던 순간 속보가 떴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심야 긴급 담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제목이었다. 지금이 2024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취기로 뜨거웠던 머리가 순식간에 차게 식는 기분이었다. 열띤 대화가 오가던 자리도 찬물이 뿌려졌다. 다들 무엇부터 해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우선 자리를 정리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빠르게 해산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단톡방에선 계엄사령부 포고령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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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비상계엄으로 흔들린 대한민국 지면기사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때아닌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졌다. 다행히 지난 4일 새벽 1시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정국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면서 상황은 더 안갯속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 됐다. 헌법 제77조 1항에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생겼을 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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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디지털콘텐츠 제작기 지면기사
올해 디지털콘텐츠센터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늘 기사를 쏟아내야 했던 터라 한 가지 사안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소위 정해진 기승전결을 따르는 보도가 아닌 ‘색다른’, ‘흥미로운’ 볼거리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 과정에서 낯선 상황이 많아 조심스러웠다. 첫번째 연재물인 ‘당신의 병명은 마약중독’을 취재할 때는 중독자를 여럿 만났다. 인터뷰를 꺼리는 이들을 간신히 설득해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에서는 글을 색다르게 풀어가려 시도를 했고 ‘경기도 빈집 리포트’를 만들 땐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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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첫눈의 경고 지면기사
올겨울 첫눈은 불청객처럼 찾아와 여기저기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거리의 나무들은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꺾여 나동그라졌고, 철골 뼈대의 건물 지붕도 속절없이 주저앉았다.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집 앞에서 눈을 치우고 일터에서 작업을 하던 시민들이 쓰러진 가로수와 구조물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축산농가 지붕이 무너져 바닥에 깔린 소들이 죽거나 몇몇은 가까스로 구조되기도 했다. 11월에 내린 이번 폭설이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습설’이다.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눈인 습설은 무게가 무겁고, 압축된 형태로 잘 쌓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