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투표용지에 경기도지사 후보 두 명밖에 안 나와 있었지 않나요?” 익명 커뮤니티 등 SNS를 중심으로 이번 6·3 지방선거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군이 5명 다 적혀있지 않았다”, “받은 사람마다 투표용지가 달랐다”는 식이다. 근거 없는 의혹의 말미엔 “제 기억 상 그런데요…”라는 책임회피성 단서가 따라붙는다. 개인의 왜곡된 기억일지라도, 다수가 동조하면 확신이 된다.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의심을 확신으로 둔갑시키는 강력한 불씨가 됐다. 초등학교 반
며칠 전 지방선거 현장을 돌고 퇴근하다가 집 앞 쓰레기 수거장에 뜯지도 않은 공보물이 잔뜩 쌓여있는 걸 발견했다. 시장, 군수·구청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등등 최소 6명을 선출해야 하는 지방선거 특성상 공보물에 담긴 후보들의 두툼한 공약집이 유권자에게 닿지도 못한 채 소각장으로 향하는 물량이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안됐다. 이번 선거도 어김없이 거리에는 형형색색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선거 막바지로 향하자 하루 단위로 현수막을 교체하는 후보들도 많았다. 대선이나 총선보다 관심도가 낮은 지선 특성상 현수막만큼 좋은 선거운동 수단은
흔히 지방선거에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유권자인 주민이 직접 후보들을 살펴보고,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할 살림꾼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6·3 지방선거를 지켜보면 과연 주민이 제대로 후보들을 검증하고 선택할 기회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인천시장 선거판은 선거일 직전까지 ‘네거티브’로 물들었다.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시민들에게 먼저 알리기 바빴고, 각 후보 캠프는 서로 반박하는 내용의 논평을 주고받으며 장외 신경전에 몰두했다. 주요 후보 간 비방과 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9일 협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축구협회장 중에서도 축구팬을 비롯한 국민의 비판 여론이 가장 높은 상황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정 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불과 2주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취임한 뒤 4연임에 성공하며 10년 이상 한국 축구를 이끌어왔다. 정 회장은 2023년 승부조작 연루 축구인에 대한 기습 사면 발표와 철회,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경질, 홍명보 현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 등이 이어졌다. 특히
하나의 서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굴곡이 녹아있기 마련이다. 힘든 시간을 거쳐온 뒤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완벽하게 아름다운 결말이 만들어질지 장담할 수도 없다. 누군가는 그 결과에서 성취감을 얻지만, 누군가는 예상치 못했던 패배감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모두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내는 ‘해피엔딩’의 상황이 연출될 때도 있다. 이번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그렇다. 스포츠이기에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순위가 매겨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히 성적이라는 결과만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히스토리들이 두 팀
국내든, 해외든 여행의 마침표는 늘 ‘기념품’이었다. 남해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유자청이었고 강원도에 가면 닭강정을 포장해 집에 돌아오곤 했다. 맛도 맛이지만, 기념품을 보며 여행의 기억을 되새기곤 한다. 보통 기념품은 그 지역의 특산물로,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준다. 부산의 기장미역처럼 1차 생산물도 있고 남해 유자청과 같이 가공품의 형태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기도 한다. 경기도 역시 국내 여러 지역 중 하나지만, 경기도 특산물에는 항상 물음표(?)가 붙는다. 그럼에도 도내 31개 시·군을 들여다보면 용인의 청경채, 연천의 율무처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는 일상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낳는다는 말도 있다. 빵집 주인이 빵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함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다만 주인은 맛있는 빵을 더욱 싼 가격에 팔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얻을 수 있고, 기술 혁신이 일어나 사회 전체 이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대체할 선택지나 경쟁자가 없다면 굳이 질
인천 미추홀구에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휩쓴 상흔이 남아 있다. 피해자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고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이던 전세 제도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안전한 거래를 도와야 할 공인중개사들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줬다. 최근 미추홀구에서 또다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계약에 대한 전문적 지식,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 부동산 투자 사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범행을 저지른 공인중개사는 미추홀구 도화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제물포역 공공주택 공급사업 부지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인근 동네로 이주
여의도 리스크에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앙 정치인들의 섣부른 행보에 민심이 요동치고, 그 부담을 지역에서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지역 정치인들이 고스란히 감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강세가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은 한껏 들떠 거침없는 모양새다. 지난달 민주당이 발의한 ‘공소취소 특검법’이 그 핵심 증거다. 현재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자 국회 과반 의석을 점유한, 행정과 입법 권력을 모두 거머쥔 거대 여당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일수록 그 힘을 신중히 사용하는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민주당은 두려
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자원을 재분배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서울·경기와 함께 수도권에 포함되는 인천 역시 공공기관 자원을 지방에 나눠줘야 하는 대상이 됐다. 그런데 명색이 수도권이라는 인천의 공공기관 목록을 훑어보면 허탈감이 밀려온다. 전국 355개 공공기관 중 인천에 뿌리를 내린 곳은 고작 9개. 비율로 따지면 2.54%다. 단지 수도권에 인천이 포함된다는 이유만으로 공공기관을 타 지역에 내주기엔 인천의 공공기관은 이미 터무니없이 적다. 반면 서울은 130개(3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