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을 찾을 수 있게 법이 바뀌면 꼭 다시 연락주세요.” 한국 국적을 회복했지만 러시아식 발음을 기준으로 한 생뚱맞은 이름을 갖게 된 사할린 동포들이 본래 이름을 찾을 수 있도록 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취재에 도움을 준 동포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모두 반가운 목소리로 “언제 내 이름을 되찾을 수 있냐”며 기뻐했다. ‘최이신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최신옥 할머니도 연신 고맙다 했다. 고령으로 법원에 개명 신청하러 가기 어려워 잘못된 이름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한다. 할머니의 원래 이름은 ‘홍신옥’이다. 여성이 결혼하면
올해 초 인천 한 어민과 얘기를 나누다가 꽃게 ‘TAC’(총허용어획량)가 대폭 줄었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어민들에게 TAC는 수입과 직접 연관되는 한 해 어획 활동의 한도다. 깊은 바닷속 상황에 따라 올해 할당된 TAC를 전부 채울 수도, 못 채울 수도 있지만, 매년 풍년을 기대하면서 전보다 많은 TAC를 바라는 게 어민들 마음이다. 그런데 올해 꽃게 TAC가 전년 대비 41.9% 줄었다. 일반 회사에서 매출이 10% 줄어도 현금 흐름에 치명타가 생긴다고 하는데, 잡을 수 있는 꽃게가 반토막 났으니 어민들의 소득 감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입소자들의 평균 입소 기간은 24.3년에 달한다. 평균 연령은 44.1세이며 이 중 남성이 59.2%로 절반을 넘는다. 무전취식 등 범죄를 반복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니 교도소로 보내달라”고 말했던 이는, 24년 동안 수십차례 교도소를 드나든 46세 남성이었다. 그에게 교도소는 하나의 ‘시설’이었다. 장애가 있거나 거주지가 없는 노숙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하는 것은 법률로 규정된 국가의 책무다. 그럼에도 그는 한 시설에서 나왔을 때 또 다른 시설로
체감온도가 영하 15℃에 달하던 날 인천 서구 야외 무료급식소 ‘나눔의울타리’를 찾았다. 가는 내내 날이 너무 추워 사람이 없을까 걱정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찾아간 급식소에 도착하자마자 걱정이 무색해졌다. 100명이 넘는 어르신이 입김을 내뿜으며 따뜻한 한 끼를 기다리고 있었다. 잔치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2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생겼다. “이 추운 날 밖에서 밥을 드셔도 괜찮냐”는 물음에 “눈도 비도 안 오니 오늘은 호텔 수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작은 에탄올 난로 주위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은 간밤에 있었던 일을 잔뜩
정부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23년 3월이다. 당시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용인에 구축하겠다며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각종 인허가 기간 단축을 전면에 내걸었다. ‘반도체’ 국가 전략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명분 아래 추진된 이른바 ‘속도전’이었다. 하지만 토지 보상 절차 진행 중 전북 정치권에서 제기된 ‘새만금 이전론’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갈등을 재점화시켰다. 정부가 선을 그으며 용인 반도체산단 이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
시민구단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크게 체감한 순간은 지난해 10월26일 인천 유나이티드가 2부 리그 우승, 곧 1부 리그 승격을 조기 확정한 날이었다. 당시 관람석에 남아 여운을 즐기던 팬들로부터 저마다 인천에 대한 의미를 들을 수 있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인천을 응원했다는 팬이나 다른 도시로 이주한 이후에도 인천 경기를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직관’하고 있다는 팬이 많았다. 자신의 인생을 구단의 역사와 떼어 놓고 말할 수 없다는 이들도 있었다. 한목소리로 1부 리그 복귀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강등 직후
“제가 한국사 6등급이라 잘 몰라요.” 귀를 의심했다. 역사 퀴즈를 낸 게 아니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피해자 모욕 집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뿐이다. 지난달 27일 수원 올림픽공원에서다. 다섯 명에게 말을 걸었고 세 명은 고개를 저었다. 두 명만 답했다. 그중 한 학생이 저렇게 말했다. 말할 자격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이 낯설게 다가왔다. 집회를 지켜보며 혀를 차던 사람들조차 인터뷰는 꺼렸다. 그 순간들이 묘하게 불편했다. 아니 이게 뭐라고. 공원에서 자기 생각 한마디 말하는 게 이렇게 어려워졌나. 그저 귀찮음으로 치부하고
어릴 적 이런저런 사정으로 경기도 곳곳을 옮겨 살았다. 한 지역에 10년 이상 머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 고향이 어디냐 묻는다면, 주저 없이 ‘과천’이라 답한다. 가장 혈기왕성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던 기억이 과천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에서 과천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정부는 과천시 일대 143만㎡ 규모의 부지에 9천8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과천 AI테크노밸리를 조성하겠단 구상이다. 이는
“신혼생활 어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그럴 때마다 “남자친구가 집에 안 갑니다”라고 답한다. 결혼 후 달라진 점을 꼽자면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서다. 1인 가구에서 2인 가구로 바뀌었지만, 살고 있는 곳은 여전히 혼자 살던 원룸이라 생활방식이 크게 변화하지 않은 탓도 있다. 자취방이 ‘신혼집’이 된 만큼 최근 배우자와의 화두도 ‘내 집 마련’이다. 2세 계획이 있기에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직장과 가까운 수원 위주로 집을 찾아보고 있지만 제약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무엇보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진보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다. 진보 진영은 안민석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대표, 유은혜 경기교육이음포럼 공동대표,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등 총 4명이 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히며 이미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현 임태희 도교육감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4명이나 되는 만큼 단일화가 교육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벌써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단일화 기구도 마련됐다. ‘경기교육혁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