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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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알맹이 없는 평택시 메르스 백서, 전면 보완을 지면기사
옛말에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다. 최근 평택시청에서 열린 ‘메르스 백서 최종 보고회’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백서라 함은 공공기관이 각 분야에 대한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전망해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드는 보고서다. 하지만 이날 공개한 메르스 백서는 그 수준에 한 참을 못 미쳤다. 보고회에 참석한 평택시와 경찰서, 소방서 등 공공기관과 시의회 메르스 대책 특위 위원, 의료기관, 교수진 등이 보고회 내내 실소를 금치 못함은 물론 질의·토의시간에 보완을 요구하는 질타를 쏟아낸 점도 이 때문이다.246쪽 분량의 메르스 백서는 절반 이상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치권과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 메르스 사태를 극복해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으며, 이마저도 제대로 된 인터뷰나 조사 없이 이미 언론에 보도된 기사 내용과 사진을 첨부했을 뿐이다.특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직후인 5월 말부터 본격적인 대응이 이뤄지기 시작했던 6월 초까지의 기록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치료에 고통을 받고, 사망에 이른 피해자들에 대한 내용도 전무했다. 이는 공공기관들이 사태 발생 초기 국가 방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수수방관했던 사실을 숨기고, 뒤늦게 방역활동에 뛰어든 사실만을 집중 부각한 꼴이 됐다.이런 상황에서 보고자로 나선 용역 책임 교수는 보고 도중에 갑작스레 공재광 시장이 언론을 통해 밝혔던 ‘메르스 종식 선언문’을 낭독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케 만들었다. 본의 아니게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공 시장의 치적 쌓기 들러리로 만들어 버렸다.공 시장은 메르스 사태 직후 메르스 진원지인 평택에서 백서를 발간해 이를 토대로 자체 대응 메뉴얼을 만들어 향후 발생할지 모를 전염병에 대비하겠다고 공헌했다. 또 백서와 자체 대응 매뉴얼 제작 시 공공기관은 물론 정치권, 의료기관, 시민사회단체, 피해자 가족 등을 참여시켜 과오를 반성하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나가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백서에는 이러한 공 시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내용이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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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타운 유치, 교훈으로 삼아야 지면기사
지난해 12월 유정복 인천시장까지 서명했던 토지매매 협약을 다시 찢고, 지난 23일 변경된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게 되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라이프스타일센터 이야기다. 10개월 동안 지켜보는 내내 불안했다. 인천시 내부 기관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지역 경제에 막대한 효과를 가져 올 송도 신세계 입주가 무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 감사관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섰다. 인천시감사관실은 공유재산법에 따라 입찰방식으로,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를 매각하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등은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따라 땅값을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신세계와 사전 협약한 금액이 3.3㎡당 800만원 중반 대라며 롯데·현대 등에 매각한 금액보다 비싸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시 수뇌부는 이 같은 갈등만 바라보며 어떤 판단도 내리지 못한 채 10개월 동안 허송세월만 보냈다. 인천시는 결국 뒤늦게 감정평가 금액 이하에 해당하는 3.3㎡당 960만원에 매각협약을 체결하도록 하면서 인천경제청의 손을 들어줬다. 외형적으로 보면 10개월간 사업을 지연시킨 대가로 토지매각 대금이 150억원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 사회적 비용 초래, 사업 지연에 따른 경제효과 축소 등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이 인천시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인천시 투자유치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걱정된다. “신규 투자유치를 위해 뛰어다녀야 할 시기에 앞선 일에 발목을 잡힌 것을 보고 있으니 답답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여러 직원은 신세계 사업 추진과정을 지켜보며 여러 차례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인천시 수뇌부는 신세계타운 유치를 치적이 아닌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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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골축제에 대한 제언 지면기사
억대의 인건비, 축제장소 상업화 등 ‘돈벌이 축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등 시흥 갯골축제가 논란이다. 잇단 의혹을 받고 있다. 올해 축제도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정산되어야 할 4억800만원 혈세는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빠르면 수일에서 늦으면 수개월 뒤에나 정산될 것이라는 것이 시흥시의 답이다. 그러나 정산완료 후 그 세부적인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돼 왔다. 아니 정보 공개를 신청하더라도, 수억원에 대한 정산 내용은 고작 A4용지 몇 장에 다 담긴다. 왜 이 같은 일이 올해도 다시 재연되는 것일까.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축제의 추진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걸까. 3번의 축제를 접한 기자는 축제의 추진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누구나 꼭 가보고 싶은 축제, 기자는 이 같은 축제를 지향한다. 경기항공전도 그랬고, 순천에 있는 ‘순천만 정원’도 또다시 가고 싶은 축제(장소)다. 그러나 특수한 자연환경, 수도권의 접근성,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게다가 10회째인 경기도 대표 갯골축제는 팥소 없는 찐빵인 양, 내용도 부실하고 무언가 빠진 듯하다. 연관성 없는 축제의 내용, 타깃 대상도 가늠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생태축제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 1천원대 막걸리를 3천원에 팔아 ‘폭리’를 취하는 상업화 축제, 게다가 시흥의 대표 술인 연막걸리는 5천원으로 책정, 가격경쟁에서 밀리게 하는 이상한 축제다. 한쪽에서는 어른들 술판, 한쪽에서는 아이들만이 어우러지는 반쪽 축제다. 시 조례를 빌미 삼아 추진위라는 민간기구에 예산만 지원하고 각종 수의계약에 따른 절차상 문제, 경쟁력 악화(?) 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행정 자세 또한 축제를 멍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련의 과정에서 빚어진 사태(논란)에 대해 사정기관이든 감사기관이든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축제의 저평가는 곧 시민의 피해이기 때문이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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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논리 지면기사
참 이상하다.그 누구도 나서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 2억원이라는 돈은 돈도 아닌가 보다. 시흥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창단을 앞둔 ‘시흥시 시민축구단’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야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 김윤식 시장은 시흥에 ‘아시아국제축구학교’를 건립하겠다고 선포했다. 축구 명문인 바르셀로나 FC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키워내겠다는 각오였다.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군자지구(현 배곧신도시 내)에 66만여㎡ 규모로 FC바르셀로나와 함께 국제축구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하지만 사업은 백지화됐다.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일부 시 관계자는 ‘시가 특정인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몇년이 흘렀고 시흥시 시민축구단이 창단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창단에 앞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축구단 감독으로 스페인 외국인 감독을 선출하고 테스트 비용으로 수백만원을 지불 했다가 취업비자 발급 미비 등의 문제로 감독을 해임 시키고 지급된 돈을 회수했다. 통역자와 현지 에이전트, 국내 에이전트 등 관련자들도 채용됐다.그런데 전체 지원예산 2억원중 이들에게 지급되는 예산이 1억5천만원에 달했다.선수단이 구성되기도 전 예산 대부분이 윗사람(?)몫이 됐다.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2012년 당시 사업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다. 한 공직자는 ‘시가 사업을 기획했던 외부인의 허풍(?)에 속았고, 사업을 포기했다’고 회상했고, 이 ‘외부인’이 또 다시 시민축구단에 합류됐다는 사실이다.당시 시를 대외적으로 놀림거리로 만든 장본인을 어떻게 똑같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채용했을까? 이 문제는 시장은 물론, 공무원 대다수가 아는 내용이다. 그러나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 항간에 교체된 시 체육회 사무국장과 전 시흥시 축구협회 회장과 이사진들이 시민축구단을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2012년 사업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시민축구단의 이름을 빌려 2015년판 사업을 추진한다는 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시는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예산이 잘못 쓰여졌다면 회수해야 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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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 국가보조금 횡령사범 철퇴 지면기사
지난해 10월 말. 경인일보 본사 사무실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시흥에서 부천으로 넘어가는 ‘하우고개’ 식당가 주인 10여명이 ‘시흥하우고개 경관개선 혈세 낭비(경인일보 2014년 10월 28일자 21면 보도)’관련 기사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편집국에 난입한 것이다.기사의 내용은 수억원이 투입된 경관개선사업대상지가 불법간판이 난무한다는 지적이었다.그러나 항의의 내용은 ‘돈’이었다. 이들 하우고개 식당가 주인들의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은 이때부터 불거졌다.경찰수사를 종합해 보면 이들 상인의 특별한 용돈벌이(?)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 수도권의 다른 유원지처럼 식당과 카페 등이 난개발된 하우고개가 국토교통부의 환경문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 계기였다.취재결과 처음 사업자 선정도 상인들이 했고, 시흥시는 “보조금을 줄 테니 상인회를 조직해 간판을 바꿔라” 라고 주문했다.결국 시는 정식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고 이후 간판을 바꾼 업소에 교체 비용의 70%를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눈먼 돈 챙기기’ 경쟁이 시작됐다. 예전 간판은 그대로 둔 채 가짜 간판 사진을 찍어 서류에 첨부해 보조금을 빼먹는 상인이 나타났다. 간판 교체는 업소당 하나만 허용 됐지만 상인회 간부들은 정문과 후문의 간판 두 개를 교체했다며 보조금을 두 번 받아갔다. 간판 교체 비용을 부풀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교체 비용까지 국고에서 받아간 사람도 생겼다. 하우고개의 ‘공짜’ 간판 바꾸기는 지난해 6월 끝났다.결국 경인일보의 단순한 현장 지적기사가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화가 됐고 시흥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고보조금 6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보조금에관한법률위반)로 하우고개 상인회 김모(42)씨 등 상인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특히 전국을 대상으로 470억원 상당의 국고보조금 횡령사건을 해결하는 성과를 냈다. 결국 상인들 스스로가 수사를 요청한 꼴이 됐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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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의 이상한 셈법 지면기사
지난 2011년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가 서울외곽순환도로 조남IC 인근에 ‘시흥 상공형휴게소’를 짓겠다던 사업이 좌초될 위기다.당시만 해도 이 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사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존 고속도로 휴게소와 달리 도공은 전문식당가와 주유소는 물론 소공연장과 비즈니스센터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에서다.특히 도공은 시흥시로부터 지난해 지상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를 연결하는 연결통로까지 확보(허가)받았다. 고속도로 이용자는 물론, 2만호가 입주하는 시흥 목감지구 이용자들까지 끌어들인다는 영업 전략이다. 그러나 준공 시점에서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언제 준공될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이상한 셈법이 화근이 됐다. 이를 풀기 위해 도공은 소송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되레 사회적 비판과 맞소송에 휘말렸다. 이는 본질에서 벗어난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업초기 별 무리 없이 사업이 진행되는 듯했다. 소통과 이해를 구하는 방식에서 사업지구 내 토지주 등은 공익사업이라는 주장에 기꺼이 양보를 했다. 한 업체는 공장으로 운영해오던 건물이 불법건축물이기에 집기류에 대한 보상만 해준다고 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보상협의를 했다. 보상받은 돈으로 이전이 불가능해 폐업위기에 몰렸지만, 공익사업이라는 막대한 힘(?)에 싸워보지도 않고 수용해야 했다. 한 토지주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일부만 보상협의를 하고, 일부 땅에 대해서는 사전공사를 구두 상으로 허가했다. 그게 빌미였다.그는 공익사업에 동조한 죄로 3억원이라는 세금을 내야 할 처지가 됐다. 도공은 이 같은 피해를 해결하기는커녕, 담당자만 여러번 바꾼 후 급기야 소송으로 토지주를 압박하고 나섰다.공익사업이라 하기에 아무런 반발없이 자신의 땅을 내줬는데 심어진 나무를 옮겨 발생한 문제는 토지주의 몫이라며 공익사업을 위해 사익은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다.셈법이 이상하다. 이번 논란의 셈법은 이렇게 계산되어야 하지 않을까 ?준공 시점의 공사중단에 대해서는 책임은 담당직원에 ‘더하기 +’, 공사중단으로 준공이 늦어진 시점에서 발생한 피해액을 담당직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