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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talk)!세상] 동묘와 관왕묘, 누구를 위한 사당일까

    [톡(talk)!세상] 동묘와 관왕묘, 누구를 위한 사당일까 지면기사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한로다. 공기도 차갑다. 산에 단풍이 들고, 들판이 누렇게 변하고 있다. 거리에 은행나무 열매가 하나둘 떨어진다. 가을이 오면 성균관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든다. 이때 문묘제향을 한다. 공자와 그 제자들을 위한 제사다. 도성 안 성균관 대성전에서 제를 올리듯, 각 지방 향교 대성전에서 행사를 한다. 양천향교·김포향교·통진향교·강화향교·파주향교에서도 대성전 문묘에 제례를 한다. 국악도 울린다. 향교에 은행나무는 잘 어울린다. 도성 밖 동묘에도 제를 올린다. 동묘는 누구를

  • [톡(talk)!세상] 김응학, 인천의 가락을 끝까지 지킨 마지막 풍류객

    [톡(talk)!세상] 김응학, 인천의 가락을 끝까지 지킨 마지막 풍류객 지면기사

    한 도시의 문화는 화려한 공연장이나 거대한 건축물보다 한 사람의 삶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인천향제 줄풍류의 마지막 전승자 김응학(1938~2018) 명인이 바로 그런 예인이다. 그의 이름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평생 지켜낸 음악은 인천 국악 100년 역사를 이어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인천향제 줄풍류는 1920년 인천 이우구락부를 시작으로 인천정악원과 경아대(景雅臺)를 거쳐 전승된 인천 고유의 전통음악이다. 그 맥은 스승 이두칠에게서 김응학 명인으로 이어졌다. 김응학은 거문고·가야금·양금·해금·피리 등을 익혀

  • [톡(talk)!세상] 조경가 김인수의 선물

    [톡(talk)!세상] 조경가 김인수의 선물 지면기사

    벌써 수년째 두 달에 한 번꼴로 마음 행복한 선물을 받아오고 있다. 발신인은 조경가 김인수(71·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대표) 선배. 그는 오래전부터 전국의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정원을 찾아내어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다. ‘조경가 없는 진짜 조경 공간’을 보물찾기하는 심정으로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매번 선배의 리포트를 남보다 앞서 일독하면서 세상에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정원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느끼고 배운다. 선배는 비밀정원의

  • [톡(talk)!세상] 재개발로 길 잃은 장모님의 하소연, 누가 들어줄까?

    [톡(talk)!세상] 재개발로 길 잃은 장모님의 하소연, 누가 들어줄까? 지면기사

    “사위, 내가 너무 화가 나.” “어머님 왜요?” “아니 글쎄….” 처가에 갔던 어느 날, 장모님 손에 이끌려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수원 인계초등학교 인근에서 40년 가까이 살아온 장인·장모님에게 지동시장, 영동시장, 남문시장은 오래 전부터 걸어 다니던 ‘동네 시장’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시장 한번 가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는 거다. 집 앞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뒤부터다. 장모님 뒤를 따라 걷다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게도 너무 익숙한 길, 20대 시절, 아내를 만나러 수없이 걷던 길, 친구들과 남문에서 밤새 술을 마

  • [톡(talk)!세상] 파리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톡(talk)!세상] 파리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지면기사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거나 역할을 맡게 되면 주변에서의 응원과 함께 여러 가지 배려와 지원도 받는다. 스스로는 남다른 기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일종의 허니문(honeymoon)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파리에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들이 직접 파리에 방문했을 때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 표현으로 평소에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파리의 모습과

  • [톡(talk)!세상] 겸재 정선의 그림이 시작된 곳, 양천

    [톡(talk)!세상] 겸재 정선의 그림이 시작된 곳, 양천 지면기사

    겸재 정선은 알면 알수록 보고 싶다. 그의 그림을 보면 그곳을 걷고 싶다. 그는 어디서 태어났을까? 그림 속 풍경을 찾는다. 겸재 정선은 350년 전 백악과 인왕산 기슭에서 태어났다. 한성부 북부 순화방 유란동이 집이다. 현재 서울시 종로구 경복고 교정 안이다. 외가는 인왕산 기슭 청운초 위 백세청풍 바위가 있는 청운동이다. 그곳은 장동 김씨 시작을 알린 공간이다. 삼연 김창흡 문하에서 사천 이병연을 만나 50년 지기가 되었다. 겸재 정선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삶을 위해 그렸다. 장동 김씨 도움으로 금강산을 유람하며 그리고 또 그

  • [톡(talk)!세상] 상모 안에 모터가 있나요? 세계가 발견한 K-컬처의 힘

    [톡(talk)!세상] 상모 안에 모터가 있나요? 세계가 발견한 K-컬처의 힘 지면기사

    2015년 4월, 필자가 단장으로 활동하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드럼페스티벌에 한국 공연단으로 참가했다. 세계 24개국 34개 타악예술단이 각 나라의 전통 타악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우리는 한국을 대표해 사물놀이 판굿을 무대에 올렸다. 꽹과리와 징, 장구와 북, 소고의 장단이 울리자 단원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돌고 뛰었다. 머리 위에서는 상모가 힘차게 돌아가며 허공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장단과 연주, 춤과 몸짓이 하나로 어우러진 역동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더 흥미로운 일은

  • [톡(talk)!세상] 건축가 홍만식의 ‘공중담장’

    [톡(talk)!세상] 건축가 홍만식의 ‘공중담장’ 지면기사

    건축주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 더욱이 있는 건물을 매입하는 것을 넘어 대지 위에 새로이 건물을 짓는 건축주가 된다는 것은 자금력을 동반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그가 누구든 일생일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건물을 짓는 일 앞에선 건축주(그가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가진 자일지라도) 공히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 연유로 건축설계를 맡길 건축가를 잘 만나야 하는 일은 불문가지다. 제대로 된 인연을 만나는 일에 왕도가 있겠나 싶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건축주의 소망

  • [톡(talk)!세상] 42.5도, 재난영화가 된 일상과 뜨거움 속의 ‘HOPE’

    [톡(talk)!세상] 42.5도, 재난영화가 된 일상과 뜨거움 속의 ‘HOPE’ 지면기사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경남 양산 42.5도. 122년 기상관측 역사상 최고치란다. 이 최고치는 경남 양산만의 것이 아니다. 프랑스 지롱드, 스페인 아빌라, 미국 네브래스카,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인도 아삼주 등등. 올 여름 극한 폭염과 폭우, 홍수와 산불로 신음하는 세계는 깊고 넓게 퍼져 있다. 모두가 알면서도 외면했던 기후위기 청구서가 전 세계 우편함에 동시에 도착한 느낌이라고 할까? 청구서가 도착한 날에도 양산씨는 폭염 속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지롱드씨는 잿빛 하늘 아래 밭으로 향하며, 네브라씨는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건

  • [톡(talk)!세상] 미래를 위해 과거를 들여다보자

    [톡(talk)!세상] 미래를 위해 과거를 들여다보자 지면기사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새로운 모임에 참석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다. 대개는 천편일률적이다. 예를 들면 이름과 소속을 말하고 직급이나 직책을 언급한다. 이에 더해 취미나 관심사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만일 면접을 보는 자리라면 그동안의 주요한 경력이나 경험 또는 자신의 강점 등을 포함해서 소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에 기반한 자기소개는 주로 자신의 현재 상태에 기반한다. 다시 말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상태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