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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talk)!세상] "그걸요? 제가요? 왜요?"

    [톡(talk)!세상] "그걸요? 제가요? 왜요?" 지면기사

    구성원 동기 미유발시 '3요' 질문주제 불명확한 일 거부·회피 생각업무·관계적 측면 신뢰 미형성 함의가시적 보상 내포, 관심 표현일수도답 제시땐 강력한 원동력으로리더는 구성원들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그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질문이다. 요즘에는 '3요'라고도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로부터 이와 같은 질문들을 받게 된다면 불쾌한 감정이나 말을 쏟아낼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동기가 유발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제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동기유발이 안되면 그 일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재미도 없고 결과도 변변치 않게 된다.이런 측면에서 '3요'는 리더가 눈여겨봐야 할 질문이다. 먼저 "그걸요?"라는 질문은 주제의 명확성(明確性)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일을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거나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결과물이나 기대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물을 시각화해보는 시도도 필요하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애매모호한 일이나 주제라고 생각된다면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다음으로 "제가요?"라는 질문은 대상의 적합성(適合性)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업무적·관계적 측면에서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은 질문이 나온다면 상대방의 역량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지 또는 어떤 측면에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과 같은 함의를 지닌 질문이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왜요?"라는 질문은 일의 목적성(目的性)과 관계가 있다. 이 질문은 중요한 질문이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

  • [톡(talk)!세상]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누가 만들었을까?

    [톡(talk)!세상]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누가 만들었을까? 지면기사

    이른 아침 일 마친뒤 경복궁 산책강녕전 지나 경회루에 멈춘 발길사신 접대하던 공간 '궁궐내 백미'1m 기울어진 바닥 덕에 배수 탁월8개월간 완공시킨 주인공 '박자청'이 산 저 산 봄꽃 만개한 봄날, 이른 아침 일을 마친 후 걷는다. 진달래꽃 개나리꽃 앵두꽃이 한창이다. 은행나무 새순도 연두색으로 바뀌는 찰나다. 경복궁 광화문이 서서히 열리고, 홍예문 사이 흥례문도 보인다. 해치상 옆으로 광화문 월대가 길게 펼쳐져 있다. 상서로운 서수와 해치가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웃는다. 이제야 오셨냐며 기다린듯하다. 상상 속 신비로운 동물이다. 왕이 정치를 잘할 때 서수가 나타났다고 한다. 서수상은 뿔 1개와 목에 사자와 같이 갈기털이 있다.서수는 광화문 월대 양 끝에 있다. 광화문 월대에 서 있으니 광화문도 우리도 격이 한층 올라가는 듯하다. 광화문 현판 아래 홍예문으로 들어가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다. 경복궁 광장에서 흥례문 사이 근정전 뒤 백악산이 보인다. 금천교 앞 명당수도 오늘따라 맑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를 알려준다. 꽃이 만발한 궁궐에 누가 살았을까. 반쯤 핀 모란 같은 산이 경복궁을 감싼 듯하다.근정전 뒤 백악산이 꽃 천지다. 근정전 왼쪽 세 봉우리 사이 바위가 다가서는 듯 인왕산도 별천지다. 인왕산과 백악산을 보며 한걸음 오르니 경복궁 근정전 월대다. 경복궁 설계자는 정도전이다. 그렇다면 경회루 건축가는 누구일까? 그 비밀을 찾아 궁 안 구석구석 걷는다. 경복궁 궁담길에 봄을 알리는 건춘문과 가을을 알리는 영추문 사이 광화문이 있다. 근정전 향하는 길은 겹겹이 문이다. 광화문 지나 흥례문에서 근정전 거쳐 사정전 가는 길에 문이 또 있다. 왕의 침전 강녕전 지나 경회루에 머문다. 경회루 물은 어디서 올까. 경복궁 물길의 열쇠가 이곳에 있다. 수많은 장마와 홍수에도 경복궁은 잠기지 않았다. 배수시설은 누가 만들었을까? 경복궁의 상징이자 건축의 백미가 경회루다. 600여 년 전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이며 정궁이듯, 경회루에서 왕과

  • [톡(talk)!세상]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방안

    [톡(talk)!세상]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방안 지면기사

    친부모·가정서 가장 빈번해 '심각'아이들 순함·느림·까다로운 기질'타고난 것' 부모의 유전적 영향 커정서적 안정시킨후 '맞춤형 양육'인식·수용… 긍정적 관계 첫걸음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연차보고서(2022)에 의하면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가 2만7천971건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5년간의 증가 추세는 유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를 유심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학대행위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이 친부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초저출생 국가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50명이라는 통계를 보았을 때 우려가 되고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22년에도 부모로 인한 학대가 82.7%에 달하였고, 아동학대 장소 또한 가정이 81.3%로 나타나 가장 아동을 돌보고 보호해야 되는 가정에서 모순적으로 학대가 가장 빈번하며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학대라는 것은 한 번 발생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학대의 고리'라고 할만큼 가해자와 피해자의 패턴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그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학대의 고리에 가족 관계가 얽히기 이전에 어떻게 하면 이러한 관계를 맺지 않고,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살펴보자.MBTI라는 성격유형검사 결과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ENTP라는 등 다양한 유형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은 아동기를 지나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어진 산물이고 그 이전 아동은 타고난 고유의 특성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질은 다수의 연구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첫째 '순한 기질(easy child)'은 말 그대로 타고난 기질이 순하여 '잘 먹고 잘 자는 아이'로 기억된다. 이러한 아동은 부모가 양육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으며 아동의 발달이 거의 예측 가능하여 부모 자녀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둘째 '중간 기질(slow-to-warm up child)'의 아동은 '느린 기질' 이라고도 불리며 모든 행동

  • [톡(talk)!세상]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꿈꾸며

    [톡(talk)!세상]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꿈꾸며 지면기사

    일본에 살때 세습률 높은 직업군'정치인' 지역구 물려받고 당선'의사' 40%… 기여입학제도 한몫모두 공정경쟁이 더욱 요구되는'진입장벽 높은 직업' 현실 괴리일본에서 세습률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무엇일까요.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당' 혹은 '요리사'라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가도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요리사가 되는 만화나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요. 과연 '식당'이나 '요리사'가 정답일까요.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살던 시절의 일입니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포켓본으로 된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세습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그 책에서는 세습률이 높은 직업군으로 두 가지 직업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첫 번째로 정치인을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정치인들의 세습률이 약 30%에 이른다고 합니다. 집권 자민당을 기준으로 하면 그 비율이 40%까지 올라가기도 하지요. 더 놀라운 것은 당선율인데요. 부모나 3촌 이내의 존속인 현역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한 경우 당선율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무려 80%에 이른다는 것인데요. 비세습 후보의 당선율이 30%라는 것과 비교해 보면 어마어마한 수치임에 틀림없습니다. 또 역대로 일본에서 내각을 구성하면 절반 정도의 각료가 세습 정치인으로 구성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두 번째로 지목한 것은 의사였습니다. 심지어 의사의 세습률이 40%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지요. 의사의 세습률이 높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여입학을 허용하는 제도적 원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돈을 내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계열의 학교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연이어 다니면 대학교에도 기여금 비슷한 것을 내고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최근에는 정치인과 의사에 이어 새롭게 세습률이 높은 직업군이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 [톡(talk)!세상] 인천관동갤러리의 특별한 전시

    [톡(talk)!세상] 인천관동갤러리의 특별한 전시 지면기사

    '英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展'영사 계보·3대 건물 변천사 확인개항초~해방 서양인 가계사 조명1930년경 상공계 주름잡던 위세지난 기억 소환 아픔이 배어든다인천에서 '인천 영국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展'이 열리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 지역과학연구소가 주축이 되어 2023년 동 대학 공동연구중점 프로젝트로 기획된 성과물 전시다. 전시장에서 3대에 걸친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다. 1대 영사관 건물(1884년 이축), 2대 영사관 건물(1897년 신축), 3대 영사관 건물(1911년 신축)이 영국국립문서보관소(UK National Archives) 소장 도면 및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 소장 사진 등을 바탕으로 건축모형으로 제작돼 시선을 모은다. 역대 영국 영사들의 계보도 확인할 수 있다. 1884년 6월 임시 부영사로 부임하여 1년간 재직한 제임스 스콧(1850~1920)은 한글연구의 권위자로 1887년 한국 최초의 한영사전을 발간한 인물이다.정작 이 전시의 중심인물은 하나 글래버 베넷이라는 여성과 그녀의 가계도에 등장하는 친인척들이다. 특히 전시 주인공 하나는 스코틀랜드 사업가 토마스 B. 글래버와 내연의 처 일본인 츠루의 딸로 1876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897년 홈링거상회의 영국인 직원 월터 베넷과 결혼하였으며 그해에 남편과 함께 인천으로 이주하여 40여 년을 살며 2남2녀를 두었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발발로 인해 1915년 폐쇄된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로 이사 들어가 평생을 살았다. 그곳은 개항장 인천에 살았던 한국인들의 현실 세계와는 거리를 둔 별세계의 공간이었다. 하나는 1938년 사망한 후 인천 외국인묘지에 묻혔고, 현재 그녀의 묘비는 인천가족공원 외국인 구역에 있다.남편 월터는 1909년 자신의 이름을 건 베넷상회를 설립하여 당시 인천 상공계와 사교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며 1925년 영국영사대리로 임명을 받기도 했다. 전시 패널에 등장하는 1935년경 베넷상회로 사용되었던 곳이 현재 옛 모습 일부를 간직하고 있는데 인천아

  • [톡(talk)!세상] 변수(變數)로 바라보는 삶

    [톡(talk)!세상] 변수(變數)로 바라보는 삶 지면기사

    학교·회사는 선택할 수 있지만함께하는 친구·동료는 미지수인간관계 변수는 결국 자기자신현재의 행동·결정 미래와 연결변수로 접근땐 기회 많아질것가고자 하는 학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공부할 선생님과 친구들은 선택하기 어렵다. 일하고자 하는 회사 역시 자신이 선택할 수 있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선택하기 어렵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선택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시간도 선택하기 어렵다. 특히 과거가 그렇다. 아쉬움이 있다거나 후회하고 있다고 해도 바뀔 것은 없다. 이미 지나왔기 때문이다.이처럼 스스로 선택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것을 상수(常數)라고 표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상수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상수가 바뀌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쉽게 바뀔 리는 없다. 오히려 불평과 불만이 가중될 뿐이다.하지만 상수를 바꿀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변수(變數)로 접근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 변수는 상수와는 달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과 관련해서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변수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관계에 있어 자신이 상대방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변수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나에게 무뚝뚝하니 나도 무뚝뚝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방은 나에게 무뚝뚝하지만 나는 친근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만일 전자의 선택을 했다면 그다지 바뀔 것이 없지만 후자의 선택을 한다면 무뚝뚝했던 상대방이 바뀌게 될 여지가 크다. 이와 더불어 상대방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도 변수에 포함된다. 성악설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 혹은 성선설의 관점에 볼 것인지에 따라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달리 해석된다. 이는 같은 물이지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갖는다는 일수사견(一水四見)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변수는 결국 자기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다음으로 하고 있는 일을 어떻

  • [톡(talk)!세상] 동구릉 건원릉(健元陵), 태조는 혼자 잠들어 있다

    [톡(talk)!세상] 동구릉 건원릉(健元陵), 태조는 혼자 잠들어 있다 지면기사

    이성계, 정릉에 묻히길 원했으나태종은 양주 검암산 기슭 능 조성왕릉 중 가장 크고 단순한 구조지만단순하지 않은 이야기를 품은 곳혼자있는 당신 우리가 위로할 시간갑자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멈춘다. 기암괴석으로 우뚝 선 인왕산 선바위는 마치 장삼을 입은 선승의 모습이다. 세 사람이 걷고 있다. 침묵 속에 세 사람은 서로 얼굴만 보고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할 숙명의 시간이다. 한양도성 경계를 결정짓는 순간, 한 사람은 떠나야 한다. 600여 년 전 도성의 경계는 눈발이 날리는 인왕산에서 결정되었다. 무학대사는 선바위가 도성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정도전은 도성 밖에 두고 싶었다. 운명을 가르는 결정은 이성계가 내려야 했다.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지를 잡고 세 사람은 삼각산에 닿았다. 삼각산 백운대에서 백악산과 인왕산 중 주산을 찾는다. 주산을 정한 후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법궁인 경복궁도 짓는다. 그런데 한양도성 경계가 문제다. 태조 이성계는 자연의 힘으로 결정한다. 다음날 눈이 녹는 곳으로 경계를 삼았다. 최악을 막는 차선책이다. 그렇게 선바위는 도성 밖으로 밀려나고, 무학대사는 한양에서 점점 멀어졌다. 경복궁 설계도 정도전에게 맡겨졌다.경복궁 근정전에서 정도전은 재상의 나라를 꿈꾸며 세자도 신덕왕후 아들인 방석으로 세웠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도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신덕왕후 죽음은 태조 이성계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태조는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신덕왕후 능을 만들고 싶었다. 도성 안 정릉이 있는 곳에 원찰 흥천사도 만들었다. 태조는 매일 경복궁에서 능과 절을 다녀온 후 범종 소리에 잠들었다. 이곳이 도성 안 정동이다.하지만 이방원에게 신덕왕후 정릉(貞陵)이 도성 안에 있는 것은 눈엣가시였다. 어머니 신의왕후 제릉(齊陵)은 개경 안에 추존된 능이라 더욱 가슴 아려했다. 1차 왕자의 난에 이복동생 방번과 세자 방석을 아버지 태조가 보는 앞에서 죽인다. 과연 이성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는 절대권력, 형제간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 속 인생무상을 느꼈다. 2차 왕자의

  • [톡(talk)!세상] 좋은 학부모의 정서적 조건

    [톡(talk)!세상] 좋은 학부모의 정서적 조건 지면기사

    자녀 성적 올리려면 마음의 교류부모가 '안전 기지'로 활용 돼야기분따라 규칙 바뀔땐 신뢰 잃어어떤 관계보다도 길고 누적적 고려한팀 될때 경쟁 등 이겨낼 힘 생겨이제 3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새 학기를 앞두고 좋은 학부모란 누구일까에 대해서 정서적 관점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아마도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부모들은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면서도 긴장이 될 것이고,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에게는 마음이 다소 무거운 3월의 시작일 것이다.다양한 입시 전형이 생겨나고 진로 또한 다양해진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소위 좋은 대학에 가기를 원하고 성공적인 삶을 혹은 성취를 이루기를 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거나 화려한 직업을 갖게 되는 것만이 절대적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이 이루어낸 작은 성공들의 맛을 알기는 나 또한 원하는 바이다.최근에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고 입시에 관한 혹은 공부에 관한 고민을 듣다 보면 항상 자녀의 성적 그 자체나 주변 환경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외부적 요인 혹은 보이는 숫자에 집착하여 자녀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학교 성적이라는 것은 다소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로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자녀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근원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점은 자녀와의 정서적인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서적 안정과도 연결되는 개념으로 생애 초기에 부모는 일관되며 민감한 양육을 통해서 자녀에게 부모가 일종의 '안전 기지(secure base)'로 활용이 되어야 한다. 즉, 아이와 모든 것을 단순히 하는 물리적인 가까움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아마도 아버지들 중에 이런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주말에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일상을 보냈는데도 자기 전에 아이가 하는 이야기는 "아빠, 우리 오늘 못 놀았잖아

  • [톡(talk)!세상] 투표로 복수합시다

    [톡(talk)!세상] 투표로 복수합시다 지면기사

    정당의 1차적 목표 '정권 획득'?국민 행복과 멀어보여 어리둥절우리 삶 사소한 곳까지 닿은 정치훌륭한 정치인 가릴 유권자 의무철저한 관심과 잘못된 것 감시를'정당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학창 시절 사회 과목 주관식 시험문제였습니다. 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답지에 자신만만하게 답을 적어 넣었지요. '국민의 행복'이라고 말이죠.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훌륭한 분들인지, 얼마나 높은 분들인지, 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평소 어른들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통해 이처럼 훌륭한 분들을 뽑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따라서 당연하게도 정치의 목적은, 정당의 목적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답을 적어 넣고서 뿌듯한 마음으로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쯤 후에 시험 성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사회 과목의 점수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제 생각보다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이었지요. 저는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정답이 제가 생각한 답과 달랐습니다. 정답은 '정권의 획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선생님께서 정답을 설명하시면서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 정당은 진정한 정당이 아니라는 말씀까지도 하셨다는 것이었지요.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저렇게 높은 지위와 고매한 인품을 가지신 분들이 모인 곳인데, 고작 정권 따위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것이란 말인가! 저는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사실 저는 지금도 정당의 목적이 '정권의 획득'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로서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 [톡(talk)!세상] 건축가 유동룡을 아시나요?

    [톡(talk)!세상] 건축가 유동룡을 아시나요? 지면기사

    1937년생 재일교포로 日 귀화 거부'이타미 준' 예명 양국 모두 '경계인'서귀포 수·풍·석미술관 명품 건축제주에 선생 이름 딴 미술관 탄생뿌리깊은 고향 생각에 가슴 뭉클아들 찬스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나와 집사람 공히 말년 복을 타고났다더니 그 서막의 테이프를 끊은 여행이었다. 지난달 1월 하순, 출발 하루 전까지 제주도에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기 이착륙 지연사태가 벌어졌는데 다행히도 김포공항을 이륙하여 제주공항에 안착한 그날은 천지가 해맑았다.이번 집사람과 함께하는 제주투어는 건축가 유동룡(庾東龍) 선생을 답사 주제로 삼았다. 선생이 생전에 건축가의 이름으로 사용한 예명은 이타미 준(ITAMI JUN)이다. 유동룡과 이타미 준. 두 이름 모두 일반인들로선 낯설 터다. 선생은 1937년 재일 교포로 태어났다. 일본에서 자라났으나 끝까지 일본 귀화를 거부했다. 제도상 일본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본식 이름이 필요했다. 그의 성씨인 유(庾)는 일본에선 사용하지 않는 한자라서 본명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 배경하에 이타미 준이란 예명이 탄생한다. 이타미(伊丹)는 선생이 처음 한국 땅을 밟을 때 이용했던 오사카 이타미 국제공항에서 따왔고, 준(潤)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절친 작곡가 길옥윤(吉屋潤, 요시아 준, 본명 최치정)의 마지막 글자 '준'에서 따와 만든 이름이다.선생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많은 작업을 했지만 이타미 준이란 일본이름 탓에 한국의 건축사회와 문화계에서조차 한국인 건축가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일본에선 일본대로 재일 한국인인 그가 온전하게 발을 붙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런 자신의 위상에 대하여 선생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칭했다. 두 나라 중 어느 한 곳도 그가 뿌리를 내릴 만한 곳이 못 되었던 까닭이다. 그 사이 선생의 건축세계에 대한 평가는 서구사회가 앞장섰다. 선생은 2003년 프랑스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미술관 초청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2005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예술문화훈장을 수훈한다. 이후 2006년 국내에서 김수근 문화상,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