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기괴한 밈이 또 극성이다. 삼일절 무렵 ‘유관순 방귀 로켓’과 ‘안중근 방귀 열차’ 영상이 공분을 사더니, 이번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일그러뜨리고 유관순 열사의 외모를 깎아내린다. 아이돌과 독립운동가를 비교하거나, 기여도 순위를 매기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민족의 영웅을 대하는 일부의 태도는 경솔하고 유치하다. 조회수를 노린 악성 콘텐츠 장사가 선을 넘은 지 오래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신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안타까운 점은 선열을 향한 도발 앞에 정작 법은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그 교회를 이기지 못하리라.” 신약 마태복음 16장 18절이다. ‘음부의 권세’의 영어 원문은 ‘The gates of Hades/hell’이다. 직역하면 ‘지옥의 문’인데 믿음의 공동체를 위협하는 원죄의 의역이라 한다. 인류를 도탄에 빠뜨린 대재앙을 ‘지옥문이 열렸다’고 표현한 문헌이 즐비하다. 흑사병과 1, 2차 세계대전급 역사적 참사를 표현할 최상급 어휘다. 지옥문 개방급 재앙은 신앙, 법률, 문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봉인해야 한다. 걸그룹 헌트릭스가 혼문으로 귀마의
2011년 1월 20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죽산 조봉암 선생의 간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비롯한 주요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지던 그때 그 자리에 있었다. 죽산이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지 52년 만에 나온 무죄 판결이었는데, 이때 대법원은 죽산이 권총을 불법으로 취득해 갖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선고유예했다. 당시에는, 죽산 사형 집행의 가장 큰 원인이 된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죄가 사라진 마당에 가벼운 선고유예의 판단이 나온 권총 불법 소지죄에 대해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경인일보는 대법원 무죄
연간 30조 원. 전국 아파트 입주민이 꼬박꼬박 내는 관리비 총액이다. 작은 지방자치단체 수십 개를 운영하고도 남고, 대기업 매출액 톱 15~20위권에 버금가는 규모다. 막대한 자금이 투명하고 적법하게 집행되는지를 놓고 곳곳에서 ‘아파트 관리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평소 관리비 내역을 놓고 갈등을 빚던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4년에는 평택에서 몸싸움 중 동대표가 쓰러져 숨졌고, 부산에서는 고소·고발전 끝에 입주민이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종편 드라마 ‘아파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친구들과 놀러간 해변에서 한 아랍인을 총으로 살해한다. 그가 진술한 살해 동기는 ‘눈부신 태양’이었다. 그는 진실을 말했지만, 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판사는 물론 변호사까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추궁하고 요구한다. ‘이방인’의 태양은 뫼르소의 실존과 질서정연한 세계를 구분하는 상징이다. 지난달 31일 ‘리더스 다이제스트’ 보도가 눈길을 끈다. 극심한 더위, 즉 폭염에 노출된 인체는 체온 유지를 위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량 분비해 불안감이 커진단다. 또 체온이
“이제 물 탈 돈도 없다.” “파랗게 질린 주식창 열어보기도 무섭다.” 요즘 주식 커뮤니티에 넘쳐나는 개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그런데 이는 최근 한 달 사이 개미들의 심리와도 닮아 있다. 지수가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일시적 조정일 것이라며 애써 부정했다. 낙폭이 커지자 시장과 당국을 향해 분노했다.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로 버티는 타협의 시간을 지나, 손실이 불어나자 무기력한 우울에 잠겼다. 결국 계좌를 정리하고 시장을 떠나겠다는 ‘주
민주주의 국가들의 헌법은 주권재민, 삼권분립의 기본 골격을 공유하지만, 나라마다 특별한 헌법정신을 명시한 조문으로 고유해진다. 헌법의 역사적 배경이 달라서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2조에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시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개인의 자유와 주(州) 자치권에 기반한 연방제 역사의 산물이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선포했다. 원자폭탄 피폭과 세계대전 패배라는 역사적 트라우마의 결과다. “인간의 존엄은 침해될 수 없다”는 독일 헌법 1장 1조 1항은 나치 시대
우리 한반도의 허리에는 다른 곳과는 달리 여러 강이 겹쳐 흐르는 특수 지형이 있다. 조강(祖江).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세 강물에 서해의 바닷물까지 더해져 흐르는, 그야말로 큰 강물이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은 많이들 부르는 이름인데 조강은 왠지 낯설다. 조강은 남쪽에서는 김포반도와 강화·교동 위쪽을, 북에서는 개풍지역과 황해도 연안 아래를 흐른다. 한국전쟁 이후 조강은 남과 북의 분단선이 되는 바람에 사람의 왕래마저 끊겼다. 사람이 오가지 않으니 그 이름 또한 불리지 않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강은 그렇게 자꾸만 낯설어
여덟 살 딸이 학교에서 늦게 왔다는 이유로 샤워기 헤드로 때리고 흉기로 위협한 친모, 두달배기 아들을 폭행해 머리뼈를 골절시킨 아버지, 돌도 안 된 아기가 울자 입에 옷가지를 넣어 숨지게 한 아버지까지. 최근 법정에 오른 사건들을 보면 사람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말문조차 막힌다. 가해자는 남이 아니라 세상의 전부여야 할 부모였다. 법원이 이들에게 내린 형량은 각각 징역 2년, 4년, 7년이다. 어린 자녀를 향한 범죄의 무게를 헤아리면, 납득할 수 없는 죗값이다. 국가 예산을 늘리면 아동학대가 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지난 24일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로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천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 20억원은 별도다. 지연 이자(5%)만 하루에 1억3천만원, 1년이면 472억원이다. 최 회장은 하루라도 빨리 지급할수록 이익이다. 세기의 이혼에 걸맞은 역대 최고액 이혼 재산분할이다. 이재용 삼성 회장이 임세령씨에게 1천억원,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가 임우재씨에게 141억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고현정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