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일 진행한 6차 핵실험으로 남북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 기초의회가 해외 연수 등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가 자리를 비우고 해외로 떠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인천 부평구의회 행정복지위원회와 도시환경위원회는 각각 오는 11일부터 진행키로 예정돼 있던 해외연수를 취소했다고 6일 밝혔다.

행정복지위원회 의원 6명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와 삿포로 등을 방문해 사회복지시설, 방재센터, 전통시장, 미군기지 반환지역 등을 둘러보고 관계기관 등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해외 연수가 부평구와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한 결과 연수를 취소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국내 정세가 급박한 상황에서 기초 의원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도시환경위원회는 11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정책 수립 등을 위해 홍콩과 대만으로 연수를 갈 계획이었으나 같은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다.

행정복지위원회 유정옥 위원장은 "해외 연수가 부평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연수를 계획했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지역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인천 중구의회도 예정돼 있던 우호교류 방문을 취소했다.

중구의회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몽골 수흐바토르구를 방문해 두 지역의 상호 발전방향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출국을 하루 앞둔 4일 일정을 취소했다.

중구의회 김철홍 의장은 "수개월 전부터 예정돼있던 방문을 출발 직전 취소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비상시일수록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주민과 함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평구의회 굴포천복원 재생지원 특별위원회 의원 6명도 11일부터 일본으로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추진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각 의원마다 입장이 달라 7일 연수 일정 강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도형 부위원장은 "각 위원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요한 시국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 곧 연수를 예정대로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