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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강창일) 단원미술관은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장성순 화백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시로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한다.

단원미술관은 안산시에 필생의 역작중 207점을 기증한 장 화백의 뜻을 기념한 특별전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를 오는 12일부터 내년 3월 11일까지 전시한다.

한국 추상의 중심에 선 안산의 대표적인 작가인 장성순 화백. 장 화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기하학적 추상의 차갑고 이지적인 측면에 반발해 강렬한 표현과 격정적인 주관을 표방하며 등장했던 한국 추상화 흐름에 맞춰 한국현대미술을 주도해 왔다.

초창기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주도한 '현대미협'과 'Actual 악튀엘'의 구성원인 장 화백은 지난 1960년대 초 두 번의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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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 한국 화단에서 함께 활동한 김창렬, 박서보, 정창섭, 윤명로 등의 화가들과 두터운 교류와 교분을 나누던 그는 지난 1956년 현대미술가협회 창립과 196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했다.

앵포르멜(informel) 운동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회화운동으로 독일 표현주의나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들여 기존의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인 추상(차가운 추상)의 이지적인 측면에 대응하여 서정적 측면(뜨거운 추상)을 강조, 색채에 중점을 두고 보다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호소력을 갖는 표현주의적 추상예술을 말한다.

이번 특별전은 장 화백의 예술적 행보와 그의 미술사적 궤적을 집중 조명한다.

장 화백은 어릴 적 앓았던 심한 중병으로 청력을 서서히 잃어버리는 수난 속에서 '추상'을 대면했던 한국의 대표적 작가다. 결국, 청력이 문제가 돼 서울대에서의 미술 수학을 끝내지 못했던 장 화백의 비운은 오히려 이쾌대, 이봉상 이라는 한국 미술사의 거두를 스승으로 삼으면서 다양한 미술적 자양분을 얻게 했다.

장 화백의 작품에서 어떤 비장미를 만나고 형성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작가 자신의 강한 현실극복과 그에 따른 생존방식에서 기인한다는 게 평가다.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작업의 어려움에 다다르기까지 평생을 오로지 추상으로 삶의 문제를 직시해 온 그의 인생 여정은 작품의 무게만큼이나 담담하고 숙연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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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장 화백의 특별전은 크게 세 개의 주제별 섹션으로 구성된다. 제1섹션은 <추상: 무한한 정신과 자유>를 주제로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장성순의 기증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돌'의 정서가 지배적인 화풍으로 피어나는 시기를 살필 수 있다.

제2섹션에서는 <추상: 긋는다>를 주제로 1990년대의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과감한 색면 배치와 거침없는 선들이 춤을 추는 한국 추상의 참맛을 살필 수 있다.

제3섹션에서는 <추상: 집념의 회화>를 주제로 2000년대의 왕성하고 엄청난 확장력을 보여준다. 문자와 관념이 무의식의 세계와 의식을 넘나드는 괴물 같은 작가의 집념을 살필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장성순의 기증 작품 중 43점을 엄선해 스페셜 섹션의 5작품과 함께 총 48점을 선보인다. 스페셜 섹션에는 장성순 작가와 함께 1세대 한국추상을 이끌었던 김창렬, 정창섭, 윤명로 등의 회화작품이 함께해 특별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전시관람 문의는 (재)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 031-481-0504.

안산/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