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추홀구 숭의동 성매매 집결지 자리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 건설 추진중
사진작가 고용해 현장 곳곳 기록도
"'옐로하우스'를 철거해 주거 단지를 짓겠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죠. 조합원들과 힘을 합쳐 이렇게 결실을 보게 돼 뿌듯합니다."
과거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성매매 집결지였던 일명 '옐로하우스' 일대(숭의동 362의 19)에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 건설이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을 이끌어온 숭의1구역 지역주택조합의 구상모(51) 조합장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옐로하우스 일대 토지주는 말할 것도 없고, 인천시청이나 구청 공무원들도 이 사업이 가능하겠느냐고 반신반의했던 것을 떠올리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1960년대부터 자리 잡은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일대 구도심을 정비하기 위해 2006년 이 일대 1만7천㎡를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개발이 다소 지연되자 2015년 조합원들은 총회를 열어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해 추진해왔다.
구상모 조합장은 "전체 500여명에 달하는 토지주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일단 연락이 닿지 않는 토지주들이 적지 않았다. 다수가 공동 소유인 땅도 많았다. 자식 등에게 제대로 상속을 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심지어 0.1평도 안 되는, 값으로 치르면 20만~30만원에 불과한 땅을 소유한 토지주도 있었다"며 "간신히 수소문해서 멀리 지방까지 찾아가기도 하고, 토지주가 해외가 나가 있어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토지주 등만 설득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옐로하우스 업주나 성매매 종사자들과도 상대해야 했다. 구 조합장은 "인천의 오랜 흉물이었고, 집창촌이 쇠퇴하면서 우범지대로까지 전락했던 옐로하우스를 없애는 일에 주민 등 지역사회에서도 발 벗고 나서며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합은 옐로하우스를 철거하기 전 사진작가를 고용해 현장 곳곳을 기록해 놓았다.
구 조합장은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거 옐로하우스가 있던 이 일대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주거 단지로 변모한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옐로하우스도 부정할 수 없는 인천의 한 역사였던 만큼 기록 사진들을 잘 보관해 언젠가는 이를 가치 있게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