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는 경기도 중진 원로급 인사의 옥중 서신 한 통을 소개하면서 야당가의 대선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20대 후반 경기도의원으로 정계에 들어와 경기도청 정무부지사와 평택갑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차기 대통령 후보를 가리는 경선이 한창인 데 그의 옥중 외침은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듯합니다.

분열에 대한 '죗값'으로 생각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정치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입장에서 무슨 말을 못하겠습니까만 하루 전에 대법원 재판 일정을 송부받은 사연과 재판받고 있는 많은 정치인 중 왜 자신이 김경수 재판의 희생양이 됐는지, 아직도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제가 억울한 일을 직접 당하고 보니 얼마나 많은 국민이 부지불식간에 억울한 일을 당하실까, 경제적으로 법적으로 힘이 없고 뒷받침이 못돼서 당하는 국민들이 많이 계시리라 미루어 짐작이 가고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절망에 놓여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정말로 소외당하고 억울한 처지에 놓여 있는 약자들에게 진정으로 힘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고 간절함까지 보였습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돈 없고 백 없는 사람까지 소환했을까.
사실 국민의힘 내부와 속성을 보면 좌파 정당에 비해 서민과의 공감도가 많이 떨어지는 정당이지요.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게 세상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곁들여 한마디 하자면, 자신은 '힘이 센' 네안데르탈인보다 호모사피엔스의 '다정함'이 더 동의한다고 하더군요. 국민의힘도 이러한 인간적 유대 관계와 '인간미' '동지애'를 기반으로 치열하게 경선을 치르고, 그런 후에 다시 '원팀'으로 대선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호소했습니다.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국민의힘이 될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갈등 없는 '원팀'이 돼야 하고,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국민들에 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강한 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원내대표까지 하고 비례정당 대표까지 했지만 21대 총선 이후 외로운 법정 싸움을 했지요. 민주당은 보수우파와 달리 자기 소속 의원들이 정치보복이나 표적 수사를 받을 때 스크럼까지 짜서 막아서고 힘이 되주는 데 국민의힘은 힘이 되기는커녕 '차도살인' 하거나, 때론 오히려 당에 부담된다며 내치기 일쑤이지요.
그런 속내를 털어놓으며 그나마 이번에 수감 되기 전, 이준석 대표와 당 지도부, 황교안·홍준표·최재형 등 많은 대선 주자들과 나눈 교감을 전하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고, 다시 '원팀'만 되면 정권교체도 가능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의 유일한 낙이고 희망이 아닐까 싶네요.
경기지역 보수우파에선 이한동→이해구→목요상→홍문종→원유철→남경필로 이어지는 중진 대열의 인물에 꼽히기도 하고요.
지난 21대 총선에선 정치자금법 등으로 재판을 받는 처지라 출마하지 않았지만 보수 우파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아 총선을 지휘했고, 19석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 중심이 되고, 영남패권이 판치는 국민의힘에서 그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었고, 자신이 성취한 미래한국당마저 국민의힘에 통합되면서 그가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었지요.
마포에 자그마한 연구실 하나 세 들어 평생 연구해온 경제 영통확장을 위한 '유라시아 큰길 구상'에 몰두했지만, 그마저 급작스럽게 대법원 재판 날짜가 잡히면서 구속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그의 말년을 가시밭길 삶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기자는 생각합니다. 이 고난마저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는데 좌절하지 않고 이 시간이 새로움을 채우는 '추억'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