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선거로 인한 전체 판세의 흐름과 정당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은 잘 먹고 잘 사는 문제 못지 않게 용인의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을 훌륭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인구 110만 용인시는 지난 1월 특례시로 승격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명실상부한 대도시로 성장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 조성으로 도시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이때, 도시를 밝은 미래로 이끌고 갈 올바른 리더십을 갖춘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재선 시장이 나오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용인에서 첫 재선 시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육군 장성 출신으로 민선 7기 시장 취임 직후부터 난개발 방지에 방점을 찍고 이전과의 차별화를 시도해 온 백군기(72) 시장이 재선을 노린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플랫폼시티 조성 등 임기 내 굵직한 성과를 등에 업은 백 시장은 지역의 작은 행사까지 일일이 직접 찾아다니며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시도, 재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처럼 현직 프리미엄과 함께 당내 뚜렷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은 백 시장이 현재까지 당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이유다.
지난 선거에서 백 시장과 경선을 펼쳤던 현근택(51) 변호사도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이다. 당내 상근부대변인 활동과 다양한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를 높여 온 현 변호사는 특히 최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 활동을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많이 노출됐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대선 이후 아직까진 지역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직 백군기, 첫 재선시장 될지 관심
현근택·김기준·이건한·이상식 거론
김기준(61) 용인시의회 의장은 일찌감치 기초의원 불출마를 선언하며 시장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최근 김민기(용인을) 국회의원을 추대하며 본인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김민기 의원의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8대 전반기 용인시의회 의장을 지낸 이건한(56) 의원은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분류돼왔으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는 모양새이며, 꾸준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온 선대인(50) 선대인경제연구소장도 아직까진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대구수성을에 출마해 홍준표 후보와 맞붙어 유명세를 탄 이상식(56)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이 깜짝 출마를 선언해 주목된다. 이 전 청장은 경찰 출신으로 부산과 대구에서 청장을 지낸 뒤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의 경우 김민기 의원의 등판 여론에 힘이 실리기도 했으나 지난 28일 김 의원이 당내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다.
국힘 현재까지 무려 15명 '도전장'
황성태·이상일·김범수·이원섭 물망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에선 현재까지 무려 15명의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7대부터 20대까지 무소속 한 차례를 포함해 용인 수지에서만 내리 4선을 역임한 한선교(62)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며 당내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한 전 의원 외에도 국회의원 출신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기업인 출신으로 KT에서 임원을 지내고 대구북구갑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권은희(63)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섭(66) 국기원장도 대선 단일화 이후 힘을 받고 있다.
용인시 부단체장 출신들의 약진도 이어지고 있다.
행정고시 33회 출신의 황성태(60) 전 부시장은 기초·광역단체와 중앙정부 경험까지 갖춘 행정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출마 선언 이후에도 반도체 고속도로 신설 등의 공약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언론인 출신의 김재일(69) 전 부시장도 앞서 대한건설협회 상임감사와 한국감사협회 회장 등의 이력을 기반으로 자신이 적임자라 외치고 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정찬민(용인갑)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지역구의 당협위원장들도 전원 출사표를 던졌다.
19대 국회의원이자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상근보좌역을 맡은 이상일(60) 용인병 당협위원장은 대선의 흐름을 이어받아 용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중앙 부처와의 네트워크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집중 어필하고 있다.
금융인 출신의 이원섭(46) 용인을 당협위원장은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으며, 최근 인수위에 합류한 김범수(49) 용인정 당협위원장도 젊은 피를 앞세워 용인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기업인 출신이자 용인 토박이인 이정기(72) 상임전국위원이 기업가 출신답게 경제시장이 되겠다며 출마를 선포했으며,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대표를 역임한 신현수(60) 전 용인시의회 의장도 일찌감치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다수 출마로 용인 선거 역사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우태주(74) 전 경기도의원과 용인시의회·경기도의회를 두루 거친 조창희(64) 전 경기도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유일한 '30대' 무소속 김지현 출마
이 밖에 배명곤(61) 전 용인시 도시정책실장, 정득모(61) 전 서울시 서울물연구원장, 유경자(67) 미래교육복지연구소장 등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격을 앞두고 있다.
유일한 30대인 무소속 김지현(37) 예비후보도 출마한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