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 예산 지원이 팀 운영에 절대적이다
구단이 자생해야 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구단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운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 그 절차가 기업구단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어렵다. 지자체 의회를 통과해야만 예산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 문턱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자체의 지원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구조라면 지자체 예산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시민구단 운영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시민구단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축구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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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인 어려움으로 K4 리그에서 활약하던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 올해 해체됐다. 사진은 인천 남동공단 내 남동FC가 사용하던 운동장. /경인일보DB |
의존도 낮추고 자생력 높여야 조언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민들에게 구단의 존재를 알리고 팬들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 인천남동구민축구단 사무국 관계자는 "시민축구단을 운영했을 때 자생력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며 "남동축구단을 알리는 마케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도 지원되는 금액들이 전부 목적 사업비로 들어와 다른 사업에 쉽게 쓸 수 없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자생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시민구단도 있다. 2015년 설립한 부천FC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3천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가졌다. 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돼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있고, 조합원이 낸 조합비로 운영비를 보태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개인 후원액은 7천600여만원으로 축구단 운영비로는 부족하지만 후원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시민구단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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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 훈련을 하던 남동근린공원 축구장 골대에 축구공만 남고 텅 비어있다. 2022.8.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자부심 심어줄땐 응원·기업 후원도
후원비 지원뿐 아니라 조합에서 사회 공헌 활동도 별도로 진행해 축구단을 지역 사회에 알리는 일도 한다.
부천FC1995 관계자는 "조합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할 때 축구단과 같이 협업해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구단을 널리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에서 자체적으로 공모 사업에도 지원할 수 있어 구단 전체적으로 보면 추가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조금씩 더 생기는 셈"이라고 조합 운영의 장점을 설명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민구단의 성패는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느냐에 달려있다"며 "그 지역을 대표해서 성과를 내 시민들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을 넘어 구단이 역량을 집중해 지역의 관광 상품 등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지역민들이 응원하고, 지역 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욱·조수현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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