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만든 비행기 (2)11
한국이민사 120주년 기념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만든 비행기'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 전경.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좋은 예술작품은 언제나 우리에게 질문하게 만든다. 최근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과 야외 광장에서 개막한 '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접은 비행기'전도 그랬다.

8개국 한민족 혈통 18인 작품 '한자리에'
글렌 모리 등 16분짜리 영상 감상 추천
하와이 이민3세의 영어소설 북콘서트도


이번 전시는 한민족 혈통의 시각예술가 18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전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민족 혈통'이지만 작가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독일·프랑스·덴마크·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미국 등 8개국이다.
 

갈라 포라스 킴, 글렌 모리와 줄리 모리, 김수자, 김희주, 다프네 난 르 세르장, 민영순, 박유아, 박이소, 백남준, 윤진미, 이가경, 이영주, 이현희, 제인 진 카이젠, 최성호, 케잇 허스 리, 하전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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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 120주년 기념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만든 비행기'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 전경.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자발적 의지로 활동무대를 외국으로 정한 작가도 있고,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주민으로 사는 경우도 있다. 또 이민 2세로 한국어를 잊은 작가도 있고, 3세로 한국을 조부모의 나라 정도로 기억하는 작가도 있다. 유아기에 해외로 입양돼 성장한 작가도 있다.

작품의 형식도 다양하다. 회화·사진·설치·영상·애니메이션·조각·드로잉 등 거의 모든 형식을 망라하고 있다.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전시 설명처럼 '지나친 단순화'일지 모르지만 모국인 '한국'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 같다. 그것이 문화적인 기억이기도 하고 모국에 대한 정치·사회적 우려나 연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움과 분노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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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 120주년 기념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만든 비행기'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 전경.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이번 전시는 한국 공식이민 12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기획됐다. 조각가이자 기획자인 이태호 전 경희대 미대 교수가 전시예술 감독직을 맡아 총괄 기획했다.

전 세계에 퍼져 '괄목할 만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한민족 혈통의 시각 예술가의 작품 40여점이 초청됐다. 1990년 제작된 백남준의 '나는 이 곡을 1954년 도쿄에서 썼다'부터 올해 9월 완성된 이가경의 애니메이션 '오가는 사람들'까지 30여년에 걸친 '동시대 미술' 작품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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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 120주년 기념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한지로 만든 비행기'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 전경.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해 살고 있는 한국 국적의 평범한 이들이 보지 못하거나 느낄 수 없었던 걱정과 아픔, 의문 등으로 관람객을 자극하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많은 이들이 관람해야 할 가치가 있다.

전시 작품 가운데 영상·애니메이션 작품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글렌 모리와 줄리 모리의 16분 길이의 영상 '우리가 잃은 것들'은 꼭 시간을 내어 감상하길 권한다.

전시 제목 '한지로 접은 비행기'는 하와이 이민 3세인 게리 팩의 영어 소설 'A ricepaper Airplane'에서 착안했다. 오는 8일 오후 3시에는 북콘서트가 열린다. 전시는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