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감사·민원 장애물 넘어… 한국판 '티어하임' 펫요람 꿈꾼다

'여주 반려동물테마파크' 반려문화 바꿀까
입력 2023-05-14 19:59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5-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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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여주시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 문화센터에 교육 자료와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 모형이 설치돼 있다. 2023.5.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문화센터와 동물보호동 등이 포함된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 내 A구역이 7월 말에 정식으로 개관한다. 2015년 여주시 상거동의 현재 부지를 대상지로 선정한 지 8년 만이다. 아직 추모관을 비롯해 편익시설이 들어설 B구역은 한창 조성 중이지만, 10년에 가까운 세월 속 많은 부침을 이겨내고 문을 여는 것이다.

최근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여주 반려동물테마파크가 경기도를 넘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반려문화 정착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015년 시동 2020년에야 본격 착공
민간 특혜 지적에 道 직접사업 전환
도민편익시설 등 B구역 10월 준공
문화센터·보호소에 동물병원까지
市, 지역민 인프라로 갈등해소 건의


■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가 문을 열기까지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는 남경필 도지사 시절인 2015년 본격 추진을 시작했다. 2015년 9월 현재 부지인 여주시 상거동으로 대상지가 선정됐고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최종보고가 2016년 5월 이뤄졌다. 이후 사업의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정작 본격 착공이 시작된 것은 최종보고가 이뤄진 지 4년 뒤인 2020년 4월이었다.

당초 2018년에는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됐어야 했는데 민간 사업자와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고 특히 이재명 지사 취임과 더불어 빨간불이 켜졌다. 이재명 지사의 취임을 준비하던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반려동물테마파크 사업에 특혜 소지가 있다며 '특별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 해당 사업에 대한 특별감사가 실제 이뤄졌고 2018년 말 경기도는 공공이 투입하는 공적재원과 비교했을 때 민간 사업자가 기여하는 부분은 적어 특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직접 사업으로 전환했고 당시 민간 사업자가 조성하기로 했던 호텔 사업 등이 전면 취소됐다. 사업비 498억원 역시 전액 도비로 충당한다면서 사실상 공공영역 개발로 추진 방향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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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 보호동 내 보호 중인 유기견과 수술실 내부 모습. 2023.5.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후에도 반려동물테마파크 추진 관련한 여주시 상거동 주민들이 각종 민원을 제기하며 사업의 속도가 나지 않았고 문화센터 등이 있는 A구역이 지난해 8월에야 준공을 완료했다.

도민편익시설을 비롯한 공간이 조성될 B구역은 지난해 10월 착공,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총 면적은 16만5천200㎡로 A구역과 B구역이 각각 9만5천790㎡, 6만9천410㎡다.

민선 7기 당시 공공영역 개발로 추진 방향이 전환됐지만, 앞으로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는 공공과 민간위탁이 함께 이뤄진다. 이달 말 민간위탁사업자 선정이 완료되면 이들은 문화센터에서 이뤄질 반려문화 교육, 입양 등을 맡고 경기도가 시설관리와 동물병원 진료 등을 나누어 전담하게 된다.

■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의 역할은

독일에는 유럽의 최대 동물보호소이자 '동물의 집'으로 불리는 '티어하임'이 있다. 연간 1만마리 이상의 동물이 보호를 받으며 동물들의 안식처로 꼽힌다. 유기동물을 안락사하지 않고 건강관리, 사회성 훈련 등을 거쳐 가정에 입양을 갈 수 있도록 보호한다.

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 역시 물리적 한계가 있는 센터, 민간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되는 유기동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이를 통한 동물복지 문화 확산에도 힘쓰는데, 국내의 축소판 '티어하임'인 셈이다.

A구역의 연면적은 8천995㎡로, 크게 문화센터, 보호소로 나누어진다. 문화센터는 학생, 일반인을 위한 강의와 실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3층에는 동물병원도 있다.

동물보호동은 A, B, C로 나누어 A와 C에서는 강아지를, B에서는 고양이를 보호한다. 당초 초기 계획 상에서는 고양이 보호동이 따로 없었는데, 최근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별도의 건물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문화센터의 경우 동물복지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물에 대한 책임감,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교육은 물론, 반려동물 행동 교육으로 유기동물 발생을 막고 재사회화 과정을 훈련시키기도 한다. 학생들의 경우 펫비즈니스 관련 분야를 미리 체험해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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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반려동물테마파크 보호동 내 보호 중인 유기견과 수술실 내부 모습. 2023.5.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현재 반려동물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연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경기도에는 반려동물 전문학과를 가진 대학이 9곳이며 동물보호를 중점으로 수의대 학생들이 이곳을 현장 교육의 장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추모관과 간이놀이터 등 도민편익시설이 들어설 B구역은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추모관이 먼저 건립될 예정이며 추후 예산을 확보해 추가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여주시민은 지역민을 위한 지원시설이 부족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원래는 캠핑장, 놀이시설 등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지면서다.

이런 상황에 여주시에서도 지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 시설을 추가해야 한다고 건의하면서 내년도 추가 예산 반영 등을 통해 여주시민들과의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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