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고육지책' 간신히 돌아간 학교

입력 2023-09-04 19:42 수정 2023-09-22 14:08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9-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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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수원시 매산초 앞. 한 학부모가 학교로부터 긴급 알림을 받고 자녀를 데리고 귀가하고 있다. 2023.9.4 /이영선수습기자 zero@kyeongin.com
 

일선 교사들이 서울 서초구에서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49재 날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해 연가·병가를 통한 학교 밖 추모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교사 공백이 현실화한 경기도 내 일부 학교는 당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4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시의 매산초등학교 앞. 학부모 몇몇이 등교 시간이 지났음에도 학교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들이 모인 건 학교로부터 '선생님들의 병가로 인원이 부족해 보결 합동 수업이 진행된다', '당일 교외체험학습 희망 시 등교한 학생과 동행 귀가하시라'는 긴급 공문을 받고서다. 매산초 관계자는 "단축수업은 하지 않는 대신 시청각실 등을 이용해 학년 통합·합반 수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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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매산초 앞에서 한 학부모가 학교로부터 받은 긴급 알림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2023.9.4 /이영선수습기자 zero@kyeongin.com

이날 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유모(42)씨는 "'공교육 멈춤의 날'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와 같은 공문이 당일 내려와서 당황한 상황"이라며 "1학년의 경우 1~2명의 교사가 학교에 오신 것 같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라 아이를 데리러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48)씨는 "교사들의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지고,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하는 마음"이라면서도 "학교 측에서 미리 공고를 줘서 하루쯤 쉬게 했으면 이와 같은 혼란은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교사들 연가·병가 내고 추모 행렬
통합·단축 수업 등 현장은 어수선
방침도 제각각… 학부모들은 혼란

교사 결원 규모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도내 상당수 초등학교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양시 풍산초의 경우 이날 오전 긴급 알림을 통해 '본교 교사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은 탓에 정상 수업이 가능하지 않으므로 학생들은 1교시 후 귀가한다'는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성남시의 신흥초와 용인시의 죽전초도 같은 날 학교장 명의로 단축수업을 결정하는 등 학사 운영에 진땀을 뺐다.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서 행정실 직원 등 다른 교직원들이 바삐 그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이천시의 A초교는 급식 후 학생들의 귀가를 결정했으나, 급식 통제 인원이 없어 행정실 직원들이 급히 투입됐다. 수원의 B초교의 경우 예상 보다 교사들의 연가·병가 사용이 많아 행정 직원들이 최소 인력만 남긴 채 학생 유지·관리에 동원되기도 했다.

B초교 한 관계자는 "학교 전체 선생님 중 절반 이상이 빠진 상황"이라며 "단축수업, 휴업도 이뤄지지 않아 수업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만큼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조수현기자·이영선·이영지 수습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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