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지난달 27일 독일과 잉글랜드가 만난 16강전. 전반 미로슬로파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에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쫓기던 잉글랜드는 수비수 매튜 업슨의 헤딩골로 한 골을 만회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업슨의 골이 터진 직후, 프랭크 램파드가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 차올린 날카로운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통과하며 2-2의 스코어가 되는 순간, 우루과이의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과 부심은 노골을 선언했다. 전세계 모든 이들이 화면을 통해 골을 확인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16강전도 마찬가지다. 리오넬 메시의 연결을 카를로스 테베즈가 머리로 받아 넣는 순간 테베즈의 앞쪽에는 단 한 명의 멕시코 선수도 없었다. 물론 오프사이드임에도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로세티 주심은 골을 선언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오심으로 멍들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크고작은 오심이 반복되고 있다. 오심의 종류도 다양하다. 스페인과 칠레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멕시코의 마르코 로드리게스 주심은 스페인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헐리우드 액션에 속아 칠레의 마르코 에스트라다에게 경고누적 퇴장을 명령했다. 볼프강 슈타크 주심이 담당한 한국의 16강 우루과이전도 전체적으로 난해한 판정이 속출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아르헨티나는 벌써 오심으로 3골이나 수확했고,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에서는 미국 모리스 에두의 완벽한 골이 취소되는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판정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축구의 초창기와 비교할 수 조차 없다. 32개의 중계 카메라를 통해 안방에서 TV로 보는 시청자가 3명의 심판보다 더 정확히 판별한다. 심판 판정 개선에 대한 전세계 여론도 들끓고 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든가 아니면 조셉 블래터 회장이 사임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FIFA는 연속되는 오심으로 궁지에 몰려 최근 부심을 2명 추가하는 부분만 고려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의해 2009~2010시즌 유로파리그에 시범 실시된 추가 부심 제도는 골대 옆에 한 명씩 심판을 더 배치하는 것이다. 관중들이 흥분할 수 있다며 전광판 리플레이를 금지하는 FIFA의 입장은 군중이 밀집된 장소에서 특히 안전이 요구되는 월드컵의 특성상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순서상으로 올바른 판정을 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 요구되는 것이다. FIFA의 개혁이 필요하다.
정효웅의 사커라이프/MBC ESPN 해설위원·FIFA 공인 에이전트
축구 기술발전에 맞춰 FIFA 심판제 개혁 필요
입력 2010-07-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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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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