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도서관법은 공공도서관 관장을 사서직이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10곳 중 7곳 관장은 사서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도서관의 모습 기사와 관련없음. /경인일보DB |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10곳 중 7곳 관장은 사서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도서관법은 공공도서관 관장을 사서직이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인천시를 비롯해 인천시교육청, 군·구 등 공공도서관 설립 운영 주체가 사서직 대신 사서 자격증이 없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 등에게 관장직을 맡기며 법을 어기고 있다는 얘기다.
59곳중 자격증 보유 28.8%에 그쳐
서울 85.9·부산 86.5·대전 96% 대조
19일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을 보면 2022년 12월31일 기준 인천 공공도서관 59곳 가운데 관장이 사서 자격증을 가진 도서관은 17곳으로 28.8%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평균은 62.3%(1천238곳 가운데 771곳)인데, 인천은 전국 평균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수 등 위상이 비슷한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게 느껴진다. 서울은 85.9%, 부산은 86.5%, 대전은 96% 등으로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공립 공공도서관 관장은 사서직으로 임명한다'고 명시한 현행 도서관법 조항은 도서관 운영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일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제화됐다. 이 조항은 1997년부터 적용됐다.
도서관장의 사서 자격증 보유 여부는 도서관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널리 활용된다. 최근 도서관은 이용자의 정보 수집을 넘어 문화 활동 기회를 마련하고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등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 자격증이 없는 관장이 지역 도서관을 이끌다 보니 질 낮은 도서관 서비스로 이어져 결국 도서관 이용자인 인천 시민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사서 출신 인천지역 한 도서관장은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서직 관장과 행정직 관장의 가장 중요한 차이가 도서관 이용자와 만나는 현장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있다"며 "사서직관장은 사서라는 직렬이 가진 현장 전문성이 적극성으로 드러나게 되는 반면 비사서직 관장의 경우 적극성이 드러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법불구 일반행정직에 맡겨
비사서직 한계탓 이용자에 불이익
문체부 "처벌법 아니라 개선 더뎌"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도서관법을 준수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개선은 더디다.
문체부 관계자는 "처벌법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부터 도서관법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각종 포상이나 공모사업에 제약을 줄 예정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바꿔나가겠다는 지자체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인천 대표도서관 관장 '행정직 독식'… 광역위도 안 열린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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