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세대교체 바람 부나’.

제14~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이부영 상임고문이 11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의 거물급 인사로는 손학규 전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 이부영이 그 멍에를 내려놓고 떠난다”며 “좀 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으련만 능력과 식견이 모자라 여기서 그쳐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던 서울 강동구 갑 유권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또한 저의 정치인생에 여러모로 도움 주시고 이끌어주셨던 많은 분께 고마운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동아일보 해직 기자 출신으로 긴급조치와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돼 7년간 복역했다. 지난 1990년 3당 합당 이후 꼬마 민주당에 합류해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3선을 지냈다. 1997년 민주당과 신한국당이 한나라당으로 합당하자 이에 동참했고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후보를 지원했다.

대선 이듬해 7월에는 한나라당 소속 이우재·김부겸·안영근·김영춘 의원과 동반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이 상임고문은 별도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문재인 대표에게 탈당계를 냈다. 제가 맡아온 강동갑 지역위원장은 당의 방침 대로 누군가가 정해질 텐데, 그 지역이 어려워서 그런지 희망자가 별로 없다”며 “진선미 의원이 하겠다고 용감하게 나섰는데,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계 은퇴를 하면서 사실상 자신의 지역구를 후배 의원인 비례대표 초선의 진 의원에게 물려주는 모양새다. 진 의원도 기자회견 내내 이 상임고문 곁을 지켰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정계 은퇴가 다음 총선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촉발하는 매개체가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도 총선이 다가오면서 5선의 L·M 의원, 4선의 K·L 의원 등에 대해 지역 내에서 ‘국회의원은 정년퇴직도 없느냐’는 불만과 함께 은퇴 요구가 적잖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 졌다.

이들 의원은 모두 다음 총선에 출마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대교체론이 본격적으로 대두할 경우 ‘좌불안석’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