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입주민, 원인공개·보수 촉구
염도 높은 물 ‘누수’… 부식 걱정
인천경제청에 ‘허가 취소’도 요구

“입주를 시작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은 신축 오피스텔 천장과 벽에서 물이 새고 엘리베이터 사고까지 나니 불안해요.”
이달 초부터 입주를 시작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다. 여러 개의 양동이가 놓인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다. 벽면에선 페인트가 물에 녹아 흘러내렸다. 지난 13일 살펴본 신축 오피스텔 주차장 광경이다.
입주민들은 천장에서 새는 물의 염도가 높아 더 걱정이다. 건축 자재가 금방 부식될까 봐서다. 입주민들이 염분 측정기를 활용해 천장에서 떨어진 물의 염도를 측정한 결과, 수돗물(0.005~0.01%)보다 최소 80배나 높은 0.83%로 확인됐다. 누수된 물이 마른 벽면이나 바닥에는 소금으로 보이는 하얀 알갱이들이 보인다. 입주민들은 오피스텔 인근 해수의 영향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엘리베이터가 20층에서 9층으로 급하강하는 사고도 났다. 엘리베이터에서 타고 있던 주민 3명이 허리와 무릎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입주민 박모씨는 “2월24일 사전 점검할 때 시공사 측에서 누수가 심한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다”며 “시공사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매일 물을 쓸어 담고 벽면에 묻은 알갱이를 긁어냈다”고 했다. 이어 “염도가 높은 물이 누수되면 철근과 콘크리트가 빠르게 부식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오피스텔 건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입주 전 ‘사용승인’을 했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용승인은 관련법에 따라 건축물을 사용해도 된다고 허가하는 행정 절차다. 입주민들은 또 시공사 측에 누수 원인 공개와 보수를 촉구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도시건축과 관계자는 “누수는 건축물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해 우선 시공사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며 “시공사의 보수 공사 후에도 누수가 반복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누수 원인을 파악해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입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