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빛가온초, 지반균열 위험성
사고원인 불명확, 체육수업 불편
방수포 덮여, 장마철 앞두고 걱정

최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주변 학생들이 한 달째 학교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학습권 침해 문제가 발생해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사고 현장 도로통제로 교통불편이 계속되고 있고 장마철을 앞두고 추가 붕괴 우려도 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19일 오전 찾은 광명시 빛가온초등학교 운동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학생들이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운동장에는 커다란 방수포만 깔려 있었다. 같은 시간 학생들은 학교 옆에 위치한 일직수변공원에서 교사의 감독하에 체육 수업에 열중이었다.
광명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빛가온초는 지난달 11일 발생한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로 휴업하다 학교안전진단 결과, 유의미한 결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달 16일부터 정상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지점과 가까운 학교 운동장의 경우 지반 균열에 따른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임시로 학교 옆 일직수변공원을 학교 운동장으로 쓰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교 운동장 대신 공원에서 체육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교 운동장이 아닌 체육공원에서 수업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장마철이 다가오는 상황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 사고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사고 현장 복구가 언제쯤 본격적으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려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하고 있다.
아울러 통상 다음 달부터 장마철에 돌입하면 많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학교 안전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 광명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작은 균열에 물이 자꾸 들어가면 사고가 날 수도 있어 학교 운동장에 방수포를 덮어놓은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지반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학교에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운동장 복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역시 도로통제 등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주민 A씨는 “사고 구간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 주민들이 대중교통 뿐만 아니라 택시를 탄다고 해도 멀리 우회를 해야 한다. 이런저런 피해 탓에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7일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고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