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앞 체온측정 긴줄 진풍경
교실 가기전 화장실서 손닦기
결석생 출석인정 여부 논란도

메르스 여파로 휴업했던 경기도내 2천363개교 가운데 260개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휴업을 종료하고 일제히 등교했다. 하지만 메르스의 기세가 여전한 탓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15일 오전 8시30분께 수원시 영통구 산의초등학교 주변에는 마스크를 쓴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등교를 하고 있었다. 학교 정문에 다다르자 학생들이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 줄을 선 상태로, ‘너는 몇 도 나왔냐’며 서로의 체온을 물었다.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부터 들러 비누칠을 해 손을 닦기도 했다.

박모(12)군은 “엄마가 매일 손 씻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한번 씻을 때는 1분 가까이 씻는다”며 “마스크는 학교 안에서도 계속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 ‘메르스 예방법’이 나오는 동안 학생들은 굳은 표정으로 대형 멀티비전을 응시했고, 담임교사가 들어온 이후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받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수원시 장안구 명인초등학교 역시 등굣길 풍경이 비슷했다. 운동장에 마련된 체온 측정소에는 하얀색·파란색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으며, 미열이 있는 학생들은 보건 교사로 부터 재검사를 받기도 했다.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가기 전 학교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를 쓰고 교실로 들어갔다.

한모(12)양은 “메르스 때문에 사람들이 자꾸 죽어서 무섭다.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평소와 달리 떠들지도 않고 있다”고 불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가시지 않은 메르스 여파 때문에 자녀들을 등교시키지 않는 부모들도 부지기수였다. 실제로 메르스 환자가 다수 발생한 평택 덕동초 67명, 수원 동신초 37명 등 1천744명이 결석했다.

동신초 학부모 이모(37·여)씨는 “학교는 단체생활 공간이기 때문에 가장 걱정되고 불안한 곳”이라며 “가정 내 체험학습을 신청,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휴업 종료에도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출석인정과 관련 일선 학교와 도교육청 간 방침이 어긋나 혼란이 일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1주일 범위 내에서는 가정 내 체험학습을 인정한다’며 출석처리를 할 방침이지만, 교육청은 ‘등교를 하지 않으면 결석’이라며 결석처리를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결석처리 한다고 해도 무단결석이 아닌 학적·내신 등에 문제가 없는 기타 결석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