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지역화폐 충전경쟁 되풀이

시민들 복불복 지역화폐 불만 호소

수원시 지역화폐인 ‘수원페이’ 가맹 점포 스티커. /경인일보DB
수원시 지역화폐인 ‘수원페이’ 가맹 점포 스티커. /경인일보DB

매월 1일마다 반복되는 일선의 지역화폐 ‘티케팅’ 논란은 5월에도 변함 없었다.

올해 한 푼도 편성되지 못한 지역화폐 국비(3월13일자 1·3면 보도)가 정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채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화폐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효용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치와 엮여 본질 훼손… 지역경제 효과 ‘도외시’ [경기 지역화폐 리포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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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지역화폐 확대에 앞장섰던 점과 맞물려, ‘이재명표’ 정책으로 꼬리표가 붙은 게 큰 요인이다. 크고 작은 논란들이 더해져 정부든, 지방정부든 지역화폐 예산 편성을 두고 매년 의회와 대립각을
https://www.kyeongin.com/article/1732298

수원시는 이용자들이 인센티브를 획득한 후 곧바로 사용하지 않은 채 ‘쟁여’ 두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1일부터 충전 한도를 기존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지만 정작 골목 상권엔 효용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일이 되자 ‘티케팅’을 방불케 하는 지역화폐 충전 경쟁은 개선 없이 반복됐다.

이날 오전 9시 경기지역화폐 애플리케이션엔 또 다시 기나긴 대기 행렬이 형성됐다. 수원시가 매달 1일 오전 9시부터 지역화폐를 충전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정해진 월별 한도 내에서 충전금의 10%를 인센티브로 제공해서다. 20분 만에 정해진 금액이 소진된 가운데, 기다림 끝에 지역화폐 충전에 성공해 10%의 인센티브를 얻은 이들과 실패한 이들로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한 이용자는 “9시에 바로 들어갔는데 대기만 하다가 결국 못 했다. 두 달째 실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매달 1일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서도 “월별 한도를 늘리지 못할 것 같으면 인센티브율을 낮추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1일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또다른 이용자도 “인센티브 없이는 지역화폐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수원시 지역화폐 정책을 비판했다.

이같은 상황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13조8천억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수정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지역화폐 예산을 4천억원 편성키로 했다. 올해 지역화폐 관련 정부 예산은 당초 한 푼도 편성되지 못했다. 지역화폐 정부 예산이 확보되면 각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운영 등에도 비교적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비 편성이 더해지더라도 지역화폐에 관해 불거졌던 각종 효용성 논란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용자 불편 역시 해소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