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원미 갑·을 소사·오정
더민주 김경협·설훈·김상희·원혜영
현역 재등정 '1여다야' 구도 변수로
◈안산 단원 갑·을 상록 갑·을
야권도시, 세 갈려 치열한 경쟁예고
새누리 '단일대오' 영역확장 도전장
◈시흥 갑·을
함진규-백원우 3번째 리턴매치 눈길
더민주 조정식 4선행 표분산 걸림돌
◈김포 갑·을
김동식 前시장-김두관 前장관 승부
기업가 홍철호-농부 정하영 쏠린눈
경기서부권(부천, 안산, 시흥, 김포)은 여야의 판세가 요동치는 곳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4개의 지역에서 한나라당 6석, 친박연대 1석, 통합민주당이 4석을 차지해 여권이 우세했다. 하지만 19대 때는 새누리당 3석, 민주통합당 8석으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특히 부천의 경우 4석을 모두 민주통합당이 쓸어담으면서 야당우세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신도시 건설로 인구유입이 늘어나면서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어떤 전략으로 이들 지역에서 의석수를 만회할지, 반대로 더민주와 국민의 당은 어떤 방법을 통해 야권 우위를 지키려 할지 지켜봐야 한다.
■ 부천 원미 갑·을 소사·오정
부천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경기도 내에서 4개 이상 선거구가 있는 시·군 중 유일하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이 4석을 싹쓸이할 정도로 야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특히 부천 소사에서 3선을 역임한 데 이어 재선으로 경기도지사에 오른 김문수 도지사의 정치적 배경과 '김문수 사단'인 새누리당 차명진(소사)·임해규(원미갑) 의원, 안병도(오정) 후보, 그리고 현역인 손숙미(원미을) 의원이 전면 배치됐으나 민주통합당 후보가 각각 7.04~20.93% 차이의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 20대 총선은 '일여다야(一與多野)'구도가 형성되면서 더민주 후보의 고전과 함께 일부 지역은 새누리당 승리를 예상하는 분석도 나온다.
원미갑은 재선의 임해규 의원을 누른 초선의 더민주 김경협(53) 의원이 재선 등정에 나섰다. 경선 상대였던 신종철 전 도의원이 김 의원의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해 당 화합을 이뤄낸 상태로 지난 19대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음재(60) 전 도의원이 여성 전략 지역의 대표로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섰다. 김 의원과 정책 공방전에 이어 고소·고발전 등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면서 다소 처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대 1 구도의 '프레임'을 구축해 선전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전 충청향우회 사무총장, 전 부천시 체육회 부회장 등을 지낸 국민의 당 황인직(50) 후보의 지지세력이 얼마나, 어떻게 움직일지가 분수령이다.
원미을은 새누리당 이사철(63) 전 의원이 더민주 설훈(62) 의원과의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호남 출신으로 부천 인근에 있는 9공수여단장을 지낸 국민의당 이승호(56) 후보가 야권표를 얼마나 잠식하느냐와 새누리당 경선에서 탈락한 손숙미 전 의원과 서영석 예비후보 행보가 가장 큰 변수다.
소사의 경우 차명진(56) 전 의원이 경선에서 도의원을 지낸 이재진 전 부천시장 후보를 제치고 더민주 김상희(61) 현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인다. 김 의원은 재선의 차 전 의원을 누른데 이어 탄탄한 지역구 관리로 '부천 소사댁'이라는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한솥밥을 먹던 김정기(49) 전 시의원이 현직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고, 정의당에서도 신현자(44) 후보가 출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차 전 의원과의 표차가 7.04% 인데다 두 후보 모두 지지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정 역시 더민주 원혜영(64) 의원과 새누리당 안병도(57) 후보, 국민의 당 서영석(57)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19대에선 원 의원이 득표율 53.44%를 얻어 32.51%의 안 후보를 20.93%p 차이로 대승을 거두며 4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원 의원이 5선의 정치 거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19대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7.90%나 얻은 서 후보가 변수다. 서 후보가 국민의당 간판으로 나오는 데다 정치인생의 마지막 승부라며 혼신의 선거전을 펼치고 있고, 정의당 구자호(41) 후보도 나서면서 야권표 분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안산 단원 갑·을 상록 갑·을
단원갑·을과 상록갑·을 4개 선거구를 가진 안산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3석, 새누리당이 1석을 차지해 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4·13 총선에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이 각축을 벌이면서 새누리당은 더 많은 의석을, 더민주는 3석 유지를, 국민의당은 김영환 도당위원장을 필두로 원내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각각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4개 지역 공천이 확정돼 단일대오로 진격하는 반면, 야당은 중앙정치구도에 따라 두 패로 갈라져 전통 야당도시임에도 2야 구도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더민주 역시 공천이 확정됐고 국민의 당은 1개 지역이 공천 미확정 상태다.
단원갑은 새누리당 김명연(51) 의원이 재선을 목표로 더민주 고영인(52) 지역위원장과의 일대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공천을 확정 짓지 못했지만 국민의당 이영근(64) 예비후보의 표심 향방도 관심거리다. 초선인 김 의원은 도당 위원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온 데다 그동안 탄탄하게 다져 온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재선의 꿈에 도전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야당 연대로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던 고 예비후보는 당의 자존심을 걸고 오랜 기간 지역에서 다져 온 표심을 유감없이 발휘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두 후보는 양당 간 자존심을 걸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단원을은 여성 우선 추천을 받은 새누리당 박순자(57) 전 의원이 3선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고, 더민주에서는 손창완(60) 전 경찰대학장이 전략공천을 받았다. 부좌현(59) 현 의원은 더민주에서 컷오프 탈락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해 공천받았다.
박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소속의 부 후보에게 500여 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뒤 4년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된 당협 조직을 기반으로 재등원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야당 쪽은 부 의원의 기존 조직과 국민의당 조직 간 충돌과 이탈 등으로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록갑은 새누리당 경선을 통해 공천이 확정된 이화수(63) 전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노총 출신으로 19대 총선에서 아깝게 예선에서 탈락했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중앙당과 도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 더민주는 전해철(54) 현 의원이 재선을 준비 중이다.
전 의원은 재선을 통해 지역발전을 가속화시키겠다며 시·도의원이 분담한 80명의 지역선거전담본부장 체제의 조직을 가동 중이다. 국민의당은 박주원(57) 전 시장이 뒤늦게 공천을 확정, 본격적인 선거전에 합류했다. 그러나 장경수(56) 전 의원이 국민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은 일여 다야의 선거구도로 치르게 됐다.
상록을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빨리 1여 2야의 대표주자들이 결정됐다. 새누리당 홍장표(56) 전 의원, 더민주 김철민(59) 전 안산시장, 국민의당 김영환(60) 현 의원이 맞붙게 된 것이다. 이곳은 전형적인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화학적으로 연대가 불가능한 2야 상황을 호재로 삼아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김 전 시장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총선에 임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으로 시장 후보 자리를 내줬던 김 전 시장은 높은 득표율로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김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멤버이자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 도당위원장으로서 천정배 공동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다.
■ 시흥 갑·을
시흥은 이번 총선에서 갑 선거구의 경우 현직 국회의원과 전직 국회의원의 세 번째 리턴 매치가 열리는 지역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함진규(56) 후보가 민주통합당 백원우(49) 후보를 202표 차이로 누르고 신승을 거뒀다.
을 선거구는 현 국회의원인 조정식(52·더민주) 예비후보가 4선에 도전하고 이에 맞서 새누리당 김순택(53) 예비후보가 공천을 확정 짓고 본격적인 표밭 일구기에 나선 상태다. 국민의당은 검사 출신인 정필재(49) 예비후보가, 정의당에서는 조경호(56) 예비후보가 총선 대열에 합류했다.
함 의원과 백 전 의원 간 세 번째 대결이 펼쳐지는 시흥 갑.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통합민주당 백 후보가 유효투표수의 49.78%(3만925표)를 얻어 한나라당 함 후보(47.74%, 2만9천659표)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4년 뒤 19대 총선에서는 함 후보가 유효투표수 47.83%(3만9천939표)로, 민주통합당 백 후보(47.59%, 3만9천737표)를 꺾어 설욕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당과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임승철(53) 정치혁신특위 상임위원이 국민의당 공천을 받아 표밭 갈기에 나섰다.
여기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공천신청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선언한 이홍철(56) 예비후보와 역시 국민의당 공천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후 탈당한 무소속 이정우(43) 예비후보가 총선 대열에 합류하면서 5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 성향 지지층의 표 분산과 무소속 예비후보들의 본선 가세 여부가 큰 관심거리다.
시흥을 선거구는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김순택 전 당협위원장과 4선에 도전하는 더민주 조정식 의원, 검사출신인 국민의당 정필재 변호사가 승부를 벌이게 됐다. 시흥을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시흥갑 선거구보다는 야권 성향이 강해 야권 후보가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조 후보가 유효투표수 59.61%(3만4천596표)로, 도전자인 새누리당 김왕규(36.76%, 2만1천337표)후보를 크게 꺾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1여 2야' 구도에서 국민의당이 출현,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 표가 분산된다면 새누리당도 해볼만하다는 분석이다.
■ 김포 갑·을
이번 총선에서 2개의 선거구로 분구된 '도농복합도시' 김포는 '전 시장 대 행정자치부 전 장관(김포 갑)'과 '기업가 대 포도농부(김포 을)'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김포에서 설욕전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56·김포 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재선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홍철호(57·김포 을) 의원의 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포 갑(고촌·사우·풍무·김포1·장기동) 선거구의 경우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동국대를 졸업한 뒤 파리제8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동식(54) 전 시장이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예비후보 여론조사 경선을 통과한 김 전 시장은 도의원과 시장 등을 역임하며 쌓은 정치·행정 경험을 토대로 본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반면 더민주의 김두관 예비후보는 시네폴리스와 아라뱃길 관광자원화 등 지역 현안사업과 오래된 민원인 교통·교육·복지 등 '밀린 숙제 시리즈'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김포 을(통진읍·양촌읍·대곶면·월곶면·하성면·김포2동·운양동·구래동) 선거구는 새누리당 홍 의원의 2선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홍 의원은 최근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한강신도시 내 임대아파트 등이 몰려 있어 야성이 강한 구래동 지역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더민주 정하영 예비후보도 '한강경제론'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그는 "동·서독의 접경지역이었던 그뤼네스반트가 세계인이 찾는 생태관광지가 됐듯이, 임진·예성·한강 하구를 끼고 있는 김포 한강하구 지역도 평화·생태관광특구로 활성화 시켜 경제적 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당 하금성 예비후보가 유권자의 지지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새누리당과 더민주 예비후보 간 승패가 갈릴 수 있어 야권후보들의 진정성 있는 연대 혹은 단일화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총선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