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더케이 서울호텔 신현태 사장

잠자는 공간 넘어 '문화가 깨어나는 호텔' 만들어야
기업인에서 정치인… 그리고 다시 호텔 경영인으로 변신 '청년같은 열정'

황성규·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6-05-1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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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태4
지난 2월 더케이(The-K)호텔앤리조트 대표로 취임한 신현태(70) 사장이 '문화'를 중시하는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통해 다시 찾고싶도록 하는것 중요
면세시스템 갖춘 일본처럼 '관광산업 활성화' 노력
수원화성 등 경기도 자원 홍보… 해외관광객 맞아야


더케이(The-K) 서울호텔 신현태 사장.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지난 16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정치권에 입성한 수원 사람이다. 풀뿌리 지방의회를 거쳐 국회의원 시절, 하도 부지런해 '일 복 많은 선량'으로 평가받곤 했다. 소탈한 성격에 이웃집 아저씨 같아 주위에 사람이 많이 모였고, 4년 임기 동안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활동 지원에 매진해 왔다.

수원 권선구 고색동 산업단지를 유치한 장본인이며, 항시 도내에서 제조된 제품을 들고 다니며 홍보할 정도로 국산 예찬론자이기도 했다.

이후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여러 번 부침을 겪었지만, 자신이 꾸려온 국회 재외동포 경제정책연구회와 세계 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상임고문,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이사장 활동의 연장선에서 쉼 없이 성실한 인생을 살아왔다.

교직원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더케이 서울호텔 감사에서 사장에 오르기까지 여정도 장인정신을 높이 사는 기업가적 철학과 청년 같은 열정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일흔인 그는 기업인에서 정치인, 그리고 다시 호텔 경영인으로 변신했음에도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자신감과 패기가 넘쳐났다.

지난 2일 오후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 사장실을 찾았을 때도 수원 장로 합창단과 다음날 독일 순회공연을 떠나는 일정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호텔 경영에 대해 "잠자는 공간에서 문화를 파는 호텔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문화에 배팅할 때"라고 일갈하며 한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했다.

신현태5

-국회를 떠난 지 오래됐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나름의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당시 수원 고색동에 산업단지를 유치한 덕분에 현재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중소기업지원센터 활성화를 추진해 지금의 광교신도시 조성으로 이어져 뿌듯함을 넘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고양에 한류우드단지를 조성하는 등 경기도 관광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일을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더케이호텔 상임감사로 부임해 활동하게 되었고, 뭔가 호텔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겨 지난 2월 사장직 공모를 통해 취임했다."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다시 기업인으로 돌아왔는데 어떤게 본인에게 더 잘 맞나.

"개인적으로 기업 경영 쪽이 더 잘 맞지 않았나 싶다. 정치 쪽은 상대적으로 뭔가 일을 하는 데 있어 제약도 있고 성취감 면에서도 조금 덜 한 측면이 있다. 뭐 하나 하려면 이런저런 반대에 부딪히고, 내가 어느 정도 이상의 궤도에 올라가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제한돼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기업 경영의 경우 책임이 뒤따르긴 하지만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바로바로 실행시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더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정치인으로 다시 기회가 온다면.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는 법이니까 의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웃음) 우선은 지금 주어진 일에 열중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지금은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데 경기도 등 지역 관광 산업의 전망은 어떤가.

"지난 달 일본 출장을 다녀왔는데, 일본은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까지 관광 유입인구를 2천만 명으로 계획했지만, 이를 5천만 명으로 대폭 늘려서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관광객 수요를 늘리려면 그에 걸맞게 숙박시설도 갖춰야 하고, 일본처럼 저렴하게 잠만 자고 갈 수 있는 저가여행 상품도 개발해 다양한 수요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 관광은 기본적으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등 3가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유커의 비중이 커졌는데 이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는 있지만 실제 제주도를 관광지로 많이 찾고 서울에는 쇼핑을 하러 가는 정도다. 경기도는 서울에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발길이 많이 닿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정책을 개발해서 유커를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을 경기도로 끌어당겨야 한다. 경기도에도 수원화성, 민속촌, 임진각 등 훌륭한 관광자원이 많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어떤 뒷받침을 해야 하나.

"앞서 언급한 일본 출장에서 또 느낀 것 중 하나가 면세점이다. 일본은 면세점이 5천 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지역마다 최소 8% 이상 면세를 해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굵직한 면세점만 몇 군데 둘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면세점을 많이 확보해주는 것도 지역 관광을 살리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면세점은 규제가 많은데 어떻게 해소해 나가야 하나.

"일본은 일반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도 여권을 제시하면 할인해주고 있다. 우리도 면세점 확충을 통해 관광산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 경기도만 해도 이천 여주 도자기 판매점이나 판문점 등 훌륭한 장소가 많지 않은가. 비단 명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질 좋은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면세점 내 일정 부분 우리나라 물건을 팔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정 장소에만 가야 면세를 해주고 명품만 쌓아놓고 파는 시스템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호텔을 경영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관광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알리고 훌륭한 먹을거리를 소개해서 다시 찾고 싶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전략적으로 구사해야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호텔도 마찬가지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스스로 다짐한 부분이 바로 '문화를 파는 호텔'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문화에 대한 강력한 배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 분야를 전공한 재능있는 청년들이 창작 기회를 발표할 공간조차 없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호텔 관광 분야에서도 문화를 접목해 이를 시스템화하고 고객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그런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호텔을 만들고 싶다."

-화제를 바꿔 지금 정치권이 많이 혼란스럽다. 정치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났듯이 이제는 '통치'가 아닌 '협치'가 필요한 때다. 국민들은 대화와 소통을 중시한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여야 의원들은 대화와 합의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야 한다. 과거 내가 의원 활동할 때도 여야는 항상 싸웠다. 하지만 그때는 싸울 땐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나중에 밤을 새워서라도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그게 정치다. 자주 만나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역지사지의 마음이 생기고 소통의 물꼬가 트인다. 이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도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준다. 지금 정치인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이런 때라면 중진급 의원들이 앞장서서 소통을 실천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직원들과의 소통은 잘 하고 있는가.

"경영자와 직원 간 소통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300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야겠다고 마음먹고 한 명 한 명 만나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1:1 면담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서 회사에 바라는 점, 부서 건의사항, 회사의 발전 방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처음엔 사장과 단 둘이 대면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차츰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는 직원들이 밖에 나가서 자랑도 한다고 들었다. 면담할 때 직원들한테 꼭 해주는 말이 있는데, '하기 싫은 일은 변명이 생각나고,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인다'는 말이다.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열정을 갖고 해보겠다고 덤벼들면 방법이 생긴다고 믿는다. 직원들도 이 말을 새기고 자신의 주어진 일에 열심히 임한다면 분명 발전할 것이다. 직원들과의 소통은 사장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계속 해나갈 것이다."

-어떤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그때 그 사람. 있을 때 잘해. 언뜻 노래 제목 같지만 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나중에 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그 분은 참 존경할 만한 분이야'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딨겠는가. 떠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있을 때 잘 하자'라는 마인드를 항상 마음 속에 되새긴다. 이제 석 달 됐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한 51점 정도. 하지만 이제부터 열심히 노력한다면 점수를 더 많이 딸 수 있지 않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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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태 사장은?

-1946년생 (71세)
-공영물산 대표이사
-수원YMCA 부이사장
-수원시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장
-바르게살기운동 수원시협의회 회장
-제45대 경기도의회 의원(한나라당)
-제29대 수원로타리클럽 회장
-제16대 국회의원(수원 권선, 한나라당)
-前 경기관광공사 사장
-現 더케이(The-K)호텔앤리조트 사장 (2016. 2~)

대담·정리/정의종 부장·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사진/더케이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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