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로서 서로 다른 위치에서 출발해 최선을 다한 곽희주와 김한원.

곽희주는 수원삼성의 10번 우승을 함께하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김한원은 수원FC의 내셔널리그 활약부터 프로에 진출해 챌린지와 클래식에 진출하는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했다.

그라운드에서의 행복했던 순간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한 곽희주와 김한원에게 선수로서의 삶과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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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주가 동탄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진행하는 유소년축구교실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곽희주 수원삼성 '곽대장'
13년간 한 유니폼 10번 우승 경험
유소년 지도 철학은 '개인보다 팀'
첫승 못한 후배에 응원 메시지도


"준비를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13년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곽희주가 전한 말이다.

2003년 수원구단에 입단하며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길을 시작한 곽희주는 수원구단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통산 369경기에 출전해 10번의 우승을 이끌었다.

수원구단 팬들에게는 영웅과 같은 곽희주를 22일 화성시 동탄의 한 축구교실에서 만났다.

팬들 사이에서 '곽대장'으로 불렸던 곽희주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었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아닌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곽씨는 "오랫동안 축구를 하다보니까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쳤다"며 "가장으로서 가정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며 은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선수생활이라는 인생 첫 페이지를 넘긴 곽씨는 이제 지도자라는 인생 두번째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곽씨는 지도자 생활의 목표를 묻자 "유소년들에게 개인 보다는 팀을 위한 축구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매일 어떤걸 더 줘야할까 고민한다.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을때 알고 먹는 거랑 모르고 먹는 거랑 다르듯 축구도 왜 자기가 이걸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배울 수 있게 해 주고 싶어 요즘은 잠을 잘 못 이룬다"고 전했다.

이어 곽씨는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첫승 소식이 늦어지는 수원구단 후배들에게 "힘들겠지만 그 안에서 마음을 추스리고 굳건하게 의지를 갖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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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의 유소년 코치로 변신한 김한원이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캐릭터 인형인 '슛힝'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수원FC의 투혼 김한원
해병대 시절 연습상대 인연 맺어
내셔널리그 통합우승 잊지 못해
"지도자 목표도 우리팀서 이룰것"


"혼자 시작한 축구 혼자 끝내고 싶었다."

프로축구 수원FC의 내셔널리그시절부터 함께해 챌린지와 클래식에 함께 올라가며 모든 역사를 함께 한 김한원을 수원 매탄운동장에서 만났다.

김한원의 축구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공부에 열의가 없었던 그는 초등학교 시절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하다 축구 훈련 후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빵과 우유가 먹고 싶어서 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대학시절에는 팀에 적응하지 못해 해병대에 갔다가 연습경기 상대였던 수원시청(현 수원FC) 실업팀 김창겸(현 울산현대미포조선축구단) 감독의 눈에 띄어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수원시청, 그리고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10시즌 동안 총 243경기 71골 31도움을 기록하면서 많은 활약을 했다.

김씨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0년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한 순간과 퇴장 당해 10명으로 그라운드에서 분투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봤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을때를 포함해 1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모든 순간이 행복했지만 '지도자'로서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삶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선수로서의 목표를 수원FC에서 이뤘고 이제 지도자로서의 목표도 수원FC에서 이루고 싶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독으로서 팬과 선수와 호흡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소속팀이었던 수원FC는 비록 이번시즌 2부리그인 챌린지로 강등됐지만 정규리그 3연승을 보이며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조급해하지도 말고 자만하지도 말아야 한다. 분위기는 좋게 이끌어 가고 그 분위기 속에서도 긴장을 하고 있어야된다"고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건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