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행자부 "선정 기준 만족"
낮은 대출금리·편리성 등 경쟁력
재원 안정적 운영 지자체들 관심
금융권 "市 금고 넘볼라" 위기감

'나 떨고 있니?'

인터넷 전문은행(이하 인터넷 은행)의 예상 밖 돌풍으로 기존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몇몇 금융기관들이 주도하고 있는 인천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금고' 경쟁구도에도 인터넷 은행이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선 인터넷 은행의 인천시금고 도전 가능성에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은행과 농협이 맡고 있는 운용기간 4년의 새로운 인천시금고 선정은 2018년 하반기에 있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자치부는 인터넷 은행이 지자체 금고가 될 수 있는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은 은행법상 규정된 은행"이라며 "인터넷 은행은 지자체 금고 지정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 역시 "인터넷 은행이 관련법 상 지자체 금고은행이 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인천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금고선정을 위한 평가항목으로 ▲대내외적 신용도·재무구조 안전성 ▲대출·예금금리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협력사업 등을 두고 있다.

인터넷 은행은 기존 은행에 비해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예금금리, 편리성 등을 강점으로 한다. 이런 특성을 살리면 '금고'선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 한 곳의 금고를 맡게 되면 매년 수조원 이상의 큰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운영할 수 있다. 금융기관들이 지자체 금고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배경이다.

지자체들은 인터넷 은행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반면 기존 금융권은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올 연말 금고선정을 앞둔 대전시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고가 될 수 있는 금융기관들을 확인했지만, (인터넷 은행 출범 후) 다시 한 번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같은 공공부문은 기존 금융기관이 아직은 인터넷 은행에 비해 앞선다고 할 수 있지만,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지난주 출범한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는 출범 3일만에 신설계좌 10만개를 넘어서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월평균 비대면(온라인)계좌 개설 실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 은행'도 최근 금융위로부터 인가를 받으면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교수(전 한국금융학회 회장)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터넷 은행이 올바른 방향의 자극이 될지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기존 금융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자극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