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방향 막혀 “30분 일찍 출근길”

“임시셔틀 30분 넘게 오지 않아”

주유소 “통행 줄어 매출 4분의 1로”

“상권 단절, 코로나때보다 심각”

市, 초교 주변 우회도로 검토 요청

지난 4월 붕괴된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이 두 달 가까이 수습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4일 붕괴된 지하터널 사고현장 일대에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2025.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4월 붕괴된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이 두 달 가까이 수습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4일 붕괴된 지하터널 사고현장 일대에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2025.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4일 오전 8시30분께 찾은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친목마을. 출근하는 직장인과 등교하는 학생들로 늘 붐비던 버스 정류장이 텅 비어 있었다. 평소 같으면 버스 도착 정보로 빼곡해야 할 전광판에는 ‘운행 대기 중’이라는 문구만 떠올랐다. 한산한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니 ‘신안산선 붕괴 사고로 광명 방향 통행 불가’라는 내용이 적힌 표지판과 가림막이 세워져 있었다.

광명시 신안산선 붕괴사고 이후 두 달 가까이 도로가 통제되면서 인근 초등학교를 비롯해(5월20일자 7면 보도) 마을 주민들이 혼란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집앞 도로가 막혀 버린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광명역까지 차로 5분만에 가는 거리를 약 5㎞ 넘게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에서 나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4월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4일 사고 현장에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2025.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4월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4일 사고 현장에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2025.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신안산선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측에서 마을을 다니는 임시 셔틀 차량을 마련했지만,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마을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셔틀버스가 20분에 1대씩 다닌다고 들었는데, 30분 넘게 기다리다가 걸어온 적도 있다”며 “스타리아 차량으로 마을을 뱅뱅 도니까 시간이 오래 걸려서 걷는 게 빠르다”고 했다.

도로가 끊기면서 마을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끊겼다. 통제 지점에서 100여m 떨어진 주유소에서 일하는 최모(55)씨는 “고속도로에 들어서기 직전에 있는 곳이라 매출이 항상 잘 나오는 편이었는데, 붕괴 사고 이후 주유소 앞을 지나는 차를 보기도 어렵다”며 “매출이 4분의1로 급감하다보니 고육책으로 영업 시간마저 줄였다”고 토로했다.

마을에서 6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박모(52)씨도 “이곳은 사실상 광명 상권인데, 광명 주민들이 마을로 건너 오질 못하니까 평일 점심시간에 인근 직장인들이 가게를 찾는 게 전부”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해 안양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초등학교 인근에 우회 도로 검토를 요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현재 붕괴사고 관련 조사와 함께 긴급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