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줄어 선발인원 크게 감소

야구부·사이클부 존폐 기로 놓여

부천고등학교 전경. / 부천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부천고등학교 전경. / 부천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부천고등학교가 최근 과학고등학교로의 전환이 확정되면서 야구부와 사이클부 등 운동부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6월4일자 7면 보도) 기존에 있던 운동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학고 전환을 추진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과학고 전환 부천고, 야구·사이클부 폐지될 판

과학고 전환 부천고, 야구·사이클부 폐지될 판

선정돼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과학고 전환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월 28일 부천고(전환)를 포함해 성남 분당중앙고(전환), 시흥과학고(신설), 이천과학고(신설) 등 모두 4곳이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교로 확정됐다고 밝힌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1860

4일 부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일반고인 부천고는 과학고로의 전환이 확정됐으며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

과학고로의 전환이 확정된 건 축하받을 일이지만, 이 때문에 부천고 야구부와 사이클부가 직격탄을 맞았다. 과학 교육을 중점으로 하는 특수목적고인 과학고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것이 학교 운영 취지와 맞지 않는 데다가 체육특기자 선발 비율이 정해져 있어 30여명에 달하는 야구부와 사이클부 인원을 과학고 전환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수 없어서다.

과학고를 포함해 학교장이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는 관련 지침상 신입생 모집 인원의 5% 범위 안에서 체육특기자를 선발할 수 있다. 부천고가 과학고로 전환되면 한 학년 학생수가 100명이 될 방침인데 5%를 체육특기자로 선발한다고 해도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천고 야구부와 사이클부는 갑작스럽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 사이클의 간판 스타였던 조호성이 부천고 출신이며 1985년 창단한 야구부도 꾸준히 프로 선수를 배출하며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동부 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지어야 과학고 전환 추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제도가 없다면 향후 또 다른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식을 추진할 때 부천고가 겪고 있는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과학고 전환을 추진하면서 학교 측에서 운동부를 다른 학교로 이전하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실천 계획 등이 미흡해 결과적으로 운동부 이전은 과학고 전환 발표 3개월이 지나는 현시점에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운동부 이전이 필요하다면 이전할 학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운동부 문제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이 있는 학교에 대해 과학고 승인 등을 해주는 내용을 매뉴얼에 담을 필요가 있다”며 “이런 과정이 있으면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