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형 신규 지정 2027년 3월 개교
특목고 운영 부적절·인원 비율 난항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천고등학교 야구부와 사이클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일반고인 부천고가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에 공모해 선정됐기 때문인데 아직 운동부에 대한 거취가 결정되지 못해 학생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3일 부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부천고는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교로 선정돼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과학고 전환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월 28일 부천고(전환)를 포함해 성남 분당중앙고(전환), 시흥과학고(신설), 이천과학고(신설) 등 모두 4곳이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교로 확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교가 과학고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부천고 운동부들이 존속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점이 문제다. 과학고는 과학과 관련된 교육을 하는 특수목적고이기 때문에 운동부를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데다 학생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인원이 비율로 정해져 있어 야구부와 사이클부 선수들을 모두 품을 수 없다는 것이 부천교육지원청의 설명이다.
부천고 야구부와 사이클부 선수들은 모두 30여명에 달한다. 부천고 야구부는 1985년 3월, 사이클부는 1981년 3월 창단했다.
과거 부천고 사이클부 지도자를 역임했던 도내 사이클계 관계자는 “부천고 사이클부 지도자 출신으로서 현 상황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교육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천교육지원청, 부천시,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이 TF팀을 만들어 부천고 운동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타 학교에서 부천고의 운동부들을 맡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선뜻 운동부들을 맡겠다는 학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관계 기관들과 TF팀을 꾸려 운동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