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직원 현지급파… 조성안 백지화
새부지 제시·기본설계안 요청받아
추경 관련예산 4천만원 편성 추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트에 조성하기로 한 '인천공원'이 일본풍 지적(8월 9일자 1면 보도)을 받자, 러시아 측이 문제가 된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인천시에 새로운 설계를 요청했다. 인천시는 이를 위한 관련 예산 편성작업에 나서는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인천시는 러시아 인천공원의 설계 문제에 대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트 측과 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러시아 측은 새로운 부지에 설계를 다시 해 인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처음 예정했던 곳에는 인천과 러시아 간 우호를 상징하는 '우정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러시아 인천공원의 일본식 조성에 대한 우려에 따라 러시아 출장을 떠났다 지난 12일 귀국한 장병현 인천시 국제협력담당관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새로운 인천공원은 애초 계획보다 더 넓은 부지에 조성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장 담당관은 또 "우리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인천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양 도시 간 교류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트 지역에 내년 8월까지 조성될 예정이던 인천공원은 애초 약 1천㎡ 부지에 출입문과 누각, 등대 등의 조형물 설치가 계획돼 있었다. 그런데 설치 예정 조형물이 우리의 전통양식이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된 것으로 최근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엔 "정말 황당하다", "계획안대로 진행됐으면 난리 날 뻔했다"는 등의 반응과 함께 "서로에 대해 잘 몰라서 빚어진 일"이라며 교류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인천시는 지난 8일 직원들을 급파해 현지 총영사관과 함께 러시아 측 관계자들과 이 사안을 놓고 여러 차례 협의했다. 러시아 측은 인천시 문제제기의 취지를 이해하고 "오는 11월까지 한국과 인천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기본설계안을 제안해달라"고 인천시에 요청했다. 또 새로운 인천공원 조성을 위한 후보지 2곳을 인천시에 제시했다.

인천시는 올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새로운 인천공원 조성을 위한 설계예산 4천여만원을 편성할 방침이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트, 현지 우리 측 총영사관 등으로 구성된 합동 워킹그룹을 통해 후속 추진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