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가로등 분야 '고객의 필요' 파악
32세불구 200억원 매출규모 기업 일궈
시장 도전할때 '발상의 전환' 승부 강조
청년실업이 깊어지면서 '청년창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때쯤 대학에선 재학생들을 위해 창업보육센터를 만들고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했다. 하지만 인큐베이팅 된 학생 중 사업가로 성공했다는 소식은 접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천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출신인 송성근(32) IL사이언스 대표와의 인터뷰가 더 기다려졌다.
13일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IL사이언스 본사에서 만난 송 대표는 세련된 본사 건물 이미지 만큼이나 젊고 활력이 넘쳤다. 32세에 이미 65명의 직원을 두고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사장이라는 사실에 '엄친아'라고 칭하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송 대표는 "집안 형편이 녹록지 않아 고등학교 때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며 "그 과정에서 꿈이 사업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한번 목표로 정한 것을 좌고우면해 흔드는 법이 없다. '한번 해볼까?'라고 묻지 않고, '해야겠어'라고 정할 뿐이다. 의심없이 사업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계속됐고 군에서 제대할 때쯤 구체적 아이템이 잡혔다.
그는 "뉴스와 책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온난화'라는 키워드를 접한 뒤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커질 것으로 확신했다"며 "그 중에서 작은 자본으로 뛰어들 수 있는 사업아이템이 무엇인지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정한 창업 아이템이 '태양광 가로등' 사업. 하지만 이미 선발자들이 활동 중인 영역이었다. 보통 청년창업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으로, 새로운 기술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 무렵 시장에 나온 제품들은 비 오고 날씨가 흐리면 축전이 안돼 고장이 잦다는 단점이 있었다.
송 대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양광과 전기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타입의 새로운 제품을 설계했다. 신재생 에너지 가로등에 전기를 쓰는 것이 이념적 후퇴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와 기존 전기에너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술 덕분에 태양광 가로등은 시장에서 더 빠르게 보급됐다.
송 대표는 청년창업이 어려운 이유를 "자금이 없는 데다 물건을 팔려고 하면 기업의 매출규모를 따지는 등 기존 시장의 룰에 따를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창업시에는 기술보다는 고객의 니즈에 꼭 맞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태양광 가로등에 전기를 끌어다 쓴 것도 기술력이라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가 밝힌 창업 성공의 키워드는 '간절함'이다. 2008년 창업보육센터에 방 하나를 얻은 뒤 송성근 학생은 전자공학과 건물을 벗어나지 않았다. 창업보육센터가 전자공학과 건물에 있었기에 수업과 창업준비에만 모든 시간을 쏟았다.
송 대표는 "친구들이 소주한잔 하자는 것도 거절했다"며 "당연히 제 대학생활에 낭만과 추억은 없다"고 했다. 창업보육센터에 들어가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고, 카탈로그를 준비하고, 법인도 직접 설립하고, 건축박람회에 나가 홍보하며 첫번째 태양광 조명 제품을 판매하는 것까지 모두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일궈낸 일이다.
그는 이길여 가천대 총장을 존경한다. "바람개비가 열심히 뛰어야 더 많이 돌듯, 간절함 없이 뛰면 일을 일궈낼 수 없다는 총장님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며 "간절하게 모든 것을 쏟고 사명감을 갖고 추진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송 대표는 창업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