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친왕(英親王·이은·李垠)의 아들로 지난 2005년 일본에서 타계한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李玖·1931∼2005)의 부인 줄리아 리(본명 줄리아 멀록)가 향년 94세로 지난달 26일 미국 하와이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한 매체는 이남주 전 성신여대 음악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줄리아 리가 하와이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 리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1950년대 후반 미국 뉴욕에서 이구를 만나 1958년에 결혼했다.

이구 부부는 1963년 일본에 머물던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요청으로 함께 귀국해 서울 창덕궁 낙선재에 머물렀다. 줄리아 리가 후사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종친회는 이구 선생에게 이혼을 종용했고, 두 사람은 결국 1982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이구는 일본으로 떠났고 아무 도움 없이 홀로 한국에서 일하던 줄리아 리는 결국 1995년 하와이에 새 정착지를 마련해 한국을 떠났다. 

줄리아 리는 전 남편 이구를 만나기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이구는 2005년 7월 16일 도쿄의 옛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주검으로 발견됐고, 그의 유해가 20일 국내로 들어와 장례를 치를 때도 줄리아 리는 초대받지 못했다.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비는 이구의 장례식에도 초청받지 못한 채 병색이 짙은 82살의 늙은 몸을 이끌고 먼 발치에서 그를 환송했다.

줄리아 리의 임종은 낙선재 시절 입양한 이은숙(지나 리)씨가 지켰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