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철학 중심의 현대 추상
원화·판화·도자기 등 다양
UN본부·영국 왕실 등 전시
10개국 50여회 국제적 명성
"감성 이끄는 대로 따라갈것"
사실과 추상을 넘나들며 동양적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이성근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봄맞이 첫 기획전으로 16~30일까지 전당 전시장에서 '이성근 화백 초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넘실대는 추상작품이 주를 이룬다.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존재와 행위, 작은 몸짓까지 자유롭게 표현된 그의 원화를 비롯 판화와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대단한 경험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다. 일상의 경험에서 얻은 자유로운 생각들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며 영감을 전해준다. 그 여유로운 생각들이 화폭 위에 대범하게 펼쳐지는 것이 그 작품의 매력이다.
대범한 구도 속에 강렬하게 이어지는 붓 터치, 색채로 표현하는 은근함이 어우러진다. 현대 추상 미술을 추구하지만, 동양 전통의 철학과 색채가 작품의 주인공인 것도 인상적이다.
이 작가는 "작품을 구상할 때 나는 내 마음 속에 들어오는 '손님'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자연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있다면 나는 영감을 받기 위해 당기거나 밀어내지 않는다. 자연이 머무르고 싶은 만큼 그냥 두는 게 원칙이다"라며 "이것이 작업의 끈이 돼 작품 속에서 구현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와 관련해 그는 "요즘 추상표현에 집중하고 있는데, 추상이란 느낌이다. 작가의 느낌이고 보는 이도 그저 자신의 느낌으로 감상하면 된다"며 "느낌은 언어 이상의 것을 전달한다. 그래서 추상이라는 장르는 진실을 추구하는 길이다. 관객들도 자신의 느낌을 믿어달라"고 주문했다.
그의 작품은 해외 이력에서 더욱 빛이 난다. 미국 뉴욕 UN본부, 영국 왕실, 미국 국방부와 파리 에르메스관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또 최근에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선물로 이 작가의 '군마'가 보내져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50여 회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을 만큼 국제적 명성도 대단하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꿈이 있다면 감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며 나만의 그림을 그리며 죽는 날까지 나를 완성하는 것"이라며 그저 '미술가'로 불리길 원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