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불가역성' 논쟁과 美 민주당 '내로남불'

김창수

발행일 2018-06-2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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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합의에 'CVID' 빠졌다는 것
美 핵운반수단 '완전검증…' 부메랑될 수도
'평화 협상 서두른다'고 비판하는 美 야당
중간선거 고려한다 해도 이해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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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역사적 북미정상회담 이후 2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6·12 싱가포르회담은 훗날 한국 현대사의 최대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북미간, 그리고 남북한간 70년 전쟁과 적대관계를 종식할 수 있는 결정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명한 합의문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국민의 염원에 맞는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고,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담고 있다.

이 합의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보수 야당은 비관적이다. 미국도 여당인 공화당과 국민들은 지지하고 야당인 민주당과 CNN을 비롯한 주류 언론은 비판적이다. 비판의 요지는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 즉 'CVID'가 빠졌다는 것이다. 핵폐기를 검증하고 불가역성을 확인하는 장치가 빠졌다는 지적이다. 인권 유린 국가의 독재자 김정은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한다.

'CVID'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그 주장이 북한 핵뿐 아니라 한반도 핵, 즉 미군의 핵과 핵무기를 운반하는 전략자산, 미국의 핵운반수단인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으로 해체'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의 개념은 검증을 전제로 한 것으로 CVID를 완전히 포함하는 용어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적이다.

의미론적으로 CVID는 "100% 진짜 순참기름"라는 우리 농담처럼 불신사회가 낳은 동어반복(tautology)이며, 실현하기 어려운 관념에 불과하다. 제조된 핵무기와 핵물질, 그리고 그 제조 수단을 폐기하거나 해체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국가를 해체하지 않는 한 이미 성취한 핵 관련 기술과 과학자, 핵 원료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총 매장량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정세의 변화로 북한이 체제의 위협을 다시 느끼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복원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비핵화에서 '불가역성'이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스스로 폐기하는 동시에 미국과 주변국이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영구히 폐기하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를 조성하는 것은 인류의 숙제이다. 'CVID' 불가역성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비는 트럼프와 북한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의 매파들이나 정략적인 반대파들이 북한이 넘을 수 없도록 협상장의 문턱을 다시 쌓아 올리자는 주장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트럼프의 비인도적 이민정책, 세계시장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우선주의 무역정책과 한반도 비핵화 정책은 구별해야 한다.

1년 전까지 트럼프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고 비난하던 민주당이 이번엔 평화 협상을 서두른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중간선거를 고려한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반대로 인한 여론악화는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어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 우리 국회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합의에 대한 지지를 결의하고, 미국 의회도 분단의 아픔과 전쟁 위기에서 살아온 우방국 대한민국의 미래와 마지막 냉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정책에 지지해 요청하는 일이다.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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