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신윤복 화첩에 새로운 정신 부여
현대미술작가, 과거 생활상 입체적 재현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조선 미술을 대표하는 두 화가의 화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안산문화재단은 30일부터 8월 28일까지 단원미술관에서 2018 Mix&Match전 '첩첩화중'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첩첩화중은 고사성어 '첩첩산중'에서 차용했다.

산이 겹치고 겹친, 깊은 산속이라는 의미의 첩첩산중에서 전시의 주된 소재인 '화첩'을 빗댔다.

일종의 그림책이었던 화첩은 그림 감상과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 같은 크기의 그림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개인 화첩은 대부분 동일 주제와 화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 경향과 특징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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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Group 옆, Open a 帖, 라인테이프, 필름, 오브제. /안산문화재단 제공

조선시대에 크게 성행한 화첩은 풍속화의 대가로 손꼽히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을 연구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김홍도는 당시 서민들의 삶과 풍경을 기록하는데 매진했고, 신윤복은 남녀 간의 유흥과 양반들의 생활상을 풍자하는데 집중했다. 같은 풍속화지만 결이 다른 작업으로 완전히 다른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대조적인 작품세계를 담은 화첩을 현재의 조형방식으로 구현하는 데 의미가 있다.

김홍도의 대표 화첩인 '단원풍속화첩'과 '금강사군첩'을 비롯해 신윤복의 '혜원풍속도화첩'과 '여속도첩' 등을 기반으로 과거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옮겨진 산수'로 유명한 임택 작가와 한지 조형과 수묵을 활용하는 임운택 작가는 김홍도의 금강사군첩 60폭 중 '명경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밖에도 '입체-산수'의 진현미, 라인테이핑을 통해 신윤복의 작품을 상상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그룹 옆, 종이모형작가 장형순, 전통복식인형을 재현하는 도예작가 오주현, '철판산수'의 조환, 그리고 금강사군첩 60폭을 영상작업으로 제작한 김일현 등 현대미술작가 10명이 색다른 형식과 새로운 정신을 불어넣는 작품을 선보였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