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인천의 결정장애와 도시비전

김창수

발행일 2018-08-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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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항만 등 이름값 못하는 가치자원 풍부
'서말 구슬' 꿰려면 민·관 거버넌스 튼튼해야
갈등 해소 위한 각종 위원회 재정비도 시급
평화 중심도시 새로운 꿈 실현 미루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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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우유부단한 메이비세대(Generation Maybe)처럼 인천의 정책도 결정장애로 진척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선3기부터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인천은 여전히 시립미술관 없는 광역시로 남아 있다. 선사시대로 부터 개항기 문화유산, 근대산업유산까지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도시를 대표할 킬러콘텐츠는 보이지 않는다. 다양함이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과 인천항만, 168개의 섬, 경제특구 등은 자타가 인정하는 가치자원이지만 잠재적 가치이지 아직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원이 많아 관심이 분산되니 사업은 나열식으로 흘러 부실이 구조화되는 형국이다. 구슬은 보배가 되지 못하고 늘 구슬일 뿐이다. 그래서 자원이 빈약한 지자체가 오히려 부러워 보일 때가 있다. 보유 자원에 집중투자해서 성과를 내는 확률은 더 높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산업과 경제 국방 측면에서 전략적 지위를 갖는 도시이다. 그때문에 인천항, 인천공항 등 핵심인프라는 모두 중앙정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도심 곳곳에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사업추진 과정은 지역내 이해집단 보다 정부 각 부처와의 협의가 더 어렵다. '사공이 많은 배'처럼 진로 결정이 어렵고 집행도 더디다. 월미산은 50년 만인 2001년에, 문학산도 50년만인 2015년에야 개방되었다. 부평미군부대는 이전이 결정되었지만 아직 미해결과제가 많다.

내항의 재생과 개방도 인천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수부와 국토교통부, 국방부를 설득하려면 시민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데 인천시와 시민사회와 소통도 원만치 않았던 탓이다. 갈등양상이 복잡하다보니 시민사회의 대응도 쉽지 않다.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투쟁이나 인천대 시립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동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2009도시축전, 2014아시안게임, 2015유네스코책의수도 사업 등 국제적인 빅이벤트들이 시민들의 참여보다 우려 속에 치러졌다. 수년간 지속된 재정위기 현상도 이러한 무기력증을 증폭시킨 요인이었다.

'서 말 구슬의 딜레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민·관 거버넌스 체계가 튼튼해야 한다. 각종현안에 대한 지역내 합의 수준이 높아야 자치분권을 지역적 실현이 가능하다. 시민적 동의와 합의 수준의 깊이가 정부 소관부서나 타지자체와의 협상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정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갈등을 최소화하는 일, 이를 위한 각종 위원회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시민이 동의하는 도시비전이 있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시비전은 평화특별시와 균형발전을 중심으로 한 민선 7기의 공약을 재점검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다. 지금은 대격동의 시기, 우리 사회는 촛불혁명 이후 다중혁명(多重革命)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세 변화도 4차산업혁명도 숨가쁘다. 가시권에 들어온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현을 반영하여 인천의 새로운 꿈을 시민들과 함께 재창안하는 일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현으로 동아시아 화약고로 불리던 인천이 평화도시로 남북교역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아, 동북아와 세계 물류 플랫폼 도시로, 동아시아의 문명도시로 도약하는 장대한 목표를 구체화하는 전략이다.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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