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해" 고성·드러눕기… 인천 첫 퀴어축제, 찬반 얼룩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18-09-10 제8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인천퀴어
지난 8일 오후 인천시 동구 동인천역북광장에서 열린 '인천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참가자들과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 자리 잡은 경계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동인천역 북광장 800여명 참가
반대 집회측도 1200여명 '맞불'
경찰 경계 양측 욕설·몸싸움에
공연 등 취소 짧은 행진 마무리
警, 8명 집회방해 혐의 등 입건


인천에서 열린 첫 퀴어문화축제가 반대 단체의 거센 반발 속에 진행됐다. 행사 내내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양측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고 갔다.

8일 오전 11시께 동인천역북광장. 광장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손에 든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든 반대하는 측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광장에는 경찰 추산 퀴어축제 참가자 800여 명, 반대 집회 측 1천200여 명이 모였다.

반대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경찰이 정해 놓은 경계를 사이에 두고 "반대한다"고 외쳤다. 일부 사람들은 경계를 지키고 있는 경찰을 뚫고 행사장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했다. 이 중 행사장으로 들어간 반대 측 50여 명은 단체로 바닥에 눕는 등 농성을 벌였다.

이에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체포해"를 외치며 대응했다. 반대 측에서 계속해서 진입을 시도하자 양측 간 욕설이 오가며 충돌이 계속됐다.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반대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의견은 팽팽히 대립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권모(53·여)씨는 "성소수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부모로서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며 "반대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정해진 구역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 되는데 어떻게든 분란을 조장해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 집회에 참가한 양모(37·여)씨는 "인천에서 퀴어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반대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을 사랑한다면 동성애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무대공연, 거리행진 등을 진행하고 오후 6시 행사를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반대 집회 인원들이 광장을 점유하면서 예정돼있었던 부스행사와 무대공연을 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려워지자 주최 측은 오후 4시 행진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반대 단체에서 길을 가로막는 등 장기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오후 9시가 돼서야 예정구간보다 짧은 화평철교 사거리~ 동인천역 행진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경찰은 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A(28)씨 등 8명을 집회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김태양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