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습지 보호에 힘쓰는 EAAFP 루영 사무국장

"인천은 철새의 안식처… 자연과 도시발전 균형을"
루영 EAAFP 사무국장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루영(59) 사무국장은 철새 보호에 있어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철새를 보호하는 데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AAFP 제공

람사르협약 사무국 근무경험 전문가
매립지 가까워지자 저어새 번식 중단
11공구 인공습지 더 넓은 공간 필요


"인천은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철새와 습지 보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이하 EAAFP) 사무국에서 만난 루영(Lew YOUNG·59·홍콩) 사무국장은 인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AAFP는 동아시아~대양주를 이동하는 철새들과 습지 등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2009년부터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두고 국제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루영 국장은 인천이 철새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먹이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개발 계획에도 철새 및 서식지 보호를 위한 방안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루영 사무국장은 "인천은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뿐만 아니라 물떼새와 오리 등 다른 철새들도 상당히 많이 찾는 곳"이라며 "최근 영종도 수하암에서는 저어새의 번식이 중단됐다고 들었는데, 매립지가 너무 가까워지면서 방해 요인이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자연과 도시 발전이 최대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되, 철새들의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영 국장은 지난 3월 EAAFP 사무국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1991년부터 세계적 습지로 잘 알려진 홍콩의 '마이포' 습지와 습지보호 국제 협약인 '람사르 협약' 사무국에서 활동한 환경 전문가다.

그는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 중인 송도 11공구 인공 습지에 대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루영 국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습지 형태는 폭이 너무 좁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며 "개발 계획이 잡혀 있는 땅을 조금이라도 할애해 방문객 센터 주변으로 여러 형태의 습지를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소래습지생태공원과 남동유수지, 송도를 잇는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습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곳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EAAFP에는 18개 정부와 11개 국제 NGO 등 모두 3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북한도 지난 4월 EAAFP에 정식 가입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영 사무국장은 "한국은 국가공원 관리가 잘 돼 있고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습지 센터 같은 교육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등 장점이 모두 다르다. 서로의 장점을 배워 자연 보호에 힘써야 한다"며 "오는 11월에는 EAAFP에 정식 가입한 북한과 한국, 중국 등 국가들과 함께 중국에서 철새 보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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