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이 22년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인 출신 원장을 배출했다. 인천시의 '씽크탱크'로 불려온 인천연구원은 1996년 4월 '인천21세기연구센터'란 이름으로 첫발을 뗐다. 지난 17일 취임한 이용식 원장이 제16대 원장이다. 22년 동안 15명의 원장이 바뀌었다. 인천연구원에서 원장의 역할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연구과제의 방향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원을 인천시의 압력과 간섭에서 지켜낼 수도 있으며, 내부 기강과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다. 그동안 원장들은 평균 1년6개월 미만을 재임했을 뿐이다. 잦은 원장 교체는 인천연구원이 뿌리내리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이용식 원장 체제의 인천연구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용식 원장은 인천연구원의 22년을 내부에서 지켜본 '원년 멤버'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어떻게 운영돼 왔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중요 시정의 밑그림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는 부분에서 무척 중요한 기구이다. 하지만 인천연구원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독립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우수 연구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연구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22년이나 지난 인천연구원의 자료 축적도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인천시장이 누가 되든지 인천연구원을 장악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이다. 시정 방향을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데 인천연구원이 당장 눈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인천연구원의 색깔도 덩달아 변해왔다. 당선자의 선거캠프에서 역할했던 교수 출신이나 인천시 부시장 출신들이 원장 자리를 차지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가 많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점에 기인한다.
인천연구원이 새롭게 태어나느냐 그동안의 전철을 밟느냐는 이제 박남춘 인천시장과 신임 이용식 원장의 두 어깨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인천연구원이 시정 발전을 위한 '씽크탱크'로 기능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시정의 '끄나풀'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 시장과 이 원장은 힘을 합쳐 그 인천연구원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 틀을 짜내길 바란다.
[사설]인천연구원, 환골탈태만이 살 길이다
입력 2018-10-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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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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