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정치·민족의식 높아진 계기
갈라졌던 南北, 차분한 회복 노력
상처 씻고 '갈등 마침표' 찍었으면

이 땅의 주인은 바로 우리라는,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기원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표출했던 우리 민족은 '평화국가'의 이상향을 수립하기 위해 100년을 쉼 없이 달려왔다.
3·1운동 참여로 민중들은 민족의식과 정치의식을 높일 수 있었고, 이는 1920년대 다양한 사회운동과 조직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됐다.
지식인은 물론, 노동자와 농민, 상공인 등 각계각층이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향후 독립운동을 체계화, 조직화, 활성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것이다.
실제 3·1운동 이후 우리 민족은 중국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 일본 제국주의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시작했다.
일본 제국주의의 가혹한 억압에 맞서, 곳곳에서 '비록 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겠다'는 기개와 몸부림을 보여왔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계급과 지역, 빈부와 상관없는 모두의 기쁨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오직 광복만이 일제 치하 35년 동안 온 겨레, 온 민족이 단 한 번도 잃지 않았던 염원이자 꿈이었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미국과 소련으로 양분된 냉전 이념에 의해 38선이 그어지고, 3년간의 한국전쟁으로 이 땅은 다시 폐허가 됐지만, 우리는 다시 굳게 일어섰다.
전쟁으로 고아가 된 사람만 무려 10만여명, 30만명이 행방불명되고 수많은 사람이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평화와 통일의 물꼬는 다시금 트이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으로 수십 년 갈등과 앙금을 걷어낼 실마리를 마련한 데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실현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상태다.
100년 전 3·1 운동이 그랬던 것처럼, 2019년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차분하되 결코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100년 전 세계인들이 그 평화로운 절규에 감동받았던 것처럼, 올해 세계인의 시선은 한반도가 갈등의 100년에 마침표를 찍게 될지에 쏠리며 또 다른 감동을 고대하고 있다.
상처와 아픔을 안고 지나온 100년은 번영과 행복, 평화의 100년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9년은 바로 끝이자 시작이다.
/김종화·손성배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