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단의 결론이 발표된 후, 지난 2017년 11월부터 화성시청 건물과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심부지열에너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사진은 현재 업체 자금 투자 문제 등으로 공사가 1년째 표류 중인 화성시청 부지 내 심부지열에너지 개발 사업 공사현장.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시청인근 1년 반 前부터 개발사업
자금 투자 문제 등 1년째 '표류 중'
지역주민 등 "남의 일 아닌 것같아"
市, 진행 여부 결론 못내리고 난색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의 원인으로 인근에 있던 지열발전소가 지목되자(3월21일자 2면 보도), 1년 반 전부터 지열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화성시 안팎에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자금 투자 문제 등으로 해당 공사가 1년째 표류 중인 가운데 이번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까지 더해지며 화성시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한지질학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 지진 본진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된 직후 2017년 11월부터 심부지열에너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화성시청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불안감 섞인 목소리가 일었다.
심부지열에너지는 지하 4~5㎞ 땅속까지 시추공을 설치, 100℃ 이상 가열된 지하수나 고온 증기를 활용하는 지열발전 방식이다. 화성시는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를 시청사 냉·난방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후, 시청 부지 내에서 해당 사업을 추진해왔다.
21일 시청이 소재한 남양읍의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포항 지진이) 남의 일이 아닐 것 같다" "화성시청에도 지열발전시설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지 불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 화성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습이다.
화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사업에 착수한 후 지난해 3월 땅을 1.8㎞까지 팠지만 그 이후 절차를 밟는데 필요한 자금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날 현재까지 1년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사업이 오는 10월 안에 완료돼야하지만 더 이상 진행될 지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한 가운데, 지열발전이 지진 촉발 원인으로 거론되며 도마에 오른 것이다.
앞서 2017년 포항 지진 직후에도 같은 논란이 화성시 안팎에서 불거졌는데 당시 사업 담당 업체는 "발전규모는 크지만 지반에 무리를 주는 포항지열발전소 방식과는 달리, 화성시에선 규모는 다소 작지만 지반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화성시 지반이 전형적인 화강암 지대라 비교적 튼튼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화성시 관계자는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지열발전이 논란이 되면서 (해당 사업이 지진을 촉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관련성 검토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업체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공사가 멈춰있는데 이후 어떻게 해야할 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석·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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