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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이 침몰해 최소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0일 오전(현지시간) 실종자 수색 등 사고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뒤따라오던 대형 크루즈선이 추돌
'구명조끼'등 지급 안돼 피해 커져
현지기상 안좋아 수색작업도 난항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탑승하고 있던 한국인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되는 사고(30일 오후 9시 현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유람선 '허블레아니'(인어)호는 29일 오후 9시 15분(현지시간)께 헝가리 의회와 머르기트 다리 사이를 지나다 뒤따라오던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는 총 35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한국인은 여행객 30명,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2명 등 33명이다.

관광객들은 6세 여아부터 70대까지로 일가족팀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현재 7명이 구조됐으며 실종된 19명에 대해서는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지역 피해자는 5명으로 이모(66·여·군포)씨가 구조됐고, 외교부 등은 이모(36·여·용인), 김모(58·여·안양), 최모(64·안양), 정모(64·여·광명) 씨 등 4명의 신변을 파악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도 5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돼 구조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들은 모두 '참좋은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동유럽 4개국과 발칸 2개국 등 6개 국가를 여행한 뒤 다음 달 2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부다페스트를 관광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이날 사고는 이달 들어 많은 비가 내려 강의 수위가 평소보다 높은 5m를 기록하고 유속도 빨라 많은 인명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에 따르면 강 곳곳에는 소용돌이가 치는 상황이었으며 강풍에 비까지 내려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뉴브강은 평소에도 많은 유람선이 좁은 항로를 다니고 있어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데도 탑승객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가 지급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분석도 나온다.

갑판에 나와 있던 탑승객들은 수영을 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아래층에 있던 탑승객 중 상당수는 유람선이 빠르게 침몰한 만큼 유람선 밖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지 수사 당국은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람선 항해를 강행한 배경을 조사할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사고 직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주변의 유람선 항해를 전면 통제하고 구조·수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빗줄기가 그치지 않는 등 현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된 길이 27m의 소형 선박이다.

/김성주·손성배기자 ksj@kyeongin.com